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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9월 2일 오후 10시경,대서양 상공.

229명이 탄 MD-11 한대가 밤하늘 위를 날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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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항공기는 바로 스위스에어 111편,뉴욕 JFK 국제공항에서 이륙해 제네바 국제공항까지 가는 항공편으로 이날 111편의 기장은 어스 짐머만,부기장은 스테판 로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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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으로)오후 8시 18분에 JFK 국제공항에서 이륙한 111편은 8시 56분에 순항고도인 33,000피트로 상승한후 제네바로 가기위해 미국 영공을 벗어나 캐나다 영공으로 진입했다.

이때까지는 아무일도 없었고,111편은 이대로 평안한 여행을 이어갈것으로 보였다..

 

 

40.jpg

그런데,오후 10시 10분.

갑자기 조종실에서 타는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조종사들은 이게 무슨냄새인지 알기위해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객실에서도 냄새가 나는지 알기위해 객실승무원을 불렀지만 객실승무원은 객실에서는 아무냄새도 나지 않는다고 대답했고,이에 조종사들은 별일이 아니라고 결론지은후 그대로 제네바로의 비행을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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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시간이 지날수록 냄새는 심해졌고 심지어 에어컨에서 연기가 새어나오기까지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조종사들은 에어컨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에어컨에서 나오는 연기는 점점 많아졌고,끝내는 조종실을 뒤덮기 시작했다.

사태가 심각해진걸 알아차린 111편 조종사들은 관제탑에게 조종석의 연기로 인해 보스턴으로 회항하겠다고 선언했고,관제탑이 보스턴보다 가까이에 있는 핼리팩스 국제공항으로 회항하라고 지시하자 핼리팩스 방향으로 기수를 돌린후 급히 하강하고 연료를버리며 비상착륙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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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때 조종사들은 한가지 실수를 한다.

비상착륙을 준비하며 점검절차를 시행하던중에 체크리스트 절차대로 객실 전원을 꺼버린것이다.

조종사들은 몰랐겠지만 에어컨에서 나오던 연기는 사실 화재로 인해 발생한 연기였다.

그런데,조종사들이 체크리스트에 나온 절차대로 객실의 전원을 끄면서 111편의 환기장치도 작동을 중지하게되었고 그결과 기류가 바뀌면서 화재가 조종실쪽으로 번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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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결과 조종계통의 대다수가 화염에 휩싸이며 작동을 중지하게 되었고,오후 10시 24분에 오토파일럿이 꺼진것을 시작으로 조종실의 계기들이 하나둘씩 꺼지기 시작했다.

이때쯤엔 불길이 너무 커져서 조종사들이 육안으로 화염을 볼수있을정도였고,결국 기장은 조종석에서 일어나 소화기로 화재를 진압하기 시작했다.(이후 기장은 끝까지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결국 추락전에 질식사한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도 부질없이 화재는 계속 커져만갔고,결국 10시 25분이 되자 조종실에서 작동하는 계기판은 하나도 없었다.

111편은 날아다니는 관짝이 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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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의 상황은 화재로 인해 블랙박스와 트랜스폰더가 작동을 중단하게 되어서 정확히는 알수가 없다.

그러나,추락 약 1분전에 부기장이 화재경보가 울린 엔진을 끈것으로 보아 부기장은 111편이 완전히 조종불능상태가 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111편을 비상착륙시키기 위해 조종간을 잡았던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숭고한 의지도 추락을 저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오후 10시 31분,111편은 시속 550km 이상의 속도로 캐나다 해안가에 추락했다.

생존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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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명이 한번에 죽은 대참사에 미국과 스위스 전역의 관심이 이사고에 집중되었고,소식을 들은 캐나다 교통안전위원회와 NTSB,스위스 항공사고조사국은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사고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111편이 추락한곳의 수심이 깊지는 않았기 때문에 캐나다는 해군과 잠수부들을 동원해서 9월 11일까지는 모든 블랙박스를 회수할수 있었다.

(하지만 블랙박스 기록은 화재로 인해 추락 6분전에 꺼졌으며 화재로 인해 다수의 계기들이 큰 손상을 입어서 일부 기록은 신뢰성이 없었기 때문에 큰 도움은 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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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111편의 잔해 일부에 화재의 흔적이 있었고,목격자들도 111편이 사고당시 불타고 있었다고 진술했기 때문에 조사초기부터 사고의 원인은 화재일것이라고 여겨졌고 조사단은 확인을 위해 수백만개가 넘는 잔해들중 조종석의 잔해들을 골라서 회수한후 직접 조립해 111편의 맨앞 10m정도를 복원한후 조사를 시작했다.

그리고,여기서 조사단은 무언가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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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단이 발견한것은 바로 조종석 후방 천장에 설치되어있던 VOD 전원케이블이었다.

사고기는 당시에는 최신식 장비였던 AVOD(TV 생각하면 된다)가 설치된 상태였는데,이 VOD의 전원을 관리하는 케이블에서 합선과 화재흔적이 발견되었던 것이다.

특히 111편의 다른 배선들에서도 합선의 흔적이 있었지만 그것들은 전부 화재로 인한것이라는것이 확인되었는데 이 VOD 케이블만 화재전에 합선이 일어났었다는 것이 조사단의 주목을 끌었다.

조사단은 즉각 이 VOD 케이블이 화재원인인지 조사했고,그 결과 이 케이블에서부터 화재가 시작되었다는것이 확인되었다.

111편은 VOD 케이블의 합선으로 인한 화재로 추락했던 것이다.

 

 

SwissAir111.png.jpg

그러나 대형 항공기가 고작 전선하나의 합선때문에 30분도 안되어 조종불능이 되었다는것은 믿기가 힘든 사실이었고,그래서 조사단은 111편의 VOD 케이블 주위의 마감재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111편의 VOD 케이블 주위에 있었던 마감재는 FAA의 규격에 맞는 단열재인 '금속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였다.

이론상으론 화재가 커질래야 커질수가 없었던것이다.

조사단은 결국 직접 금속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에 불을 붙이는 실험을 해보기로했다.

 

 

ArcDamageToWireSwissAir111.png.jpg

그리고 조사단은 경악했다.

금속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는 사실 엄청난 가연성을 지닌 물질이었던 것이다.

실험결과 금속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는 불이 잘 붙지 않긴 하지만,만약 한번 불이 붙으면 파멸적인 속도로 불타올랐다.

화재를 막아야할 단열재가 오히려 화재를 부추기는 역할을 했던것이다.

조사단은 단열재 역할을 해야할 금속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때문에 역으로 합선 스파크로 인해 생긴 작은 화재가 크게 번졌고,그결과 111편의 조종계통이 빠르게 파괴되어 조종불능으로 이어진것이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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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단은 최종보고서에서 111편의 추락원인은 VOD 케이블의 합선으로 인한 화재라고 발표했고,추가로 조종사들의 실수를 부른 스위스에어의 부적절한 비상 체크리스트 절차(조사단은 조종사들은 체크리스트 절차를 따랐을 뿐이므로 잘못이 없다고 결론지었다)와 금속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라는 잘못된 단열재 사용으로 인한 화재 확산을 지적했으며 조종실 천장의 화재경보장치 부족으로 조종사들이 화재사실을 늦게 알아차렸단 점도 지적했으나 이 부분에서 조사단은 만약 조종사들이 빨리 화재사실을 알아차리고 비상착륙을 시도했더라도 화재때문에 그것은 불가능했을것이라며 화재가 난 이상 스위스에어 111편의 생환가능성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조사단은 스위스에어의 체크리스트 절차 개선,화재상황 관련 조종사교육 강화,항공기들에 쓰인 금속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 단열재 전량 교체,더 엄격한 단열재 가연성 테스트 등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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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편 사고 이후,FAA는 모든 MD-11에 대한 배선 검사를 실시했고 금속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를 항공기 단열재에서 퇴출시켰으며 기준이 더 높아진 가연성 테스트를 만들어 단열재들의 성능을 엄격하게 관리했다.

또한 항공사들은 화재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선했으며 보잉사도 MD-11의 조종실 천장에 연기감지기를 설치해 조종사들이 화재를 빨리 알아차릴수 있도록 했고 그 결과 화재에 대한 항공기 안전성이 크게 높아질수 있었다.

 

한편 스위스에어는 방만한 경영으로 인해 재정난을 겪고 있었는데 111편 사고가 직격타를 날렸고,결국 2002년 파산하고 말았다(다만 파산 다음날에 '스위스 국제항공'이란 이름으로 바로 부활하긴 했다).

 

 

111편 사고 희생자 229명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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