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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이 각박하다는 이야기 많이 듣잖아요. 그런데 이번에 KBS 추적60분에서 나온 한 청년의 이야기가 정말 마음이 아프고 남 일 같지가 않아서 같이 나눠보려고요.
경기도의 한 공단 근처 주택에서 37세 청년, 영호 씨가 고독사로 발견됐대요. 발견되기까지 한 열흘 정도 지났다고 하네요. 집주인이 월세가 밀리고 연락이 안 돼서 찾아갔다가 알게 됐다고 합니다.
특수 청소 업체가 현장을 정리했는데, 그 집이 정말... 충격적이었다고 해요. 마스크를 써도 냄새가 올라올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았고, 하수구도 막혀있었대요. 무엇보다 마음 아픈 건 영호 씨의 살림살이였습니다. 유품 정리 업체 분들이 수많은 현장을 다녔지만, 이번 집은 특히나 뭐가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작은 이동식 가방 하나에 다 들어갈 정도로 단출한 살림, 면바지 하나, 청바지 하나, 정장용 쇼핑백 하나... 이게 전부였다고 합니다. 30대면 그래도 대인관계도 활발하고 할 텐데, 정말 아무것도 없는 현장이었다고 하네요.
냉장고 속에는 먹다 남은 배달 음식과 과자 봉지 몇 개... 오래돼서 굳어버린 치킨 조각이 마지막 식사였던 것 같다고 합니다. 그가 남긴 마지막 흔적들은 너무나 쓸쓸하고 간소했습니다.
영호 씨는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남겨진 이력서 한 장이 그의 짧은 삶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지방 공업고등학교를 나와서 줄곧 조선소에서 일했던 37살 청년이었어요. 2004년 고등학교 졸업할 때쯤이 우리나라 조선업 경기가 제일 좋았을 때 중 하나여서 대우나 삼성 같은 대형 조선소에 많이 갔었다고 하네요. 영호 씨는 삼성중공업의 직영이 아니라 협력업체 직원으로 들어간 것 같다고 합니다.
그렇게 고등학교 졸업하고 거제도 대형 조선소 협력업체에서 꽤 오랫동안 일했다고 해요. 그런데 그의 고용보험 내역을 보니까...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짧게는 며칠, 길게는 1년... 회사를 옮겨 다닌 횟수가 무려 31곳이나 됐다고 해요. 이게 영호 씨만 특별했던 게 아니라, 조선소의 일당제로 일하는 하청 노동자들의 일반적인 모습이라고 하네요. 일감이 많으면 계약을 연장해서 1년 넘게 일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짧게짧게 옮겨 다닌다고 해요. 칼자루는 회사가 쥐고 있어서 노동자가 원한다고 길게 일하기가 어렵답니다.
설상가상으로 2016년부터 거제 조선소에 대규모 구조조정 한파가 닥쳤고, 영호 씨처럼 하청 업체 노동자들이 큰 충격을 받았어요. 일자리가 정말 구하기 어려워졌는데, 2020년 한 해에만 거제에서 9천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하니 상황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짐작이 가시죠.
힘든 상황 속에서 영호 씨에게 또 다른 불행이 닥칩니다. 작업장에서 낙상 사고를 당해 발목에 큰 부상을 입었어요. 인대가 파열돼서 수술도 두 번이나 받았다고 하네요. 그런데 이 사고 이후로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더 안타까운 건, 작업 중에 다쳤는데도 산재 처리를 망설였다는 겁니다. 당시 사고를 목격했던 동료의 말로는, 산재 처리를 하면 소위 '꼴통'이라고 찍혀서 다른 조선소에서 안 받아준대요. 기록이 남으니까요. 하청 업체 노동자들에게는 정말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죠. 다쳐도 산재 신청조차 제대로 못 하는...
발목 부상 이후 일을 제대로 못 하게 된 영호 씨는 거제도를 떠나 아무 연고도 없는 경기도의 한 공장으로 향했습니다. 새해가 밝은 1월의 일이었대요. 그리고 석 달이 채 되기도 전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겁니다.
돌아가신 누나의 말에 따르면, 영호 씨가 남긴 일기장에 쌓인 좌절감과 고통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고 해요. 아는 지인에게는 "한 3천만 원 정도 빚이 있다"는 이야기도 했었고요.
3천만 원 빚 때문에, 일자리 구하기 힘들고 다리는 아픈데... 그렇게 37살 청년이 홀로 세상을 떠났다는 게 너무 가슴 아픕니다. 이게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고요. 다들 먹고 살기 바쁘니까 형제나 지인끼리 연락하기도 쉽지 않고. 어떻게든 일은 해야 하는데 몸은 아프고... 그런 상황에서 결국 혼자 남겨졌다는 게...
정말 짧은 생이었지만, 열심히 살았던 한 청년의 죽음입니다. 이건 누구의 책임일까요? 생각할수록 마음이 무겁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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