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불우한 시절이라는 말은 보통 안좋은 기억을 이야기 하게 된다
하지만 인간이라는 동물은 그 사이에서도 행복을 찾아낼수 있다.
오늘은 그 행복과 아픔 사이에서 엿볼수 있었던 이야기
SUMMER EPISODE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악뮤의 음악적 지점이 어디냐고 물으면 그들은 [우린 악뮤스타일이다]라고 말은 하지만
기본적으로 보면 악뮤의 음악은 꽤나 고전적인 장르형태에 기반하고 있다.
그 어떤것이든 기성장르로 설명 가능할만큼 오히려 특색을 두드러지게 하는 편으로
특히나 REBYE같은 곡은 누가 들어도 기초적인 블루스의 기반에서 쌓아올린 재즈라는 느낌이 확 들었다.
단지 악뮤의 특이점이라면 이러한 음악적 장르와 별개로 음악의 편곡 내지는 꾸미는 방식이
이것저것 뒤섞인 느낌이 강하게 드는 편이라는 점을 간과할수 없을것이다.
사실 RE BYE도 따지고 보면 블루노트의 기반을 한다고 하지만 살짝 떙기고 늘이고 하는 과정에서 보면
과연 사운드의 결이 그럴뿐 실제로 재즈인가? 라는 의문을 가질수도 있겠지.
그런데 악뮤가 가장 기성장르와 거리를 두는 형태로 작곡한 곡과
그리고 가장 기성장르에 한없이 가까운 가장 극히 대조적인 곡이 수록된게 바로 SUMMER EPISODE다.
DINOSAUR - 악뮤 (2017년)
이 노래가 서머에피소드에서 잘 알려진 노래로 아마 뮤직비디오까지 있어서 홍보가 많이 되었을것이다.
들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상상 이상으로 단촐한 노래다 ㅋㅋㅋㅋㅋㅋ
자세히 들어보면 비트/킥드럼/육성/어쿠스틱 기타 정도 말고는 생각보다 많은 소리가 보이질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풍부한 느낌을 잘 주는데 이 부분은
악뮤 두명의 목소리를 적절하게 잘 넣은것과 효과를 잘 사용했던 부분이 크다고 본다.
트로피컬 하우스라고 하는데 비트를 쓰는건 확실히 그런 부분이 나고, 많은 사람들이 청량감을 이야기하지만
나는 그것보다 [몽환적]이기 직전의 느낌에서 꿈을 이미지화 하려는 느낌이 많이 났다.
실제로 생각보다 사람의 목소리외에는 강한 소리가 없기 때문에 조곤조곤한 느낌을 받았고,
일반적으로 딱 절정이라 생각하고 터트리는 부분에서는 오히려 부드럽게 놔주며, 중간중간에 침묵을 쓰는 방식으로
너무 강하지 않은 느낌을 주었다.
이런 느낌이기에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고 생각할수 있지만 반대로 나의 꿈이라기 보다는
저 사람들의 꿈이구나 라는 생각으로 엿보는 느낌마저 갖게 만드는 신기함을 맛볼수 있었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기성장르와 유사한 부분이 보일수 있으나. 막상 지향점은 오히려 비틀거나
혹은 나름의 음악적 아이디어를 통해서 전혀 다른 접근을 만들었다는 점이 정말 재밌는 곡이라고 본다.
이찬혁의 아픈 기억과 꿈속에서 비롯된 이 곡은 자전적 성격때문에 고평가를 받았으리라 본다.
반대로 아픈 기억이기에 그것을 꿈에서만 끝내고자 함은 그리고 청자에게 자기들의 목소리외의 것으로
강하게 전달하지 않은것은
어찌보면 생각보다 많이 아팠던 기억이기에 그렇지 않았을까 싶다.
마이 달링 - 악뮤(2017년)
솔직한 말로 난 첨에 이 앨범 들었을때 이 노래가 타이틀곡이라고 생각했다 ㅋㅋㅋㅋㅋㅋ
그도 그럴게 [여름]이라는 계절에 너무도 잘 어울리는 곡이 이거니까.
다이노소어가 나쁜 곡은 아니지만 그건 여름이라기에는 뮤직비디오를 보지 않고선
오히려 살짝 스산함을 느낄수도 있는 곡이라고 본다.
근데 이 노래는 진짜 [여름]이다.
앞서 다이노소어가 기성장르의 문법을 비틀어서 전혀 다른 접근을 유도했다고 보이는데 반해
이 노래는 분명히 음악이나 악기 쓴 방식이 요새 스타일인데 음악 결과값 도출이 매우 신기했다.
간단히 말해서 곡은 1950~60년대의 서프록음악이 연상될 정도로 현대에서 보기 힘든 곡이다.
아니 그냥 서프록이라기 보다는 아예 그때의 로큰롤이라고 강하게 느껴지는 곡이다.
분명히 이수현과 이찬혁의 보컬도 그때의 사운드와는 거리가 있고, 사운드 질감자체도 그때랑 거리가 있는데
음악의 방향이 완전히 그때를 향하는 결과물이 나온것이다!
가사는 분명히 현대여야 되는데 멜로디가 [올드하다]의 개념이 아니라
[현대화 된 서프음악]의 느낌이 굉장히 강했고,
이런식으로 과거의 음악을 재해석해서 납득시키는게 생각보다 어렵다는 점에서
그리고 자기만의 독창성을 갖추고 해냈다는 점에서 진짜 진짜 악뮤에게 감탄했다.
덕분에 난 이 곡 하나로 악뮤가 [제대로 음악을 하고 있구나] 인식했다.
아마 서프음악이 어떤건지 과거의 음악으로 이해하기 싫다면 이 곡을 통해서 그 편린을 잡아봐도 될 정도라고 본다.
이 곡은 정말 이 앨범에서 추천곡이며, 부담감도 적고 오히려 친숙한 느낌이 강하기에 더 권장하고 싶다.
정말로 한여름의 행복한 시간이라는 느낌이 너무 좋아서 몇번이고 반복해 듣게 되는 곡이다.
마치며.
너무 예전꺼만 하는 느낌이라서 제가 2010년대에 들었던 인상적인 앨범을 하나 뽑아왔습니다.
사실 요 몇번동안 단곡으로 칼럼을 썼는데 그건 그 노래들이 그럴수 밖에 없는 성격이라서 매우 아쉽긴해요 ㅋㅋㅋㅋ.
악뮤가 더욱 음악성이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긴 한데,
제 입장에서는 악뮤가 각종 시험을 해봤다고 느껴지고 그 와중에 뽑아낸 이 음악이
지금 시점에서 보면 전혀 대비되는 두가지로 배치된점이 너무 신기하고 소중해서 이 음반을 자주 듣고 있습니다.
지금 시점은 겨울이지만, 여름의 꿈과 시간을 같이 느껴보시면 어떨까요?
오늘은 이만 쓰겠습니다. 다들 좋은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