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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나의 추억앨범이자, 일기장이다.

서가에 꽂혀있는 책 한권 한권마다 사연이 있고, 추억이 있고, 방황이 있고, 아픔이 있고, 깨우침이 있으며, 행복이 있다.

 

나는 독서취향에 있어서도 상당히 잡식성인데(음식은 말할 필요도 없다, 싫어하는 음식이 없다.),

 

책을 음식에 비유하자면..

 

처음의 단맛만 달콤한 책들도 있고(가령, 베스트셀러 상위에 속해있는 책들의경우),

처음에는 쓰지만, 자꾸 씹다보면 되새김질하고싶을정도로 맛있는 책들이 있다.

두 번, 세 번 먹으면 먹을 때마다 맛과 느낌이 달라지는 책들도 있는데, 나는 그런책들을 평생 가까이 두고 살고싶다.

 

본래 나는, 책은 한 번 읽으면 다시 펼치지 않는 주의(?)였다.

사실 양서를 고를줄 몰랐던 미숙함에 문제가 있었기도 했고, 책을 덮은 뒤에는 아무 느낌이 없는 그런 재미위주의 가벼운 책들만 접해왔기 때문이다.

 

그런 나에게, 책의 소중함과, 되씹어먹을 때의 새로운 맛과 느낌을 알려준 작가는, \'전혜린\'이다.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않았다>를 읽은 날 밤, 나는 충격에 사로잡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그녀의 두번째 일기장, <이 괴로움을 또다시> 역시 군대에서 항상 머리맡에 두고 지내던 책이다.

 

세상을 달콤한 초콜릿정도로만 보았던 내게, 그녀는 다른 세계, 약간은 염세주의적인 그녀의 시선에, 나의 의식을 조금이나마 확장시킬 수 있었던 것 같다.

 

전혜린을 통해서 알게된 \'헤르만 헤세\'와 \'루이제 린저\'.

독일의 거장, 헤르만 헤세는 워낙 유명한 탓에, 의무감에 그의 책을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나는 그의 주옥같은 작품들 중 <싯다르타>를 통해 그의 사상의 절정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루이제 린저의 <생의 한가운데>는 나의 생동안 항상 곁에두고 읽고싶은 작품이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은, 군대에서, 그리고 인도의 이방인으로써 지냈던 나에게 깊숙이 다가왔던 것 같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은 말이 필요없는 작품이다. 나는 한동안 그가 밝힌, 나의 깊숙한 속의 모순과 갈등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등학교 때, 누구나 한번씩은 \'무라카미 하루키\'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당시에는 소설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이국적 취향과 허무주의의 마력에서 헤어나올 수 없었다. 고독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상실의 시대>와 <먼 북소리>도 다시읽고싶다.

 

\'파울로 코엘류\'의 작품들에서 섹스는 허무한 것이 아니다. <11분>을 통해 나는 사랑의 완성과 자아인식, 즉 인간다움에 대해 다시 느낀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 책을 덮은 뒤에도 그 책속의 향기가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았다. 나는 내면의 향기를 키우리라.

 

작가와 작품들이 너무 두서없게 연결되는 경향이 있는데, 나는 이즈음에서 우리시대의 진정한 시민이자 지식인인, \'한비야\'씨와 \'홍세화\'씨를 소개하지 않을 수 없다. 한비야씨의 <중국견문록>은 나의 유학생활의 지침서였고, <지도밖으로 행군하라>는 내 머릿속의 세계지도를 다시 그려주었다. 홍세화씨가 적나라하게 밝히고 있는 우리시대의 문제점들, 진보나 보수ㅡ그 어떤것이 옳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ㅡ,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사고의 프랑스인들을 보여준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도 다시 읽고싶은 책이다.

 

한국 현대소설을 통해서 나는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갈등과 모순에 대해 새로이 느낀다. 내가 요새 가장 좋아하는 작가인, \'김영하\'작가님. <퀴즈쇼>, <빛의제국>,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을까> 등 그의 작품들은 하나도 걸러낼 것이 없다.

 

그에비해 요즘 너무 스타가 되어버린 유명작가 \'이외수\'씨는, 그가 유명해지기 전의 가난하고 힘들지만, 이상을 꿈꾸었던 진짜 이외수가 담겨있는 <내 잠속에 비내리는데>를 다시 읽고 싶다.

 

\'이만교\'작가님의 <결혼은, 미친짓이다>, \'정이현\'작가님(제발 드라마소재로나 적합한 최근의 작품들은 그만좀 했음 좋겠다.)의 <낭만적 사랑과 사회>, 신인작가 \'박주영\'작가님의 <백수생활백서>, \'박현욱\'작가님의 <아내가 결혼했다>도 최근에 좋았다.

 

현대작품들로 급작스럽게 오다보니, 고전중에 빼먹은 작품이 몇몇 있다. \'밀란 쿤데라\'의 <농담>과 \'프랑스와조 사강\'의 <슬픔이여 안녕>,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자들의 도시>, 약간은 철학적으로 가서 가벼운 에세이들을 모아놓은, \'쇼펜하우어\'의 <인생론>, \'프리드리히 니체\'의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강영계\'교수님의 <왜?> 역시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추리고 추려서, 짧게나마 다시읽고싶은 책 목록을 만들어 보았다. 이 목록은 얼마든지 추가될 것이며, 나는 이 책들과 평생을 살고싶다.

 

독서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준다.

눈앞의 작은것에 연연하여, 가벼움과 경박함에 열광하고, 권력과 돈을 위해 허우적되는 인간으로부터, 인간으로서의 구원이다.

나는 항상 삶을 고뇌하며, 뜨거운 가슴을 지니고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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