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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을 어떻게 꼬셔야 결혼 해줄지 모르겠다고 도와달라 했으면 좋겠다. 무릎도 꿇어봤고 우리 결혼 언제 해? 4년 사귀었으면 결혼해도 되지 않아? 존?! 대놓고 몇번 물어보기도 했는데, 존은 응 그래~ 그러자~ 좀만 기다려~~ 하고는 더이상 대답을 안해주는 바람에.. 결국 존 취향을 가장 잘 알 것 같은 부모님댁까지 오고야 말았음. 뭐 해볼 수 있는 건 이미 다 해봤다 그러고- 부모님 생각엔 그냥 요즘 일이 바빠서 그런거 같은데... 싶지만, 크리스가 눈을 반짝반짝 거려가며 도와달라고 매달려오니까 그게 귀여워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시작했음. 걔 말은 안해도 꽃같은 거 좋아하던데.. 전에 보니 스트레스 받을 때 생화에 얼굴 묻고 화 가라앉히고 있더라고.. 그건 그냥 풀냄새가 좋은 거 아냐? 라던가, 아 존이라면.. 제일 좋아하는 건 돈인가?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잘 없을걸? 걘 명예가 우선인지 권력이 우선인지 모르겠어~라던가, 어느순간 하하호호 분위기가 좋아지더니 존.. 어릴 땐 골목대장이었지~ 당신 그거 기억나? 걔 초등학교 들어가자마자 인종차별한 애 패고 오더니 다음날엔 친구가 됐다고 김치먹이려 데려왔던거? 하며 추억 이야기로 빠지기도 했음. 귀를 쫑긋 세우고 있던 크리스는- 존 등짝 패는 솜씨가 그 때 부터였구나!! 크- 역시 쬰!!! 감탄하며 이야기에 빠져들었다가, 정신을 차리니 두시간이 지나있었음. 아차!! 이럴 때가 아니지;; 싶었던 크리스가 그럼 어머니는 아버지께 어떤 프로포즈 받으셨어요? 하고 물었음. "그땐 우리가 펄럭에서 살았던 때라~ 정서가.. 크리스가 이해할 수 있을까??" "나는 이이가 '매일 아침 당신이 끓여주는 된장찌개를 먹고싶다'-고 프로포즈해서 그래주겠다고 했어~" "댄..텐장찌ㄱㅔ??" "대충.. 매일 아침 아내가 준비해 준 커피와 샌드위치로 눈을 뜨는 거랑 비슷한거지. 그것보단 좀 더 깊은 맛이지만~" "댄장찌ㄱㅔ..." "요즘 젊은 사람들은 맞벌이가 기본이라 그렇게 말하면 뺨맞는다더라~" "다 그 시절의 향수지 뭐~." 존의 부모님이 다시 향수에 젖어 자신들의 과거를 추억하고 있을 때, 뒷말은 들리지도 않고 커피샌드위치보다 깊다는 된장찌개를 잊지 않기 위해 핸드폰에 열심히 '댄장HIㄱㅔ'를 입력했음. 그러고도 한참을 더 존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듣다가 저녁도 든든하게 얻어먹은 크리스는, 존이 새벽 비행기로 도착한다고 했으니 이만 일어나 볼게요-하며 몸을 일으켰음. 우리도 존이 독립한지 꽤 됐으니까~ 도움이 안돼서 미안하네~ 하는 말에 크리스는 아니예요! 큰 도움이 됐습니다!! 씩씩하게 대답하고는, 다음엔 존이랑 같이 오라는 말에도 네!! 꼭 결혼인사 드리러 오겠습니다!! 방글방글 웃어가며 존의 부모님과 포옹을 했음. 공항에 도착한 존은 매니저와 다음 스케쥴을 협의하며 입국장에 들어섰는데, 쬰!!!!! 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달려오는 크리스를 발견했음. "...크리스? 마중온단 얘기 없었잖아." "매니저님도 피곤할테니까! 엇갈리지 않아서 다행이다!!" 크리스는 생글생글 웃으며 매니저에게 간식을 안겨주었고, 존은 제가 데려다 줄게요~바로 퇴근하세요~하며 존을 빼돌렸음. 존이 당황해 난처한 표정으로 매니저에게 미안하단 제스쳐를 취했고, 일이야 내일 전화로 마저 협의하지 뭐..싶었던 매니저는 조심히 들어가라며 손을 흔들었음. "고작 3일이었는데 뭘 또 마중나오고 그래?" 멋쩍은 듯 말했지만 바로바로 캐리어를 끌어주고 밖은 춥다며 목도리를 둘러준 후, 따뜻한 음료를 담은 텀블러까지 손에 쥐어 주는 극진한 서비스는 존으로서도 싫을 수가 없었음. 존은 기분 좋게 웃어 보이는 크리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음. 그 손길에 더 애교스러운 웃음을 보이는 크리스에게 말로 해주진 않았지만 아 진짜 잘생겼네~ 같은 생각을 하며 쑥쓰러운 표정을 숨기려 텀블러를 입에 가져갔음. "푸훕ㅡ!!!" "존..?? 왜그래? 뜨거웠어??" 크리스는 존의 뿜는 소리에 놀란듯 달려와 턱아래로 뚝뚝흐르는 것을 손수건으로 닦아주었음. "...야.. 이거.. 된장..국 아냐?" "응? 맞아!" "아니.. 이거 맛이.. 너 우리 엄마 만났어?" "응! 맞아!" "...왜?" "어머니가 새벽이라고 묽은 국으로 끓여주셨어! 그거 먹으면 밥먹고 싶어 할거래서 차에 밥도 있다?" "어.. 그거 좋ㄷ.. 아니 그게 아니고, 나 없이 엄마는 왜 만났어?" "존- 그거 좋아한다며." "응? 그야.." "어때?? 일 없는 아침마다 내가 댄장찌게 끓여주면?" "뭐? 니가 왜..." 영문 모를 크리스의 말을 듣다.. 어딘가 낯설지 않은 기시감이 들었고, "야.. 너 우리 부모님 프로포즈 얘기 들었냐?" 크리스는 아.. 이거 또... 싶은 얼굴로 한발 물러 서려는 존의 허리를 끌어안았음. "성공하면 어머니께 신부 수업 받기로 했어!! 그러니까 이젠 내가 끓인 댄장찌게만 먹어줘, 존!!" 꽉 옭아맨 팔힘과 상반되게 헤헤 거리고 있는 크리스의 얼굴에 존은 어이가 없었음. 하지만 그 얼굴이 너무 귀엽고.. 무엇보다 휴식기에 이야기를 나누나.. 지금부터 천천히 이야기 나누고 휴식기에 식을 올리나..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음. "..어쩔 수 없네. 잘 배워와. 설거지는 내가 해줄게." 존은 푸스스 웃으며 크리스의 어깨에 팔울 둘러 키스해주었음. +)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존이 '신부 수업이라는데 용케도 배우겠다고 했네? 엄마가 그러래?' -하고 물었는데, 크리스가 '응? 밤에는 제가 신랑이니까 낮에는 제가 신부할게요! 했더니 그러라고 하시던데?'-라고 대답해서 운전 중에 등짝 터졌으면 좋겠다. 파인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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