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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역시 한때 고립되고 은둔한 인생을 살던 청년이었습니다. 자발적 고립인지 타의적 고립인지 명확히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어쨌든 저는 오랜 기간 은둔 생활을 했습니다. 거의 10년 가까운 세월을 그렇게 보냈습니다.

 

20대가 끝나갈 무렵, 저는 어떤 전문직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몇 년 동안 열심히 준비하던 중, 아버지께서 치매 진단을 받으셨습니다. 치매에도 온순한 유형이 있고 폭력적이고 공격적인 유형이 있는데, 아버지의 경우 후자였습니다. 욕설을 하고, 밖으로 나가려고 하고, 심지어 사람을 때리려고까지 하셨습니다. 결국 아버지가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치매환자 전용 도어락을 설치했고, 안전을 위해 제가 거의 항상 집에 머물러야만 했습니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일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1년, 2년 시간이 흐르면서 저는 점점 더 고립된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연락이 끊겼고, 흔한 경조사에도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친척들의 경조사조차 가지 못한 채, 저는 그렇게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갔습니다.

 

초기 치매 때는 폭력성과 욕설 때문에 힘들었고, 중기에는 또 다른 어려움이 찾아왔습니다. 말기가 가까워지자 아버지의 거동이 어려워지면서 또 다른 힘듬이 생겼습니다. 그 10년의 간병 기간 동안 정말 많은 사건과 사고가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밖에 나가 사고를 일으켜 경찰 조사를 받은 적도 여러 번 있었고, 심지어 아버지가 사고를 일으켜 구공판 회부되어 재판까지 받은 적도 있었습니다. 물론 아버지는 무죄 판결을 받았는데 재판 준비 제가 했습니다. 그걸로도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그 10년의 이야기를 모두 풀어내려면 아마 책 한 권 분량은 족히 나올 것 같습니다. 그렇게 10년이 흐른 뒤, 아버지는 하늘나라로 떠나셨습니다.

 

그런데 모든 것이 끝난 후 가족 중 일부는 "누가 간병하라고 했냐?", "요양원에 맡기고 너는 일을 했어야지, 왜 간병을 했냐?" 라고 말했습니다. 당연히 처음에는 요양원에 맡길 수 있는 등급도 안나왔고 폭력성이 심해서 맡기는 것이 힘들었고, 또 그런 상황도 아니였고, 요양원에 모시는 게 가능한 건 거의 치매 말기때였었습니다. 그런 것을 모르고 사람들은 쉽게 말했던 거지요.

친척들은 "너는 왜 일을 안 했냐?", "니가 왜 간병을 했냐?", "너 지금 나이가 몇인데 아직까지 일을 안 했냐?" 라며 비아냥거렸습니다. 제가 왜 간병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그 속사정에 대한 10년이라는 그 전체 과정, 그 시간은 전혀 생각하지 않은 채 말입니다.

 

그렇게 저는 어느새 잊힌 존재가 되어 있었습니다. "왜 간병을 했대?", "왜 일을 안 했대?", "40대가 되도록 평생 일을 안 했다고?", "이래서 요양원에 빨리 보냈어야 했어." 라는 비아냥을 듣게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치매 초기때는 관심조차 없고 찾아오지도 않던 사람들이, 모든 것이 끝난 후에야 그런 말을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지금 저는 그 은둔과 고립의 삶에서 벗어나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그렇게 비아냥거리는 가족과 친척들과는 의절했습니다.

 

10년간의 치매 간병 생활을 모두 풀어내려면 책 한 권으로도 부족할 텐데, 이 짧은 글에도 생략된 부분이 너무나 많습니다. 아마도 그 생략된 부분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일 안 한 놈", "왜 간병을 했냐?", "왜 평생 일을 안 했냐?" 라는 빈정거림을 만들어낸 것이겠죠. 모든 것이 끝나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습니다.

 

어쨌든 저는 지금 새로운 인생을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제 인생을 응원하며, 힘차게 살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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