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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에서 연예인 덕질에 특화된 사이트는 더쿠, 인스티즈 정도가 전부다. 본래 DC 쪽이 담당하고 있던 연예인 커뮤니티가 막장화되고, 인스티즈가 유료화되면서 특히 여성들이 더쿠로 많이 넘어갔다. 지금 더쿠가 거대한 규모의 사이트가 된 건 그런 과정에서 파생된 여러 사건들 때문이다. 계속해서 더쿠에 흘러들어가던 보이그룹, 걸그룹 팬들은 어느 스캔들과 만나서 제이팝 커뮤니티였던 더쿠의 정체성을 뒤엎어버렸다. 바로 태연과 백현의 스캔들이었다.

 

 더쿠에 태연과 백현의 팬이 이렇게 많았나 싶을 정도로 선을 넘은 싸움이 쉬지 않고 벌어지는 바람에 도무지 감당할 수 없었던 ('왕덬'이라 불리는) 더쿠의 운영자는 '케이돌 토크'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어서 그곳에서만 싸우도록 했다. 그래서 태연과 백현을 '케이돌 토크'의 어머니와 아버지라고 부른다. 케이팝 관련 커뮤니티 가운데 가장 음습하고 더러우며, 날조와 악플이 난무하는 곳이 그렇게 탄생했다. 

 

 '케이돌 토크'는 걸그룹, 보이그룹 팬들이 더쿠에 가입하는 가장 큰 이유였다. 아닌 척, 깨끗한 척 착한 말로 빙돌아서 연예인들을 공격하고 [각주:1] 거짓 정보를 잔뜩 만들어내는 데다 여론몰이까지 일상다반사처럼 일어나는 역대급 시궁창인 터라, 그 말도 안 되는 비난에 반박하고 거짓 정보를 정정하고 싶었던 케이팝 팬들이 몰렸던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가입한 팬들도 케이돌 토크의 음습함에 물들어서 똑같은 짓을 반복했다. 이런 순환을 거쳐서 더쿠는 한국의 단일 커뮤니티 가운데 10손가락 안에 드는 대형 사이트로 거듭났다.

 

 사이트 규모가 커진 계기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보니까 부작용이 마구 튀어나오기 시작했는데, 더쿠는 예전 같으면 DC나 일베, 워마드 같은 곳이나 만들었을 논란을 자체적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그런 논란들 때문에 이미지가 나락으로 떨어지던 더쿠는 올해 초 트와이스 사나 연호 논란의 시작 지점 중 하나라는 게 밝혀지면서 격렬한 비난을 받아야 했다. 충격을 받은 운영자는 사이트를 이틀 동안 닫은 뒤 그간 문제를 일으켰음에도 관리자 부족으로 처리하지 못 했던 회원들을 대거 강퇴했다. 그리고 더쿠는 고인물이 되고 말았다.

 

 

더쿠 메인 화면

 

 

 

 더쿠는 가입을 한 번 열면 수만 명의 회원이 가입한다. 그러나 그 수만 명의 회원이 다 활동할 거란 생각은 안 하는 게 좋다. 대부분의 회원이 댓글을 다는 정도에서 그치는 눈팅 상태로 있고, 제대로 활동하는 건 얼마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예전에 모 커뮤니티 사이트의 운영자가 내게 '이 사이트의 회원이 10만 명이 넘는다.'라고 밝힌 바 있었는데, 정작 활동하는 사람은 수십 명에 불과했다. 익명 제도가 실시된 이후 회원수가 훨씬 불어났음에도 활동하는 사람의 숫자는 변함없이 그저 글의 숫자만 늘어났을 뿐이다. 회원가입이 항상 열려 있는 사이트가 이 모양인데, 가입이 닫혀서 언제 열릴지 모르는 사이트는 어떻겠는가. 게다가 글 쓰다 실수 몇번 하면 강퇴 당할지도 모르는 사이트가 더쿠다. 고여서 썩은 내가 진동할 수밖에.

 

 더쿠에 들어가서 글 몇개만 대충 훑어봐도 '아, 이 사람이 저 사람이고 저 사람이 그 사람이구나'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익명 사이트라서 어투나 글 쓰는 방식을 바꿔볼 생각조차 안 한다. 또한, 한국의 커뮤니티 아이디를 사고 파는 사이트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게 더쿠의 아이디라는 얘기가 있는 만큼 다중 아이디 숫자도 어마어마할 터. 이렇게 실질적으로 활동하는 사람이 적은 사이트의 특징은 '여론몰이'가 손쉽다는 점이며, 여기에 여초 사이트의 특징까지 더해져서 갈대마냥 이리저리 휘는 곳이 되었다. 그게 아이유 부동산이나 사나 연호 사태와 같은 황당무계한 논란이 더쿠에서 탄생한 이유다. 지금의 더쿠는 회원수가 줄어들고 오랜기간 회원가입을 닫아둔 덕분에 그게 더 쉬워졌다. 그저 운영자의 재량으로 간신히 억누르고 있을 뿐.

 

 

 

 이런 상황을 해결하는 방법은 단순하다. 회원가입을 열면 된다. 고인물을 싹 빼낼 수 없는 거라면 새로운 물을 몇십배 더 들여와서 희석시키는 게 최선이다. 그런데 더쿠란 사이트의 운영 특성 때문에 그게 불가능하다. 더쿠는 운영자와 개발자를 비롯한 극소수의 인원으로 운영되며, 운영자 개인의 재량으로 회원을 솎아내고 있다. [각주:2] 독재라는 이야기를 듣곤 하지만, 그래도 그게 더쿠가 간신히 개념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다. 그런 상황에 회원가입을 더 받는다면, 운영 자체가 불가능하다. 

 

 더쿠는 이제 회복할 수 있는 사이트가 아니다. 운영 방식을 바꿔서 회원가입을 열었다간 정체성을 잃고 DC나 일베 시즌2가 되고 말 것이다. 이제 더쿠에는 정치 카테고리가 존재하므로 케이돌 토크 카테고리만 문제가 아닌 상황. 회원가입을 열면 거의 10만 명은 가입할 텐데, 그 시점부터 양대(!) 카테고리에서 벌어질 지옥도를 생각하면 벌써 무섭다. 지금처럼 고인물 상태로 썩어가거나 회원가입을 받고 일베나 워마드 못지 않은 지옥이 되거나. 운영자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최악이냐 차악이냐 둘 중 하나다.

 

 운영자는 애초에 케이돌 토크 카테고리를 만들지 말아야 했다. 격리수용한답시고 몰아놨다가 큰 문제가 된 사례는 이미 수도 없이 존재했다. 일베와 워마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말은 전쟁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저들이 흩어져있을 땐 큰 문제가 아니었지만, 뭉치는 순간부턴 큰 문제가 되었다. 케이돌 토크 카테고리도 마찬가지다. 더쿠에 섞여있던 더러운 사람들이 뭉치는 계기가 되어, 더쿠를 비웃음거리 가득한 커뮤니티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미 그 시점에서 더쿠의 운명은 결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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