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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3월 10일 낮 12시경,눈보라가 몰아치는 캐나다 드라이든 공항.

69명이 탄 F-28-1000 한대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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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항공기는 바로 에어 온타리오 1363편으로,선더베이 국제공항에서 출발해 드라이든 공항을 경유하여 위니펙 제임스 암스트롱 리차드슨 국제공항까지 가는 항공편이었다.

이날 1363편의 기장은 조지 모우드,부기장은 키스 밀스로 이들 모두 베테랑 조종사였다.(다만,F-28 비행경력은 고작 1개월 정도였다.)

이날 1363편은 거의 만석이었는데,같은 목적지로 가는 에어 캐나다의 항공편이 취소되는 바람에 원래는 에어 캐나다의 표를 구매했던 사람들이 대신 1363편에 타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이륙중량을 맞추려고 급히 일부 연료를 빼는바람에 1363편은 예정보다 거의 1시간이나 늦게 선더베이를 출발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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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더베이에서 출발한 1363편은 약 45분 후인 오전 11시 39분(CST 기준)에 중간 기착지인 드라이든에 착룩했고,곧바로 위니펙으로 가기 위하여 재급유를 시작했다.

그런데 당시 1363편의 APU(보조동력장치)가 고장나있는 상태였고 드라이든 공항엔 엔진을 점프 시동시켜줄 장비가 없었기 때문에 만약 1363편이 급유를 위해 엔진을 모두 끈다면 엔진 재시동이 불가한 상황이었고,결국 1363편은 위험하게 엔진 하나를 가동시킨 상황에서 재급유를 할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급유는 별 문제없이 끝났고,조종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위니펙으로 가기위한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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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후 이륙준비를 끝낸 조종사들은 곧바로 29번 활주로로 이동한 후 이륙허가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그런데,여기서 문제가 하나 더 생겼다.

1363편이 도착할때부터 이미 드라이든에 불고있었던 눈보라가 점점 거세지기 시작하면서 인근지역을 비행하고 있던 세스나 150기가 급히 드라이든 공항으로 비상착륙을 했던 것이다.

이때문에 1363편은 29번 활주로에서 대기해야만 했고,그 결과 이륙이 몇분정도 지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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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륙이 지연되는 동안 눈보라는 더욱 거세졌고,조종사들은 이륙에 문제가 생길까봐 점점 불안해졌다.

다행히 눈보라가 이륙이 취소될만큼 강해지기 전에 드라이든 관제탑은 1363편의 이륙을 허가해주었고,1363편 조종사들은 곧바로 이륙을 시작했다.

낮 12시 9분,1363편은 드라이든 공항의 활주로 위를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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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뭔가 이상했다.

V1(이륙결심속도)에 도달했는데도 1363편이 도통 뜨지 않고,오히려 매우 심각하게 좌우로 요동치는 것이었다.

활주로 끝에 다다랐을 때에도 1363편은 고작 15피트밖에 떠오르질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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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들은 기수를 올리면서 필사적으로 1363편을 하늘위로 띄우려고 애썼지만 아무 효과가 없었다.

1363편은 흔들거리면서 아주 잠시 떠오른 후 곧바로 활주로 아래의 침엽수림을 향해 곤두박질쳤다.

몇초 후 1363편은 나무들과 충돌했고,왼날개와 랜딩기어에 치명적 손상을 입었다.

1363편은 그상태로 미끄러지며 침엽수림의 바닥에 정면으로 쳐박혔고,세조각으로 조각나버렸다.

이륙 49초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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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를 목격한 드라이든 관제탑이 급히 구조대를 출동시킨 결과 45명이 목숨을 건질수 있었다.

사고소식을 들은 캐나다 항공안전위원회(CASB)는 곧바로 조사단을 파견해 사고원인을 조사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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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는 처음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1363편의 블랙박스가 사고후 일어난 화재로 인해 손상된데다가 1363편의 조종사 전원이 추락당시의 충격으로 사망해서 조종사들의 증언도 기대할 수 없었으며 사고당시 1363편의 정보가 실려있던 1363편 내에 탑재된 각종 서류들도 거의 다 화재로 인해 불타버려서 제대로 된 조사가 불가능했다.

조사단은 스스로의 힘과 1363편의 잔해만으로 사고원인을 파악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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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단이 처음 의심한 사고원인은 엔진 고장이었다.

일부 생존자와 목격자들이 1363편이 이륙할때 폭발음을 들었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엔진 잔해 분석결과,엔진결함의 증거가 발견되지 않아서 이 가설은 기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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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단이 두번째로 의심한 것은 과적이었다.

에어캐나다 항공편의 결항으로 인해 에어 온타리오 1363편엔 평소보다 많은 승객이 타고있었고,사고당시의 1363편에 실려있던 연료의 무게와 합쳐보면 이륙에 지장을 줄수도 있는 무시하지 못할만한 무게가 되었다.

1363편이 과적으로 인해 이륙에 실패하고 추락한 것일수도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1363편이 추락중에 보인 모습들은 과거 겐더에서 과적으로 256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애로우 항공 1285편이 추락중에 보인 모습과 매우 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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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가설도 곧 부정되었다.

조사결과 재급유 후에도 1363편은 충분히 이륙가능한 무게였단것이 확인되었던 것이다.

엔진고장도,과적도 원인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자 조사단은 혼란에 빠졌다.

블랙박스 음성기록장치도 끝내 복원에 실패한 이 상황에서 주요 추정 사고원인도 부정되자 이제는 정말 사고원인을 찾을수 없을것 같았고,캐나다 정부에서는 분위기 반전을 위해 조사위원장을 항공전문가 버진 모샨스키 판사로 강판하는 초강수까지 두었지만 사고원인은 도통 밝혀지지가 않았다.

 

그런데 이때,한 생존자가 의미심장한 증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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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생존자가 한 증언은,이륙당시 항공기 날개에 얼음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단서였다.

항공기 날개에 얼음이 쌓이게 되면,날개 형태가 바뀌게 되어서 공기저항이 커지고 양력이 줄어들게 되어 이륙이나 비행이 매우 힘들어지게 되고 추락으로 이어질수도 있다.

거기에다가,실험결과 사고기의 기종인 F-28은 결빙에 매우 취약한 기종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그렇다면 1363편의 추락원인이 날개 결빙으로 인한 것일수도 있었다.

 

조사단은 곧바로 당시 드라이든 공항의 기상상황과 1363편이 드라이든에 있던동안의 행적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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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결과,1363편이 공항에 머무는 동안 제빙작업을 하지 않은것과(이때문에 사고직전 공항에서 대기하던 1363편 조종사들이 전화로 에어 온타리오 측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사고당시의 기온이 -35도로 날개위에 얼음이 얼기에 충분한 온도였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1363편의 제빙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는 바로 에어 온타리오 내부의 지침때문이었다.

제빙작업때 쓰는 제빙액이 엔진에 들어가 생긴 유독성 기체가 기내에 들어가 대규모 중독이 벌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인해 에어 온타리오 내에서는 엔진 가동중 제빙작업을 금지한 상태였던 것이다.

 

물론 방빙장치가 있었긴 하지만 방빙장치는 날개 앞부분만 케어해줄수 있었고 날개의 뒷부분엔 아무런 간섭도 할수 없었다.

결국,1363편은 그대로 날개의 뒷부분이 결빙된 상태에서 이륙을 할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조사단은 에어 온타리오 내부의 지침으로 인한 제빙작업 미실시와 악천후로 인한 날개 결빙이 1363편을 추락시켰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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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1363편의 추락원인은 결론지어졌으나,조사단은 추가로 실험할 것들이 아직 남아있었다.

사고조사 과정에서,당시 널리 쓰이던 제빙액인 타입 1 제빙액이 제빙효과가 제대로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되었던 것이다.

조사단은 곧바로 타입 1 제빙액의 성능에 대해 실험해보았고 그 결과 타입 1 제빙액이 고작 5분정도밖에 효과가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1363편이 이륙허가를 기다리며 활주로에서 대기한 시간은 7분정도였다.

조사단은 만약 1363편이 재급유중에 제빙작업을 했다고 해도,결국 타입 1 제빙액의 지속력 부족으로 인해 날개가 2분동안 얼어붙었을 것이고 결국 결과는 똑같이 추락으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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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단(참고로 이때 캐나다 항공안전위원회가 해체되면서 캐나다 교통안전위원회 TSB로 바뀌었음)은 최종보고서에서 사고원인이 에어 온타리오의 지침으로 인한 제빙작업 미이행때문에 발생한 결빙과 F-28의 취약한 결빙대응능력,캐나다 교통국의 관리 실패가 사고원인이라고 발표했고 공항 활주로에 제빙 작업기 설치,타입 1 제빙액 단계적 사용 중지와 타입 2 제빙액(제빙효과 강화버전) 사용 확대,캐나다 교통국의 감독능력 개선을 권고했으며 F-28은 온난기후에서 사용할것과 탑승게이트를 활주로 제빙시설에 가까이 설치할것,관제소에서 제빙작업 후 대기하는 시간을 조종사들에게 공지해줄것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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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다수의 권고사항이 발표되던 이때,에어 온타리오는 최악의 시기를 보내야 했다.

조사과정에서 정비불량,조종사 교육 축소,비번 조종사들의 안전문제 조언 묵살등의 에어 온타리오가 이윤을 위해 은폐해오던 다수의 막장 행위들이 밝혀지고 이것들이 최종보고서에 실리면서 대중에게 혐오스러운 항공사로 낙인찍혔던 것이다.

이후 에어 온타리오는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심정으로 대규모 안전성 개선에 나섰고 그결과 어느정도 이미지 회복에 성공하며 2001년까지(그 이후 모회사인 에어 캐나다에 합병됨) 캐나다의 주요 항공사중 하나로 남을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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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3편 사고후 곧바로 항공업계에선(조사단이 중간보고서에서부터 결빙을 경고했기 때문에 대책마련이 빨랐다)결빙 방지를 위한 대책을 수립하기 시작했고,F-28 운용에 주의를 기울였다.

그리고 그 결과,결빙으로 인한 항공사고를 크게 줄일수 있었다.

 

그런데,무슨 일이었는지 미국 FAA 쪽에서는 1363편 사고를 보고서도 별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미국 항공사들이 F-28기들을 한랭기후에서 굴리는데도 제지를 취하지 않았다.

안전성 개선을 위한 아무런 행동도 하지않고,그냥 항공기 결빙이란 중요한 문제를 방기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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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결과는 3년후 또다른 참사로 돌아오게 되는데...

 

 

US에어 405편 이륙 실패사고에서 이어집니다

 

 

 

1363편 사고 희생자 24명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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