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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인터넷 서점을 굉장히 많이 이용하는 편이다. 작년 한 해, 대형 인터넷 서점들 메인에는 단 한 권의 책이 유래 없는 집중
조명을 받고 있었고 그 열풍은 해가 바뀐 이 시점에도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그 단 한 권의 책은 바로 \'정의란 무엇인
가\'이다.
정의(正義). 언제 어디서 들어도 왠지 모르게 가슴 설레이고 뭉클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단어이다. 누군가 필자에게 \'삶의 목표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필자는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이러한 삶의 목표를 세운 지 어언 10여년이 흘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필자는 누군가 ‘정의란 게 도대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속 시원히 대답해내질 못한다. 이러한 부조리는 항상 필자의 내면에 있는 콤플렉스로 작용해왔고 그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서 ‘정의’라는 단일 주제에 대해 가장 권위 있는 철학자였던 故존 롤스의 ‘정의론’ 등의 책을 탐닉하며 답을 구해왔으나 매번 지식적 한계의 쓴 맛을 느꼈을 뿐이었다.
그러던 중 발간되어 화제가 된 책이 바로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였다. 책 제목부터가 필자의 지적 호기심을 크게 자극했다. 마치 ‘정의’란 게 도대체 무엇인지 명확히 제시해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정의란 무엇인가’에는 내가 원하던 답이 없었다. 오히려 ‘정의란 무엇인가’는 사회가 움직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많은 갈등 상황들에서 도대체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질문들을 던졌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돌이켜 보니 그도 그럴 것이 영문 원제가 ‘Justice : What\'s the right thing to do?’더라. 즉, ‘정의란 무엇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하는 것이 옳은 것(정의)인가’였다. 개인적으로 제목 의역이 많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필자는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음으로써 ‘무엇인가를 알게 되었다’기 보다는 ‘더 많은 의문’을 갖게 되었다.
헌데 인터넷상에 계속해서 올라오거나 주변에서 들려오는 수많은 독자들의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평은 이러한 필자의 감상과는 굉장히 이질적이다. 대다수 독자들은 ‘정의란 무엇인가’를 통해 굉장히 많은 것들을 알게 되고 깨닫게 되었다는 듯이 말을 한다. 또한 필자가 하루에 약 4시간씩, 2주 이상을 소비해가며 정독해도 이해하기 힘들었던 이 어려운 책을 고작 하루, 이틀 만에 완독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들도 간혹 보인다.
이러한 필자의 궁금증에 대해 2010년 12월 27일에 방송된 ‘SBS 시사토론’에서 전원책 변호사가 명쾌한 답을 내놓았다. 전 변호사는 ‘정의란 무엇인가’ 열풍의 이유가 단순한 유행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 근거로 대중이 정말 ‘정의’에 굶주렸다면, ‘정의란 무엇인가’ 훨씬 이전에 나온 ‘존 롤스의 정의론’이나 ‘로버트 노직의 정의론’이 안 팔릴 리가 없다는 점을 들었다. 즉, 대중은 ‘정의란 무엇인가’의 내용보다는 자신이 그 책을 읽었다는 점을 중요시한다는 것이다. 이래서야 도대체가 주객이 전도된 셈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독서에 관한 이런 주객전도는 당장 전 국민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겪어왔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심지어는 대학교, 대학원에서까지 흔히 받는 과제가 바로 독후감이다. 전 국민은 책을 읽고 그 책에 대한 감상을 정리하기 위해 독후감을 쓰는 것이 아니라, 독후감을 제시된 분량에 맞춰 쓰기 위해 독서를 하는 것에 익숙해져있다.
나날이 줄어만 가는 국민들의 평균 독서량도 이러한 주객전도 현상들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정의란 무엇인가’는 인문학 서적으로서는 8년 만에 가장 많이 팔린 책이라고 한다. 필자는 오랜만의 인문학 서적의 귀환을 기뻐하면서도 이번 기회에 독서에 관한 주객전도 현상들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과,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정의란 무엇인가’ 독자들 본인 스스로도 책 내용보다는 단지 책을 읽었다는 그 자체에 집중을 한 것은 아닌지 돌이켜 보는 기회를 가져보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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