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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 수준의 생존투쟁에서 인류를 건져올린 다음 할 일은 인류를 신으로 업그레이드하고, '호모 사피엔스'를 '호모 데우스'로 바꾸는 것이다."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신작 <호모 데우스>에서 역사를 통해 인류의 미래를 예측한다. 

지난 수천 년 동안 인류를 괴롭히는 문제는 기아, 역병, 전쟁이었으며, 그 어떤 신도 영웅도 지도자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 마침내 지난 수십 년 동안 인류는 이 문제를 다스리는 방법을 찾았고 완전히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해결했다. 이제는 굶주림보다 과식, 과체중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이 더 많고, 전염병이나 전쟁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보다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이 더 많다. 

그렇다면 앞으로 인류가 고민할 의제는 무엇일까. 저자의 답은 불멸, 행복, 신성이다. 극도로 비참한 생활을 피하게 된 인류는 이제 더 행복한 삶을 꿈꾸기 시작했다. 인류는 죽지 않고 영원히 살기를 바라고, 사는 동안 행복하게 살기를 소망하고, 인간의 한계를 넘어 전지전능한 신이 되길 원한다. 유전공학, 인공지능, 나노기술, 빅데이터 등은 인류가 불멸, 행복, 신성을 얻기 위한 수단이다. 

과연 그 길은 순조로울까. 저자는 예측에 앞서 지난 수천 년 동안 인류가 일개 유인원에서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을 분석한다. 인류가 세계를 지배할 수 있게 된 것은 인류만이 상호주관적 의미망을 엮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동물들에게도 감정이 있고 생각이 있고 언어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만이 실재하지 않는 것을 상상할 수 있고 상상한 것을 공유할 수 있다. 공유의 결과 법, 정치, 경제, 문화, 예술 등이 탄생했다. 이들은 형태가 없고 실재하지 않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일정 수준 이상 학습을 한다면) 알고 있고 이해할 수 있다.

실재하지 않는 것을 상상할 수 있는 인간의 힘은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이야기는 허구지만 실제보다 강력하다. 신화나 전설, 성경이나 역사서가 그렇다. 인류는 처음에 신 중심의 이야기인 종교를 믿었다. 그러다 점차 과학을 믿게 되었고, 신이 아닌 인간 중심의 이야기가 주류가 되는 인본주의 혁명으로 나아갔다. 인본주의 혁명은 신 또는 영웅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감정과 생각이 소중하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문화와 예술, 언론과 출판, 사상을 발전시켰고,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촉발했다. 

문제는 인간이 너무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낸 나머지 인간 자신이 무엇이 허구이고 실제인지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성경은 인간의 종교적 믿음을 문자화한 허구의 매체에 불과한데, 시간이 흐르고 성경에 쓰인 내용 중 무엇이 허구이고 실제인지 구분하기 어렵게 되면서 신앙보다 성경이 우선하고, 성경이 인간을 구속하고 탄압하는 일이 생기게 되었다. 관료제 역시 인간 다수의 행위를 보다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만들어졌는데, 오늘날에는 관료제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 관료제 내의 인간의 행위가 통제되고 자유가 억압되며 각종 폐단을 낳는 온상이 되고 있다. 

저자는 오늘날 인류가 소망하는 불멸, 행복, 신성 또한 인간의 상상에서 비롯되었으며 (현재로서는) 이야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인류는 불멸, 행복, 신성을 추구한 나머지 언젠가는 무엇이 허구이고 실제인지 구분할 수 없게 되고, 언젠가는 자신들이 기아, 역병, 전쟁 같은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마치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 상에 다른 인류가 있었고 그들과 피 터지게 싸웠던 시절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과연 불멸, 행복, 신성을 얻게 된 인류는 오늘날의 인류와 같은 호모 사피엔스일까. 아직 나는 호모 데우스의 출현이 달갑지 않고 두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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