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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2.26 13:40
주린 왕자
조회 수 287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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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필을 가지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차트를 그려 보았다.
내 차트 1호는 이런 것이었다.
 

 


 
 
나는 내 걸작품을 주린이들에게 보여주면서 내 차트가 무섭지 않냐고 물어 보았다.
주린이들은 "모자가 뭐가 무섭다는 거니?" 라고 대답했다
 
내 차트는 모자를 그린 것이 아니고
코오롱 '인보사' 제조/판매 중지 명령 및 허가 취소로 장중 주가 상승 후 보합 마감을 그린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주린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차트의 종목명 까지 그렸다.
주린이들에게는 항상 설명을 해 주어야 한다.
 
 
내 차트 제 2호는 이런 것이었다.
 

 

 


 
 
하지만 주린이들은
"허가가 취소되든 않든 아무래도 좋아! 어쨌든, 곧 상한가, 연상 갈 종목을 알려달라."고 내게 말했다.
그래서 나는 여섯 살 때 애널리스트가 되는 꿈을 포기했다.
 

 

 
2.​
내 비밀은 이런 거야. 매우 간단한 거지.
오로지 펀더멘탈로 보아야만 정확하게 볼 수 있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것은 차트에는 보이지 않는 법이다.
 

 

 
3.
가령 오전 9시에 장이 열린다면 나는 8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거야.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행복해지고 9시가 되면 안절부절못하고 초조해하겠지.
 

 

 
4.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MTS를 키기만 하면 되지.  
그래서 보고 싶을 때는 언제나 주가를 바라볼 수 있어.
"어떤 날은 주식이 떨어지는 걸 마흔 세 번이나 보았단다!"
 
그러고는 잠시 후 이렇게 말했다.
"마음이 슬플 때는 MTS를 눈에서 뗄 수 없어."
"그럼 마흔 세 번이나 본 날 너는 몹시 슬펐구나?'
 
그러나 주린이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5.
그 다음 별에는 단타꾼이 살고 있었다.
이번 방문은 매우 짧았지만 주린이는 무척 우울해졌다.
 
"뭘 하고 계세요?"
높은 회전율과 수수료,세금 제경비 차감이 가득 차 있는 MTS를 놓고 말없이 앉아 있는 단타꾼을 보고 주린이가 물었다.
 
"급등 종목을 사고있다."
침울한 표정으로 단타꾼이 대답했다.
 
"왜 급등 종목을 사요?" 주린이가 그에게 물었다.
"메꾸려고 산단다." 단타꾼이 대답했다.
 
주린이는 다시 묻는다.
"무얼 메꾸려고요?"
 
단타꾼이 다시 대답한다.
"손실을 메꾸기 위해서야."
 
주린이가 또 다시 묻는다.
"뭐가 손실 났는데요."
 
"아까 산 급등종목이 손실났단다."
단타꾼은 이렇게 말하고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주린이는 당황해서 그 별을 떠났다.
 
"단타쟁이들은 정말 이상해."
주린이는 여행을 계속하면서 중얼거렸다.
 

 

 
6.
"자, 이제 다 끝났어."
그는 조금 망설이더니 다시 MTS를 켰다.
그가 계좌잔고를 조회했다.  
 
나는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MTS에서 파란색 한 줄기 빛이 반짝 했을 뿐이었다.
 
​그는 잠깐 동안 그대로 서 있었다.
그는 소리치지 않았다.
나무가 쓰러지듯 스르르 쓰러졌다.
모래 위라서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 덤
 
"오늘 내 주식이 상장폐지 됐다. 아니 어쩌면 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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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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