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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설명하기에 앞서, 본인이 올해 새 노트북을 장만하고 파일 정리하다가 '증거'라는 파일이 있길래 봤더니 그때 트라우마가 생길 뻔한 일과 관련된 스크린샷들이 발견되어 한번 그때 썰을 풀어보려고 함.

 

 

 

 

 

 

 

 

 

 

 

 

우선 일 자체는 2024년 8월 28일 밤. 난 일을 끝마치고 집에 들어와 씻고 자기 전인 오후 10시 반. 심심해서 노트북하다가 트위터에 들어감. 들어가서 아래로 스크롤 하다가 웬 "계정 팝니다"라는 트윗을 봄.

 

 

(현재 그 계정은 정지되어 당시 방문록으로 대체)

 

난 호기심으로 그 트윗을 눌렀는데 그 유저의 프로필이 뭔가.... 심상치 않은 느낌이었음. 여기서 또 호기심이 발동한 나는 그 유저의 프로필을 클릭했는데, 이 클릭이 큰 일로 번지게 될 줄은 몰랐음.

 

아무튼 그 유저의 프로필에 들어가서 아래로 스크롤 한 순간.... 이때부터 난 충격을 받기 시작함.

 

 

 

바로 무려 고속도로 위에서 라이브를 진행하는 영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난 저 화면을 보자마자 바로 잠이 다 깸과 동시에 두 눈이 휘둥그레하며 깜짝 놀랐다. "내가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 거지?"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음.

 

아니, 그나저나 지금은 그런 생각할 때가 아니었다. 목소리를 들어보니까 아직 학생일 듯한 남자의 목소리인데 겨우 어린 나이에 위험한 짓을, 그것도 대중의 눈 앞에서 하려는 건가?

 

난 이래저래 공포에 떨면서도 생각이 우왕자왕 하고 있을 때, 영상에서 화자 (이하 학생)가 "애들아 미안하다." "뛰어 내릴까?" 라는 말을 하자마자 도저히 안 되겠다한 난 이런 생각을 함.

 

"그 고속도로를 찾아내서 학생을 구조해보자."

 

 

하지만 그렇게 쉽게 찾아 리가, 우선 위에 영상 화면에 보듯이, 시간대가 무려 깜깜한 밤이었기에 위치를 찾는 데에 큰 어려움이 있었다. 기껏해야 고속도로 모양을 유추해서 찾아야 하는데 그것마저도 어려웠던 상황.

 

그런데 그때 학생이 "수원남부경찰서에서 자꾸 연락이 와" 라는 말을 했음. 옳거니. 난 이 말을 토대로 수원시 고속도로를 검색하여, 거리뷰를 돌아다녀 봤지만... 그것마저도 거리뷰 사진과 영상 시간대가 완전 달라 비교도 힘들었다.

 

그렇게 끙끙 앓던 중, 학생이 의도치 않게 힌트를 주었다.

 

 

 

(급하게 기억을 최대하게 떠올려서 재현한 사진)

 

바로 학생이 한때 전국을 떠뜰썩하게 만들었던 수원 영동고속도로 방음터널 귀신 소동 뉴스를 보는 걸 화면으로 보여줬기 때문.

 

저걸 본 나는 순간 촉이 떠올랐다. "설마...?" 하면서 바로 거리뷰를 수원 영동고속도로로 돌려 그중 동그라미 모양의 도로를 비교한 결과. 거리뷰와 영상의 도로의 구도가 얼추 맞는 것이었다! 이것으로 그 고속도로가 영동고속도로일 확률이 올라갔다.

 

 

 

 

 

 

더군다나 라이브 막바지에 학생이 카메라를 돌려 주변 건물이 보이게 만들었는데 이것도 항공뷰로 돌려본 결과, 역시나 건물은 물론 방음터널 모양, 도로도 맞았다. 완벽하게 영동고속도로 방음터널 확정.

 

이제 마지막으로 해야할 일은 바로 경찰에 신고하는 일 뿐. 솔직히 난 이때 처음으로 경찰에 신고하는 일이라 떨렸었지만 방임해서 나중에 학생이 끔찍한 일을 저지른 것보다 일단 더 늦기 전에 빨리 신고해서 사람 목숨 한번 살려보자하는 마음으로 경찰에 신고함. 이때 좀 떨려서 말을 더듬이기도 함.

 

https://drive.google.com/file/d/1DAE0mwEl6-jZ2ypw4n_CreS3QrDuDcIM/view?usp=sharing

(당시 신고 전화 녹취록)

 

이후 신고 몇 분 뒤에 경찰관이 내 집 근처에 출동해서 내가 경찰관분들한테 그 영상을 보여줬는데 너무 어두워서 그런지 자기들도 수원 맞냐고 묻더라. 난 당연히 수원 영동고속도로 맞다고 몇 번 말했고. 아무튼 이후 경기소방서에서 전화가 와 내가 영동고속도로 중 정확한 위치 알려주고 신고 상황을 지켜보다가 그렇게 오전 2시 반에 그 학생을 걱정하면서 잠자리에 들음.

 

 

 

다음 날 오후, 직장 점심시간에 점심을 먹은 후 그 학생이 생각이 나서 혹시 몰라 네이버에 "영동고속도로"를 검색하고 최신 순으로 정렬를 했더니...

 

 

다행히 그 학생이 무사히 구조되었다는 기사가 나와 해피엔딩...

 

 

 

 

 

 

되어야 했었으나 난 이때 인간의 인격을 다시 생각하게 됨.

 

 

 

 

우선 기사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시청자 관심을 끌려고"? 하지만 유저의 프로필을 봤듯이, 캐릭터에 피가 묻어있는 것을 보면 그 영상이 관심을 끌려고 한 것이 아닌, 절대 해선 안 될 영상인 게 뻔했음.

 

혹시 몰라 난 다른 기사들을 살펴봤는데.. 역시 전부 비슷하게 서술되어 있었음. 그리고 댓글들은 마찬가지로 전부 그 학생을 비난하기에 일쑤.

 

그리고 유튜브에서 이와 관련된 뉴스 영상이 업로드 되어 댓글을 살펴봤는데 역시나 내 예상이 얼추 맞았음.

 

 

 

 

 

 

지인들은 물론, 본인이 자세한 정황을 댓글로 진술하였기 때문.

 

 

 

 

이에 빡쳐버린 난 그 기사들을 작성한 모든 기자들에게 기사 수정 요청 메일을 보내봤으나.... 전부 읽씹하였다.

 

 

 

난 이때 기사들과 악플러들을 비롯한 인간들이 얄미웠다.  그저 경찰의 말만 듣고 진실 마냥 작성한 기자들, 그리고 그 진실을 모른 채 그 학생을 비난하기에 바쁜 악플러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생기게 해야 했었나...? 난 이때 죄책감으로 '신고를 하지 말았어야 했나...'라고 속으로 생각했지만, 앞서 말했듯이 방관하는 것 보다 신고하는 게 낫다고. 그렇게 그 라이브 영상과 뉴스들은 내 마음 속에 작은 트라우마로 남게 됨.

 

 

(참고로 그 학생은 방송 도중 날 차단함과 동시에 트위터 계정에 있던 라이브 영상을 종료 몇십분 뒤에 삭제하여 로스트 미디어가 되어버렸고, 그 계정 자체도 한달 뒤에 영구 정지되어 현재 다른 계정으로 활동하고 있음.)

 

 

마지막으로 글을 끝내기 전, 그때 악플을 달은 사람들에게 이런 한 말이라도 하고 싶음.

 

"사람 목숨 구한 일이 그렇게 비난할 일인가? 비록 그 사람이 늙거나 어리거나, 혹여 그 사람의 성격이 좋든 나쁘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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