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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의 덕목(?)으로는 크게 네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적당히 큰 키. 남녀를 불문하고 일단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키워드다. 두 번째는 복근을 중심으로 한 탄력있는 몸선. 특히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이 그 주인공이라면 귀빈 대우를 받기도 한다. 세 번째는 작은 얼굴. 키마저 크다면 '명불허전'이라는 칭송을 쏟아낸다. 마지막으로 '동안'. 큰 키에 얼굴 작고 복근이 탄탄한 전문직 종사자도 부러워하는 것이 바로 '동안'이란다. 그런데
어이없는 동안 패션


 

아무리, 또 여전히

 

'동안'이 대중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소재라 해도

 

이건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43세의 여성과 48세의 남성은 각각 나름대로 젊은 감각을 유지한 출연자였다. 특히 영어 강사로 일하며 남편의 10억 빚을 스스로 갚았다는 40대 여성은 이미 그 자체로 충분히 열정적인 삶을 살아온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이런 모습을 더 강조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했는데― '예능'이라는 한계를 뛰어넘기엔 역부족이었나 보다.방송은 이들에게 '다큐'를 허락하진 않았다.오히려 보는 이의 오금을 저리게 하는 '춤과 애교'로 삶의 무게를 가볍게 지나쳤고, 뿐만 아니라 <기가 막힌 수준의 패션&t;으로 주름을 감추고자 애쓰는 것처럼 느껴졌다.
요즘은 애들도 입지 않는다는'개나리표 후드 셔츠와 H.O.T 청바지'를 입고서애써 앳된 행동과 어린 목소리를 선보인 40대 후반 남성의 모습은 내가 생각하는 '동안'과는 거리가 멀었다. 심지어 옆으로 돌려쓴 모자의 저 각도와 색상은 마치 유치원 졸업 앨범을 보는 듯했다. 90년대 초, 리본계 양대 산맥이었던 강수지와 하수빈도 이제와서 당시를 회상하며 '머리에 리본을 단 건 좀 그랬다'고 말하는 이 와중에― 20대 자녀를 둔 40대 여성에게 리본을 달게하고 '오렌지 카라멜(여성 그룹)'과 동일선상에 놓고 눈대중을 하게 한 것 역시 마찬가지.
이쯤되니 드는 질문은 "연출진이 생각하는 동안의 기준이 무엇인가"하는 점이다. 애같은 말투와 몸짓, 심지어 애같은 옷차림을 지닌 40대의 모습이 과연 진정 우리가 생각하는 동안의 기준이었을까. 늘 젊은 감각을 유지하는 건 내면의 열정을 새롭게 다지는 원동력 중 하나인 건 분명하다. 헤드폰과 비니, 이니셜 목걸이 등으로 스타일링을 한다는 43세 여성 출연자의 패션 감각은 분명 젊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 정도로 끝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비록 충격적인 동안 외모가 아니라 할지라도, '생강과 계피, 감초 끓인 물을 마시며' 열심히 자기 관리를 하고 또한 여러가지 패션 아이템으로 자신의 외모를 활력있게 가꾸는 모습만 보여주는 것으로도 충분했다.
동안의 가치

그런데 이렇듯
'영유아 패션'으로 이들을 포장함으로써, 결국 억지스러운 방송이 되고 말았다. 대놓고 말하자면, <동안이 아닌데 동안처럼 보이도록 연출하기 위해 출연자에게 저런 옷을 입힌 것이 아닐까&t; 하는 의문마저 들었다. 그리고 만약 이 모습이 이들의 평소 옷차림이라면, 이 패션에 깃든 이들의 삶의 기준과 철학을 엿보게 했다면 그나마 나았을 것이다. 또한 이처럼 '애써 어려보이는 패션'으로 동안임을 알리는 것보다 이들이 여전히 열정적인 삶을 살고 있음을 부각시켰다면 단지 겉모습이 주는 시각적 즐거움이 아닌, '정신적 영감의 선물'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든다. 단지 타인의 시기심과 부러움, 혹은 질투심과 호기심을 자아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대중들에게 건전한 행복의 가치를 스스로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이것이 바로 <'동안'이라는 테마가 나아가야 할 길&t;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출처:

 

맵시님의 글

 

http://lowr.tistory.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