눌러줘야하는데 그 기운이 어찌나 차고 사나운지 웬만한 사내들은 접근도 못할거야

유일하게 몸을 섞을 수 있는게 욱봉이었으면 좋겠다

욱봉이는 화신이니까 불의 기운으로 윤옥이 금방 진정 시켜주겠지 평소엔 선을 철저하게 긋고 살던 윤옥이도 비오는 날만은 욱봉이 품에 안겨서 환희에 젖어 울어댔으면 좋겠다 욱봉이 위에 올라타 요분질 치면서 몇번이고 가는데 물도 많아서 침대고 바닥이고 흠뻑 젖을듯

욱봉이 주는 쾌락에 바들바들 떨면서 신음하다가 이튿날이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또 고고한 야신전하가 되어있는거야

욱봉이는 형을 사랑한다고 고백하는데 윤옥이는 거부함
배가 다르다고는 하나 형제인데 어찌 그런 감정을 품느냐고 다신 그런 소리 하지말라며 아예 욱봉이를 마계로 쫓아버리기까지 하겠지

상처받은 욱봉은 비가 오는 날에도 윤옥을 찾아가지 않았어 제발로 찾아올거라 생각해서 였지 하지만 야신의 고집이 그렇게 쉽게 꺾이진 않았어

여름 내내 쏟아지는 비에 걱정되어 찾아갔더니 윤옥이가 제 살을 베어가면서 까지 고통을 참으며 몸부림 치고 있는거야 욱봉이는 단숨에 입을 맞추면서 속삭였어

이 모진 사람아 날 찾아왔으면 됐잖아 날 사랑한다고 인정하고 내 아이를 품으면 괴롭지 않을텐데 어찌 이렇게 자신을 괴롭혀

윤옥이는 필사적으로 흩어지는 정신을 부여잡고 욱봉을 밀어내 법술까지 쓰면서 막아서는데 욱봉은 아랑곳 하지 않아 일격을 날렸을때도 피하지 않고 오히려 더 가까이다가갔지 윤옥은 결국 욱봉을 찌르지도 못했어 칼이 바닥이 떨어지기 무섭게 윤옥을 집어 삼킨 욱봉은 부드럽게 그를 안아주면서

더는 마음을 달라 하지 않을테니까 참지말고 비가오면 날 찾아 이렇게 널 괴롭히지말고 하면서 서글픈 미소를 지었어

윤옥이는 그런 욱봉을 억지로 다른 여인과 혼인 시키려 해 더는 내게 신경쓰지 말고 네 아내와 행복하게 살라고

욱봉은 참을 수 없는 화가 밀려옴과 동시에 허탈함에 무너졌어 마계에 가서도 평생 혼인하지 않겠다고 선언해버렸지

그후로 한참이 지났는데도 윤옥이는 찾아오지않았어
일년이 지나고 어느날 밤하늘에 별이 뜨지않아 암흑만지속되자욱봉은 윤옥을 찾아갔지만 그는 어디에도 없었어

동정호의 움직임이 수상하다는 수신의 보고를 받고 찾았을때 동정호 바닥을 기며 온 몸이 땀에 젖은 채 홀로 알을 낳고 있는 윤옥이가 있었어

욱봉이는 단숨에 달려가 품에 윤옥이를 안고 무슨일이냐고 묻겠지 윤옥이는 입술을 깨물어 신음도 참았어 다 죽어가던 창백한 얼굴은 욱봉이 체온을 나눠주자 조금씩 생기가 돌았고 며칠을 앓아도 나오지 않던 알이 조금씩 세상으로 나왔겠지

그렇게 불의 기운을 가진 어린 용들이 태어났어

아이들이 누구 자식인지 묻지 않아도 욱봉은 알 수 있었지 저를 꼭 닮았으니까

이제 네가 하는 거짓말에 속지 않겠다고 하며 욱봉이는 윤옥과 혼인하는거 보고싶다






욱봉윤옥 향밀 등륜라운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