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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모, 종일 그러고 있을 거야?”

“...”

빨리해.”

 

그레이엄이 뿔테를 치켜 올리며 나긋한 목소리로, 그러나 엄하게 재촉했다. 다리를 꼰 채 창가에 기대앉은 그레이엄은 무표정했지만 뒤틀린 미간이나 쉴 새 없이 떨어대는 다리나 심사가 꼬이고 꼬인 것을 보여주었다. 그가 손에 든 담배를 툭툭 털어 재를 바닥에 아무렇게나 떨어뜨렸다.

그러는 동안에도 데이먼은 창가에서 등을 돌리고서 시뻘건 얼굴로 침대 위에 무릎을 꿇고 앉아 아무 말이 없었다. 잘 보면 그의 다리 사이로 끼워 진 커스텀 딜도가 보였다. 그레이엄은 아까부터 거기에 제 젖은 곳을 비벼대는 모양새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것은 젖은 지 한참이라 민망하게 찔꺽거리며 벌름거리는 작은 구멍 안으로 금방 스며들 듯 하다가도 튕겨 나오며 시간이 지날 수록 하는 이나 보는 이나 미치게 만들었다.

안 봐도 벌겋게 달아올랐을 목덜미와 눈가의 열 기운을 느끼며 신경질적으로 뒤통수를 훑어 내린 그레이엄이 한 번 더, 꾹꾹 힘주어 물었다.

 

잘못했어?”

“...아니.”

그럼 빨리 넣어.”

 

더 시간 끌면 나 진짜 화낼 거야. 그레이엄이 셔츠 주머니에서 새로운 담배를 꺼내어 물며 턱짓을 했다. 인내에 한계가 왔는지 목소리가 살짝 더 올라가고, 눈매도 사나워졌다. 데이먼의 숨도 만만치 않게 거칠어졌다. 평소에는 제가 하잔 대로 다 하는, 멍청하기까지 한 한 살 형인데, 꼭 한 번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고집을 부린다.

여전히 제 잘못은 인정하지 않은 채 밍기적거리는 데이먼을 위아래로 흘긴 그레이엄이 커프스단추를 풀어 소매를 걷으며 쩔쩔매는 그에게로 성큼 다가갔다.

 

그레이...그레, ...”

데이, 꼭 이렇게 내가 손쓰게 만들어야해?”

 

발걸음에 놀라 겁을 먹고 허우적거리는 몸을 힘써서 눕힌 그레이엄이 여태까지 겨우 선단만 넣어놓고 감질나게 뻐끔거리던 곳에 단번에 박아 넣으니, 비명도 내지르지 못 한 불쌍한 데이먼의 몸이 바짝 굳어 휘어져서는 잘게 경련했다. 그레이엄은 적응할 틈도 주지 않고 팔뚝에 힘줄까지 세워가며 데이먼의 구멍을 마구 휘저었다. , , 억 거리며 막힌 신음만 겨우 내는 데이먼의 결 좋은 머리칼이 훨씬 더 전에 젖어 이마나 볼에 달라붙은 것을 그레이엄이 대강 쓸어 정리해주었다. 땀에 젖은 모습은 꽤 처연했는데, 와 닿는 손길에 눈이 매서워지나 싶더니, 뚫린 입으로 다시 못 된 말만 내뱉었다.

 

데이모.”

흐어엉...이 나쁜, 새끼야...! 너 같은 거 진짜...진짜...!”

데이.”

, 리가...! ...으흥, ...! , 싫어! 싫어!”

데이먼.”

 

데이먼 알반. 똑바로 하랬지. 제 이름과 함께 욕을 짓씹는 그레이엄에 데이먼이 더 크게 울었다. 그레이엄이 큰 덩치로 그보다 마르고 작은 데이먼의 몸을 품듯이 감싸 제 아래 두었다. 사정없이 돌아가는 머리통이 그렇게 원망스러울 수 없었다. 그레이엄이 이마에서부터 주욱 입술을 내려 데이먼의 콧대, , 입술에 입을 맞췄다. 그리고 키스했다. 고개가 자꾸 돌아가는 것에 아래를 털던 것도 내버려두고 양 손으로 그의 머리통을 부여잡고 이빨을 박아 넣듯이 입을 맞췄다. 맞닿은 데이먼의 하부가 크게 떨리는가 싶더니 허리를 튕기며 곧 저와의 접합부가 축축하게 젖는 게 느껴졌다.

 

하아, ..., , ..허억...그레, ...”

말해 데이모.”

, 내가..., 잘모.......”

“...잘못했어?”

“...으응...”

 

그레이엄이 살짝 애교 어린 데이먼의 얼굴을 잠시 빤히 바라보다 말없이 가볍게 입을 한 번 더 맞추고서 상체를 일으켰다. 그리고 셔츠를 벗어던지는데, 그 사이 제 다리 아래에 있던 몸이 쑥 빠져나가는가 싶더니 옆구리에 강한 격통이 느껴졌다.

잠시 앞으로 몸을 굽혔던 그레이엄이 살기를 숨기지 않으며 고개를 들었을 땐, 제가 저지르고도 놀라 어깨를 마구 들썩이며 탈출구를 찾아 사위를 정신없이 두리번거리는 데이먼의 모습이었다. 데이먼은 그래도 곧 정신을 다잡고 침대 밖으로 몸을 내던지려 했지만, 그 등을 덮친 그레이엄이 더 빨랐다.

 

데이, 왜 울어.”

“...! , 잘못...! , ...! 잘못했어! 그레염...! 내 말.....!”

괜찮아.”

 

그레이엄이 무미건조한 음성으로 말했다. 네 말을 한 번 쯤 들어볼까 한 내가 잘못 한 거지. 그레이엄은 정말로 살짝 자책하는 투였다. 데이먼의 팔을 교차시켜 혁대로 묶어 둔 그레이엄이 극심한 공포에 질려 말없이 고개만 젓는 데이먼의 몸을 엎어 제 무게를 그대로 실으며 몸을 겹치고 누웠다.

 

나 사랑해?” 데이먼이 절망적으로, 그러나 절박하게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아주 맹목적인 고갯짓이었다. 그레이엄은 그런 데이먼이 귀여운 듯 짧게 웃었다. “나도 사랑해.”

바로 그레이엄이 데이먼의 비부를 치고 들어오고, 데이먼이 악에 가까운 신음을 뱉어내며 눈물을 쏟아냈다. 그레이엄은 그런 데이먼의 열 오른 목덜미에 쪽쪽 입을 맞추어주었다. 제가 꽂아 넣는 대로 곱는 몸이 지독히도 사랑스러웠다. 그래서 날갯죽지를 뜯어먹을 듯 씹고, 귓바퀴를 빨아올리고, 아래로 손을 넣어 손에 들어오고도 남는 가슴을 움켜쥐고, 다시 그러쥐었다.

고통과 열락에 달뜬 데이먼은 아마 모를 것이다. 이미 땀에 젖은 그의 뜨거운 몸 위로, 누군가의 물기가 하염없이 떨어지고 있다는 걸.

 

콕수니랑 뎅마니 뒤틀린 관계 보고싶다. 무섭게 몰아붙일 때만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뎅마니겠지. 그리고 그렇게라도 사랑을 받아낼 수밖에 없는 제 모습에 비참함과 혐오감을 동시에 느끼는 콕수니여라. 뎅마니 혼난 건 그런 콕수니에 질려서 잠깐 칮맨이나 행님하고 바람 피웠다가 들켜서 그런 건데 사실 콕수니는 뎅마니 외도보다 저를 괴물 보듯 쳐다보는 눈빛에 화를 참지 못 한 거였으면. 폭압적인 관계 끝난 후엔 항상 훌쩍거리며 잠든 데이먼 팔베게 해주고 여기저기 입 맞추면서 사랑한다고, 더는 닿지 않는 말을 혼자 공허하게 속삭여대는 콕순이겠지.  블러 콕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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