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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alaki.net/352581352 30

"프레디 어디 아프냐? 애가 도서관에도 통 나오질 않네."

프숙이 만든 디콘과 디선의 모자를 전해주러 왔던 디키는 디콘이 조심스레 묻자 무심하게 대답함.

"며칠 전에 딕희 할머니네 보냈어. 애가 좀 갑갑해 하는 거 같아서. 원래 며칠 전에 누나랑 같이 가기로 했었는데 갑자기 못가게 됐잖아. 그날 혼자라도 가랬더니 망설이다 결국 못갔는데 애가 우울해 하는거 같아서 누나가 등떠밀어 보냈어. 사람도 사귀어보고 바람도 쐬고 오라고"

"프레디가 우울해 했어? 아니, 왜 나한텐 일언반구도 없이 갔어?"

"...프레디한테 용건이라도 있어? 왜 형한테 말해야 하는건데. 우리만 알면 됐지."

"...암튼, 잘 도착했대?"

"로잘린 누나가 편지를 보내줬는데 프레디 잘 있다나봐. 우리 프레디가 성격이 밝고 착해서 어딜 가든 잘 지내거든. 누나가 일하던 의상실 살롱에서 일을 도와주고 있는 모양이야. 둘이 성격이 비슷하니 잘 하겠지 뭐."

디콘은 디키가 프레디를 우리 프레디, 우리 프레디 하고 자기 애처럼 말하는게 맘에 들진 않았지만 계속 캐묻기도 뭣해서 입을 다물었음.

ㅡㅡㅡㅡ

프레디는 도통 밤에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고 있었음. 처음 며칠은 이곳저곳 구경하느라 피곤하고 들떠서 잘 잤지만 시간이 갈 수록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다 새벽에 겨우 잠들었다가 아침 햇살에 눈이 부셔 선잠을 깨는 일이 잦아졌음. 새벽에 뒤척이다 일어나 앉은 프레디는 항상 침대 이불 밑에 놓아뒀던 디콘의 옷을 가져올 걸 그랬나 후회도 되었음.

박사님 보고싶다...

프레디는 항상 엎어지면 코닿을 곳에 있어 미처 느끼지못했던 디콘의 존재감이 얼마나 마음속에 크게 자리잡고 있었던가 뼈저리게 느끼게 됨. 누나나 디키형에게 느끼는 친밀한 마음과는 뭔가 다르게 마음속에 몽글몽글하게 피어오르는 마음을 주체하기 힘들었다.

누나는 지나가는 첫사랑일 거라고, 시간이 해결해줄 거라고 했지만 과연 또다른 사람을 만나게 될까...?

ㅡㅡㅡ

프숙은 집안이 몰락한 사정에 대해 프레디에게 세세하게 설명해주지 않았다. 프레디가 일단 어렸었고, 충격도 많고 상처도 많아 심신이 안정될 때까지 미루어두기로 했었다. 이젠 프레디도 성장했고 많이 안정이 된 것 같아 이번에 프레디랑 둘이 딕희 할머니네 집으로 여행을 떠나 모든걸 알려주려고 했었는데 갑자기 임신이 되는 바람에 계획이 어긋나버린 거였지. 앞으로 아이를 낳고 기르려면 또 시간이 촉박해서 자꾸 미뤄질 텐데...

프숙은 프레디가 돌아오는 대로 모든 이야기를 자세히 해주기로 다짐함. 아니,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 것도 없었다. 프숙은 곧 펜과 종이를 꺼내 긴 편지를 쓰기 시작했음.

ㅡㅡㅡ

프레디는 로잘린과도 곧 친해짐. 로잘린은 성격이 화통하고 통도 커서 프레디는 로잘린하고 있으면 뭔가 재미있는 일이 생길 것 같아 기분이 좋았음. 로잘린도 얌전하고 차분한 프숙과는 달리 장난끼도 많고 활발한 프레디가 마음에 들었는지 의상실이 끝나면 프레디를 재미있는 곳에 데려가 주곤 했음. 프레디는 프숙의 편지를 받고 여러 생각을 한 끝에 이곳에서 의상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를 해서 성공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당분간 돌아가지 않고 의상실에서 일하며 로잘린과 메숙 부인의 조언을 받아 재단사 양성소에 다니며 공부를 하기로 함.

ㅡㅡㅡ

디콘은 프레디가 말없이 떠난 것도 서운했지만 프숙으로부터 프레디가 당분간 돌아오지 않겠다고 했다는 말을 듣자 울적해짐. 얼마후 프레디가 디콘에게 보낸 편지에는 디콘의 청혼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으며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이곳에서 공부를 하고 내 힘으로 성공할 거라고, 좋은 분과 결혼해서 행복하시길 바란다고 정중한 문체로 쓰여 있었음.

한달 쯤 후, 동료들과 모임에서 술을 좀 마신 디콘은 좀 취한 상태에서 말을 타고 어두운 숲길을 지나고 있었음.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었다.

갑자기 말 앞으로 뭔가 야생동물 같은 것이 휙 지나가자 말이 놀란 듯 앞발을 들고 울부짖음. 평소같으면 얼른 말을 진정시켰겠지만 그날따라 취기가 좀 돌았던 디콘은 그만 말에서 맥없이 떨어지고 말았음. 말은 혼자 어디론가 달려가고 디콘은 발을 절뚝이며 몸을 일으켜 혼자 걸어 집으로 돌아옴. 다행히 많이 다치진 않았지만 거세진 비를 맞고 밤새 걸어 집으로 걸어들어온 통에 디콘은 심한 감기로 앓아눕고 말았음.

"폐렴인 것 같대. 큰일이네."

"어떡해, 아주버님 많이 아프셔? 가봐야지."

프숙은 발을 동동 구르며 디콘에게 문병갈 채비를 했지만 디키가 단호하게 막음. 임신한 상태에서 감기가 옮으면 큰일난다는 생각이었지.

디키가 안색이 창백해져서 디콘이 누운 방을 서성임. 의원을 불러 약을 써봐도 신통치 않았고 디콘의 병세는 차도를 보이지 않았음. 이러다 정말 형이 잘못되면 어쩌나 싶어 디키는 절망해서 머리를 감싸고 의자에 주저앉았다. 그때 옆에 앉아있던 디선이 벌떡 일어나 달려가더니 누군가를 꼭 끌어안았음. 연락을 받고 부리나케 달려온 딕희 부인이었다.

.

"엄마가 그때 집시들이 먹는 약이라면서 이걸 달여서 먹으면 심한 감기에 좋다고 했어요."

딕희 부인을 따라 집으로 돌아온 프레디가 시장에서 구해온 약초를 내밀자 프숙이 그제서야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는 듯 고개를 끄떡임. 자신도 어렸을 때 심한 감기에 걸렸을 때 애니가 그 약초를 달여준 약을 먹고 나은 기억이 있기에. 딕희 부인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약초를 달인 물을 디콘에게 먹여보기로 함.


"곧 괜찮아 질 거에요, 박사님."

디콘은 열에 들떠 흐릿한 의식 속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자 고개를 돌려봄. 프레디가 스푼으로 디콘의 입에 뭔가 쓴 액체를 떠서 흘려넣고 있었음.

'프레디? 설마...'

디콘은 꿈인가 싶었음. 디선이를 프레디로 착각한 걸까... 조금 후 깜빡 잠이 들었었는지 눈을 떠보자 프레디는 없고 딕희 할머니와 디키와 디선이 걱정스레 바라보고 있었음. 디콘은 역시 꿈이었구나 싶었다.

"괜찮아? 오빠? 나 알아 보겠어?"

"...물 좀 줄래?"

디콘이 힘들게 입술을 달싹여 말하자 디선이 얼른 나가 물을 컵에 담아 가지고 왔다. 디키가 디콘의 몸을 일으켜 주자 디콘이 물을 마심. 시원한 물이 들어가자 조금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었음.

"열이 좀 내린 거 같아. 프레디 그녀석, 신통한 걸."

"그러게 말이다."

디키의 말에 딕희 부인이 웃으며 고개를 끄떡임.

"프레디?"

디콘이 놀라서 물어봄. 꿈이 아니었어?

"어젯밤 잠도 못자고 꼬박 약초 달이는걸 지켜보고 있더니 아침에 의원이 와서 형이 열이 내리고 상태가 조금 좋아진 거 같다고 하니까 겨우 안심하고 잠들었어."

"......"

디콘은 가슴이 뛰었음. 프레디가 옆방에서 자고 있단 말이지.


디키프숙 디콘프레디 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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