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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산 기슭, 수수께끼의 마을: 쇼진 민숙쿠의 그림자

일본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수께끼 같은 마을들이 곳곳에 존재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울창한 산림으로 사방이 둘러싸여 갇힌 듯한 한 마을이 있습니다. 바로 **쇼진 민숙쿠(精進民宿)**라는 곳인데요. 이곳은 단순한 산골 마을이 아닌, 일본 최악의 사이비 종교였던 옴진리교의 본거지로 사용되었다는 충격적인 역사 때문에 더욱 유명해졌습니다. 그 독특한 생김새와 숨겨진 이야기 때문에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곳입니다.

숲에 갇힌 마을의 탄생 배경

쇼진 민숙쿠는 후지산 부근에 위치하며, 모토스코 호수(本栖湖) 등 큰 호수들이 여럿 있는 지역과 가깝습니다. 마을이 이렇게 탄생하게 된 배경은 196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태풍으로 인해 후지산 인근 마을이 물에 잠겼고, 잠긴 마을 주민들뿐만 아니라 인근 호수 주변에 살던 사람들도 주거지가 위험해질 것을 우려하여 이곳으로 집단 이주를 했다고 합니다.

호수 옆에서 어업과 관련된 일에 종사하며 평생을 살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산속에 갇힌 이곳으로 오니 먹고 살 길이 막막해졌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일본 내에서 민박(民宿, 일본식 게스트하우스) 열풍이 불면서, 보시다시피 이곳은 온통 민박집으로 채워진 민박촌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현재까지도 약 16개 정도의 민박집이 운영 중이라고 합니다. 일본 민박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민박집 사장님의 친절함이나 밥 맛에 대한 후기를 비교하는 글들도 많다고 하네요. 하지만 최근에는 특히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민박집이 많다고 합니다. 낮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마을에 사람이 한 명도 보이지 않는 고요함은 현재 상황을 짐작게 합니다.

옴진리교와 공포의 그림자

이 마을의 역사는 어두운 그림자를 품고 있습니다. 바로 일본 최대의 사이비 종교였던 **옴진리교(オウム真理教)**와의 연결고리 때문입니다. 옴진리교는 세계 종말론과 폭력을 기반으로 한 위험한 집단이었습니다. 1995년, 도쿄 지하철에 살인 가스(사린 가스)를 살포하여 많은 사망자를 내며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놀랍게도 쇼진 민숙쿠는 바로 이 옴진리교의 본거지로 사용되었습니다. 옴진리교는 이 마을에 비밀 시설을 건설하고 화학 및 생물 무기, 심지어 핵무기까지 개발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다 증거가 있는 사실이라고 하네요. 옴진리교 사건은 이 지역의 옛 지명(카미쿠이 카무라)이 현재의 야마나시현 후지카와쿠치코조로 바뀌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결국 도쿄 독가스 살포 사건 이후 옴진리교 수뇌부들은 체포되어 사형당했습니다.

고요함 속의 기묘한 분위기

현재 마을은 고요하지만, 곳곳에서 기묘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마을 한가운데 있는 광장은 해가 제대로 들지 않아 마치 공포 영화에 나올 법한 모습으로 매우 무서운 느낌을 줍니다. 녹슨 해골 조형물이나 사용할 수 없게 막아놓은 화장실 등은 이러한 분위기를 더합니다. 마을에는 민박집 외에도 주민들이 살고 있는 주택들도 있지만, 낮에도 사람을 보기 어렵습니다. 옛 초등학교 부지는 현재 폐교되어 운동장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데, 그 운동장 크기가 엄청나 마치 프로 야구장 네 개를 합친 듯한 사이즈라고 합니다. 학교 건물 안에는 오래된 배불뚝이 텔레비전이나 피아노 등이 방치되어 있어 폐교된 지 오래되었음을 짐작게 합니다.

나무의 바다, 주카이와 아오키가하라

이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빽빽한 살림을 '수해(樹海)'라고 부릅니다. 수해는 사전적으로 나무의 바다라는 뜻으로, 울창한 산림의 광대함을 이르는 말입니다. 일본어로는 '주카이(ジュカイ)'라고 합니다.

이 쇼진 민숙쿠와 가까이 있고 같은 '주카이'로 연결되어 있는 곳 중에 **아오키가하라 주카이(青木ヶ原樹海)**가 있습니다. 이곳은 세계적으로 매우 유명한 곳으로, CNN이 선정한 세계 7대 공포 스팟 중 하나로 뽑혔습니다. 아오키가하라 주카이는 한번 들어가면 방향감을 상실하여 나오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1973년부터 2003년까지 30년 동안 이곳에서 발견된 시신만 정확하게 1739구에 달한다고 합니다. 발견되지 않은 시신까지 합치면 그 수는 엄청나겠죠. 이곳은 전문가가 아니면 함부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오키가하라 주카이에 대한 여러 가지 괴담도 전해집니다. 첫 번째는 안에 들어가면 나침반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이곳에서 돌아가신 분들의 영혼이 떠돌아다닌다는 것입니다. 갇혔다가 나온 생존자들은 정체 모를 손이 자신을 끌어당겨 정신이 희미해지고 자기도 모르게 갇혀버리는 현상을 겪었다고 증언하기도 합니다. 아오키가하라의 면적은 여의도의 약 30배 정도 된다고 하니, 그 규모와 압도적인 숲의 깊이가 이러한 이야기들을 더욱 증폭시키는 것 같습니다.

아름다움과 공포가 공존하는 곳

마을을 둘러싼 숲과 호수, 그리고 멀리 보이는 후지산의 풍경은 매우 아름답습니다. 특정 지점에서는 후지산이 정면으로 아주 멋지게 보이는 장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자연의 아름다움 뒤에는 마을의 고립된 역사와 옴진리교라는 어두운 과거, 그리고 인근 아오키가하라 주카이가 가진 공포스러운 이야기들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쇼진 민숙쿠는 단순한 마을이 아닌, 자연과 인간, 그리고 역사 속에서 얽힌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복합적인 공간입니다. 고요함 속에 숨겨진 두려움, 그리고 아름다움 뒤에 가려진 슬픔과 공포가 이곳을 더욱 수수께끼 같고 매력적인 장소로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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