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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정화조 미스터리

기묘한 발견

1989년 2월 28일, 일본 후쿠시마현 다무라시 미야코지무라의 조용한 마을에 위치한 미야코지 초등학교. 이 초등학교는 시골에 있어 교직원 숙소가 마련되어 있었고, 아케미 짱이라는 이름의 23세 여교사가 이곳에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수업과 교외 업무를 마친 아케미 짱은 추운 날씨 속 오후 5시 10분경, 자신이 사는 숙소로 향했습니다.

오후 6시, 아케미 짱은 숙소의 오래된 재래식 화장실을 이용하려 했습니다. 오늘날 도심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재래식 화장실은 배설물이 밑에 그대로 쌓이는 방식입니다. 아케미 짱이 변기에 앉아 아래를 내려다보았을 때, 이상하게도 변기 밑에서 신발 한 짝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순간 표정이 일그러진 아케미 짱은 눈을 가늘게 뜨고 자세히 보려 했고, 그 신발 옆에서 사람의 얼굴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 아케미 짱은 비명을 지르며 숙소 밖으로 뛰쳐나왔고, 숙소 뒤편의 화장실 쪽을 살펴보자 정화조 뚜껑이 열려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곳에 다가가 정화조를 들여다본 아케미 짱은 안에 한 남성의 다리가 보이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대로 근처 다른 교직원 숙소로 달려간 그녀는 화장실에 수상한 사람이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숙소 근처에 사는 교장에게도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오후 6시 20분, 교장의 신고를 받고 경찰과 마을 소방 단원이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그들은 변기 아래 대소변을 뒤집어쓴 사람에게 말을 걸어보았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습니다. 소방 단원들이 정화조로 가 남성의 발을 잡아 꺼내려 했지만 미동도 없었습니다.

시신 인양과 신원 확인

결국 경찰은 근처 건설 회사에 협력을 요청했고, 중장비가 동원되어 정화조 주변을 파내기 시작했습니다. 조심스럽게 흙을 파내 정화조를 드러낸 뒤, 사람이 다치지 않게 조심스럽게 파괴하여 그 안에 있던 남성을 꺼낼 수 있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이 남성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눈 내리는 추운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상반신 옷을 벗은 채 사망한 상태였으며 사후 경직이 시작되었습니다. 양손으로는 자신이 입고 있던 옷을 돌돌 말아 안고 무릎을 구부린 채 굳어 있었습니다. 이 옷은 후드 점퍼, 흰색 상의, 운동복, 속옷 두 장이었습니다. 아케미 짱이 얼굴 옆에서 발견했던 신발 한 짝도 시신 옆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지독한 냄새를 풍기며 굳어 있는 남성의 신원을 확인한 아케미 짱은 크게 놀랐습니다. 변기 안에서 사망한 남성이 바로 아케미 짱과 잘 알고 지내던 칸노 나오키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칸노 나오키는 당시 26세로, 교직원 숙소에서 차로 10분 정도 떨어진 가까운 마을에 부모님과 함께 사는 평판이 아주 좋은 건실한 청년이었습니다. 나오키는 아케미 짱의 약혼자와 친구 사이였기에 자주 면식이 있었고, 아케미 짱이 장난 전화로 고민할 때 도움을 주기도 했으며, 마을 청년회 멤버로서 학교 행사를 돕는 일도 많았습니다.

대소변을 뒤집어쓴 나오키의 시신을 씻어내기 위해, 한 경찰관이 호스로 물을 뿌리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시신은 소방대 초소로 옮겨져 다시 몸을 씻었고, 마을 병원으로 옮겨져 부검이 실시되었습니다.

부검 결과와 경찰의 결론

부검 결과, 나오키의 사인은 흉부 순환 장애, 즉 질식사로 결론 내려졌습니다. 좁은 화장실 정화조 안에서 호흡하기 어려운 자세로 인해 압박 질식사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시신의 사후 경직으로 미루어 사망 시점은 발견 이틀 전인 2월 26일로 추정되었습니다. 정화조 안으로 침입하면서 생긴 무릎과 팔꿈치의 긁힌 상처 외에는 별다른 외상이 없었습니다.

경찰은 이러한 부검 결과와 외상 부재를 근거로 사건성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경찰은 나오키가 숙소에 사는 여성을 훔쳐보기 위해 정화조를 통해 변기 안으로 들어갔다가, 좁은 공간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고 사망한 사고사라고 결론짓고 사건을 종결했습니다.

의문점과 미스터리

하지만 나오키의 아버지와 마을 사람들은 이 결론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습니다. 나오키의 아버지는 곧바로 현장으로 가 파괴된 정화조의 일부를 가지고 돌아갔고, 아들이 발견된 것과 똑같은 콘크리트 정화조를 찾아다녔습니다. 나오키의 유족과 마을 사람들은 나오키가 그런 어리석은 짓을 할 리 없다며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결국 나오키의 친구들과 가족들은 불과 한 달 만에 4,300명에게 진상 규명을 요청하는 서명을 받았지만, 경찰은 재수사를 거부했습니다.

이 사건은 사고사로 종결되었지만, 여러 미스터리한 내용이 드러나면서 사고가 아닌 사건성이 의심되고 있으며, 수수께끼가 풀리지 않아 일본 최대 미스터리 사건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화조 진입 가능성과 재현

나오키의 아버지는 1994년 후지 TV의 '초현상을 보았다'라는 방송에 출연하여 사건 현장에 있었던 정화조 일부를 가지고 제언을 진행했습니다. 그는 후쿠시마의 가장 추운 한겨울에 상반신 알몸으로 변기 안에 들어갔다는 것이 부자연스럽다고 주장했습니다. 방송에서는 나오키와 비슷한 신장(169.2cm)에 체중이 5kg 적은 스태프가 정화조 안으로 들어가 보려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실제 직경이 30cm 정도였던 철제 뚜껑 프레임 때문에 더 좁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다른 방송에서는 아크로바틱한 자세(물구나무)로는 들어갈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3D 시뮬레이션이 제시되기도 했습니다.

신발의 미스터리

가장 특이한 점 중 하나는 신발입니다. 한 짝은 나오키의 얼굴 옆 변기 밑에서 발견되었는데, 마치 얼굴을 가리려 했던 것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 짝은 사건 현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이 떨어진 신발 한 짝 때문에 나오키가 누군가에게 쫓기거나, 혹은 이곳에 강제로 끌려와 들어가게 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었습니다.

나오키는 어떤 사람이었나?

마을에서 성실하고 예의 바른 청년으로 평판이 좋았던 칸노 나오키는 생전에 감수성이 풍부하여 학창 시절 밴드 활동을 했고, 성인이 되어서는 후쿠시마 원전을 관리하는 유지보수 영업 주임을 맡고 있었습니다. 나오키는 인망이 두터워 마을 청년회 레크리에이션 담당 부장을 맡았고, 원전 부하직원의 결혼식이나 마을 행사에서 사회를 자주 맡는 등 마을 청년회의 중심적인 인물이었습니다. 그의 집에서 후쿠시마 원전까지는 차로 40분 정도의 거리였습니다.

사건을 둘러싼 가설들

수많은 의문점과 함께 다양한 가설이 제기되었습니다.

  • 성적 판타지 사고설: 아케미 짱이 휴가로 친가에 내려간 것을 알고 있던 나오키가 특이한 성적 판타지(스카톨로지나 압박을 즐기는 판타지) 때문에 아케미 짱이 사용하는 변기 속으로 스스로 들어갔다가 좁은 공간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고 사망했다는 설입니다. 영국에서 스스로 좁은 가방에 들어갔다가 사망한 사례도 언급되었습니다. 그러나 영하의 추운 날씨에 옷을 벗고 침입했다는 점은 의문스럽습니다.
  • 정치 관련 타살설: 사건 발생 당시 마을에서는 치열한 촌장 선거가 있었습니다. 재임 중이던 와타나베 촌장은 원전 지역 경제 발전을 주장하는 원전파였고, 나오키에게 자신의 응원 연설을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나오키는 눈이 많이 와서 연설을 하기 싫다고 친구에게 털어놓거나, 당시 선거판의 부정한 금품 거래에 염증을 느껴 이를 거부했습니다. 이에 앙심을 품은 촌장 측이 나오키를 살해했다는 설입니다.
  • 원전 비리 관련 타살설: 사건 발생 두 달 전, 후쿠시마 제2원전 3호기에서 깨진 부품 사고가 발생했고, 도쿄 전력의 보수 과장이 책임을 추궁받은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은 나오키의 직장 동료였습니다. 정의감 넘치는 나오키가 사망한 동료의 억울함을 파헤치다가, 후쿠시마 원전의 중대한 결함을 발견하고 이를 폭로하려 하자, 도쿄 전력 측으로부터 의문의 죽임을 당했다는 설입니다. 사건 5일 전, 나오키가 친구에게 "내일 누군가를 만나는데 마음이 상당히 무겁다"고 말했던 점이 이러한 가설을 뒷받침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타살설들 역시 의문점을 남깁니다. 숙소 주변에 세 개동의 숙소가 더 있었고, 작은 경찰서도 가까운 곳에 있었는데, 굳이 이곳 정화조에 강제로 들어가게 했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나오키 차량 발견

사건 다음날, 나오키의 차량인 도요타 크라운이 정화조 근처 주차장(사건 당시 농협이 있던 장소)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차량은 비스듬하게 주차되어 있었고, 차 키가 꽂혀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는 운전자가 금방 다시 돌아올 것 같은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이 주차장에서 숙소 뒤편으로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사건 이후

사건이 사고사로 종결된 이후, 나오키의 시신을 물로 씻어냈던 경찰관과 시신 검시를 맡았던 담당 의사 모두 사건 직후 이직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사건은 과연 나오키의 특이 성적 판타지로 인한 불행한 사고였을까요? 아니면 누군가에게 강제로 변기에 들어가게 된 타살 사건이었을까요? 30년이 넘도록 이 미스터리는 풀리지 않고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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