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3D 크로스 포인트’, 반도체 저장장치 세대교체 나선다 |
[미디어잇 최용석] 인텔이 29일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 기술인 ‘3D 크로스 포인트(3D XPoint)’ 기술을 공개했다.
인텔과 마이크론이 함께 개발한 ‘3D 크로스 포인트’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설계 기술로, 기존의 NAND 플래시메모리를 대체할 수 있는 고성능 비휘발성 메모리를 위한 기술이다.
가장 큰 특징은 기존 비휘발성 메모리의 대표적인 제품인 NAND 플래시에 비해 약 1000배 이상 빠른 속도, 1000배 이상 높은 내구성, 같은 면적에서 10배 이상의 용량 등이다. 고성능 DRAM에 거의 근접한 성능과 HDD(하드디스크 드라이브)에 버금가는 용량을 비휘발성 메모리로 구현한 것으로, 이를 통해 기존의 저장장치(스토리지) 시장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인텔 측은 강조했다.

그나마 기존의 HDD보다 월등히 빠른 NAND 플래시 기반 SSD(Solid State Drive)가 등장하면서 ‘성능’ 부분을 어느 정도 만회했지만, 여전히 업무 현장의 요구에 못 미치는 게 사실이다. 특히 SSD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중요한 ‘내구성’과 ‘신뢰성’에 대해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어있는 상황이다.

반면 인텔의 3D 크로스 포인트 기술 기반 메모리는 기존의 NAND 기반 스토리지가 가졌던 단점을 대부분 해소했다. 특히 대폭 향상된 성능은 물론, 읽기/쓰기 내구성이 향상되면서 기업 시장을 중심으로 NAND 플래시 기반 저장장치를 빠르게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NAND의 또 다른 약점이던 단위 면적당 용량도 크게 증가하면서 HDD에만 의존하던 대용량 스토리지 분야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인텔 ‘3D 크로스 포인트’ 기술은 3D 구조 기반의 ‘크로스 포인트 어레이(Cross Point Array)’ 구조를 적용했다. 90도로 교차하는 워드 라인과 비트 라인 사이에 전압에 따라 반응하는 ‘셀렉터’와 메모리셀이 수직으로 배열된 이 독특한 구조에는 인텔과 마이크론이 공동 개발한 새로운 반도체가 사용됐다.
특히 NAND는 물론 기존 메모리 반도체의 메모리 셀(cell)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던 트랜지스터를 전혀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구조가 최대한 단순화되었다. 단순히 셀렉터에 걸리는 전압의 차이만으로 데이터를 기록하거나 지울 수 있게 됨으로써 초당 테라바이트(TB)급의 데이터 처리 속도 및 나노세컨드 단위의 응답속도를 구현할 수 있었다는게 인텔 측의 설명이다.
또 각각의 셀에 트랜지스터를 사용하지 않아 동일 면적에 더 많은 메모리 셀을 촘촘하게 배열할 수 있으며, 메모리 셀을 다수의 레이어(layer) 형태로 적층할 수 있어 용량도 쉽게 늘릴 수 있다. 현재는 2개의 메모리 레이어로 다이(die)당 128Gb(기가비트)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단계다.

인텔에 따르면 3D 크로스 포인트 기술이 적용된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는 20나노 공정으로 올해 말 샘플 제품이 출하되며, 내년인 2016년부터 양산이 시작될 예정이다. 기존에 등장했던 다양한 종류의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 기술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상용화가 되지 못했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빠른 행보다.
인텔은 3D 크로스 포인트 기술 기반 메모리 저장장치가 하이엔드 게이밍 분야와 전문 분석 분야, 유전학 연구 등 높은 성능과 대용량을 요구하는 분야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도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은 것은 현재 NAND 기반 SSD 대비 얼마만큼의 비용 효율성을 제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인텔이 자신하는 대로 비용 효율성까지 갖추게 될 경우, 빠르면 3년 이내에 기존 NAND 중심의 반도체 저장장치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은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최용석 기자 rpch@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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