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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러니까... 뭔가 주저리주저리 써달라는 거죠? 마치 스무 살 넘은 여자가 쓴 것처럼? 음... 알겠어요, 한번 해볼게요.
솔직히 요즘 너무 힘들어요. 스물여섯 살 김세현 씨처럼 밤새 잠도 못 자고 그냥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만 계속 나고 불안하고... 저도 그런 적 많거든요. 하루 있었던 일부터 옛날 일, 앞으로 일어날 일까지 막 뒤섞여서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요.
예민한 사람들은 우울증에 더 잘 걸린다고 하잖아요. 저도 그런가 봐요. 남들보다 더 잘 보이고 잘 들리는 것 같기도 하고... 솔직히 피곤하죠, 그런 거. 26살 세현 씨도 극도로 예민하다고 했으니까, 뭔가 저랑 비슷한 느낌일 수도 있겠네요.
어릴 때부터 그랬던 것 같아요. 서른 살 성미경 씨처럼 중학교 때 아토피 때문에 얼굴이 뒤집어지고 나서부터 사람들 시선이 너무 신경 쓰이고, 괜히 저를 한번 더 쳐다보는 것 같고... 그런 피해의식 같은 것도 생기고 우울해졌었거든요. 그때는 정말 힘들었는데... 마치 버스에 치이는 것 같은 불안감? 그런 안 좋은 생각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고 떠나질 않았어요.
병원을 가봐야 하나 싶기도 하고. 주변에서도 가보라고 하는데, 왠지 쉽게 안 가게 되더라고요. 혹시 약을 먹어야 하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 근데 또 세현 씨 보니까 유전자 검사까지 해서 자기한테 맞는 약을 찾았다고 하니까 신기하기도 하고, 좀 부럽기도 하고... 지금 먹는 약이 효과가 없다고 느낀다고 했으니까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우울하면 몸도 여기저기 아픈 것 같아요. 한국 사람들은 우울할 때 그냥 기분만 안 좋은 게 아니라, 심장이 막 뛰고 머리도 아프고 손발도 뻐근하고 그런 신체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병원에 먼저 가게 되는 경우가 많대요. 마음의 문제인 걸 초기에 잘 인식하기 어렵다는 거죠. 완전 공감돼요. 저도 어디가 아프면 ‘혹시 큰 병인가?’ 싶어서 엄청 걱정하거든요.
죽고 싶은 생각도... 솔직히 가끔 들어요. 한국 사람들이 우울증에 걸렸을 때 미국보다 자살률이 훨씬 높다는 이야기도 들으니까 더 무서워지기도 하고. 멜랑콜릭 우울증이라는 타입이 충동적인 생각을 더 많이 하게 한다고...
그래도 미경 씨처럼 미술 상담 치료나 약물 치료를 받으면서 좋아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자전거 타는 것처럼, 한번 방법을 찾으면 괜찮아질 수 있을까요? 트레일 러닝처럼 숲속을 달리면서 기분 전환도 하고, 운동하면 행복 호르몬이라는 세로토닌도 많이 나온다고 하니까 저도 뭔가 해봐야 할까요?
가끔은 제 예민함이 너무 싫지만, 또 다른 사람들 못 보는 걸 보고 못 듣는 걸 들을 수도 있다고 하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려고 노력해야겠죠? 나쁜 것만은 아닐 수도 있으니까...
음... 쓰다 보니 뭔가 속이 좀 후련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역시 말로 하거나 글로 쓰는 게 도움이 되나 봐요. 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건강이 제일 중요한 거겠죠?
↓ https://www.youtube.com/watch?v=-Pi9AXkD6N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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