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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불과 한달 전까지 최 감독은 문동주가 항저우아시안게임을 포함해 130이닝을 채우면,

팀이 설사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더라도 쓰지 않겠다고 했다. 거듭된 취재진의 질문에 못을 박았다.

이렇게 가면 문동주는 8월 말까지 120이닝 안팎을 던지는 것으로 올해 리그 일정이 끝난다. 3주 휴식을 하면서 구위를 재정비해 9월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최 감독은 13일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검사를 통해 의학적인 문제가 없으면 활용하는 쪽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130이닝 제한을 구단 차원의 결정으로 승계했으나 납득하기 어려운 계획이라고 했다.

아울러 호세 로사도 전 투수코치가 주도해 만든 이닝수라고 했다. 투수 출신인 최 감독은 한화 2군을 지휘하다가 지난 5월 12일 1군 지휘봉을 잡았다.

최근 외국인 '원투퍼치' 펠릭스 페냐와 리카르도 산체스, 4~5선발이 흔들려 문동주의 역할이 커졌다.

전반기에 승률 5할을 바라보던 팀은 후반기에 투타 동반 부진으로 하락세를 탔다. 이런 팀 상황이 문동주 이닝 제한 논의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비합리적인 부분이 있다면 신속하게 손을 보면 된다. 선언적인 결정을 의식해 머뭇거리면 팀에 해가 된다.

그런데 문동주 이닝 제한건은 경우가 다르다. 한달 전까지 구단 차원에서 한목소리를 내다가 과거를 부정하는 자가당착에 빠졌다. 최 감독이 이닝 제한 논의의 당사자가 아니었다고 해도 손 혁 단장 등 구단 고위층이 당시 코칭스태프와 논의해 결정한 사안이다. 외부 전문가 집단에 의뢰해 결정한 게 아니다.

로사도 전 코치가 주도해, 의학적인 근거없이 이닝수를 정했고, 구단이 도움이 안 되는 결정이었는데도, 방치하고 있었다면, 구단 프런트의 직무유기다.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 로사도 전 코치가 등장하는 것도 궁색해 보인다.
그동안 보물같은 자원을 소중하게 관리해 육성한다는 구단 설명은 내부 불만을 꾹꾹 눌러담은 스토리 텔링용 포장이었던 셈이다.
갑자기 말을 바꾼 사령탑의 설명도, 팀이 안 좋을 시점에서 나와 설득력을 잃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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