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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필 역사를 바라보는 방식에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콘클린의 크레센트 필러를 필두로 레버필러, 버튼필러, 버큐매틱, 피스톤 필러, 에어로매트릭 등등으로 발전해온 필링방식을 기준으로 살펴보는 것도 몹시 재미있고
 
과거 BCHR, 즉 하드러버(에보나이트) 방식에서 셀룰로이드, 플라스틱 등 재질의 변화를 보는 것도 흥미로운데
 
시대별 디자인의 변천사를 알아보면 그 재미가 더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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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대 초까지만 했어도 만년필의 지배적인 디자인은 플랫하고 직선적이고 각진 모습이었습니다  
 
관성이라는 게 생각보다 강한 것이라, 당시에는 만년필에서 다른 디자인을 상상하기가 다소 어려웠나 봐요
 
하지만 이런 틀에 박힌 고정관념을 깨부순 역사적인 만년필이 1929년 등장하게 되는데
 
(고)쉐퍼의 Balance 만년필이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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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뢰형으로도 불리는, 손에 착 감기도록 디자인된 특유의 유려한 유선형 디자인은 당시로는 정말 획기적인 것이었습니다
 
지금에야 몽블랑의 시가형 디자인이 만년필의 정석처럼 여겨져 유선형 만년필이라는 게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지만
 
그때로서는 혁신에 가까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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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파카, 그리고 (고)워터맨도 1930년대에 각각 버큐매틱, 100year pen 등을 출시하며 전 세계적으로 퍼져가는 유선형 디자인의 흐름에 탑승하기 시작하고
 
이윽고 1941년, 모두가 알고 있는 그 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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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필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펜 중 하나인 (고)파카 사의 51 이 결국 유선형 디자인의 흐름에 압도적인 정점을 찍어버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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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위대한 만년필 회사에서 만들어낸 위대한 펜, 51 특유의 미끈한 유선형 바디가 온 세상을 정복해버린 상황에서 다른 만년필 회사들은 이 흐름을 거스를 수가 없었습니다. 
 
51의 어마어마한 성공을 지켜보면서 이들은 너도나도 유선형 바디 경쟁에 동참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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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 저 멀리 떨어진 독일에 있는 사다새도 마찬가지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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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고무 쌕을 어떻게 하면 신박하게 잘 누를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1929년, 
 
그리고 저 멀리 미국에서는 쉐퍼 밸런스를 시작으로 유선형 디자인의 바람이 태동했던 그 년도에
 
”배럴 자체를 잉크통으로 만들고 투명한 잉크창을 통해 잔량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하자!“
 
라는 혁신 그 자체를 담은 필링방식
 
오늘날까지 살아남아 온갖 고급기에 채택되고 있는 피스톤 필러를 최초로 장착한 ‘Pelikan 100’이 출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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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은 1929년부터 1943년까지 생산되었는데, 이 때까지만 했어도 플랫한 노브를 볼 수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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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7년 100의 후속작으로 출시된 100n의
디자인만 살펴봐도 쉐퍼발 유선빔의 영향을 받았는지 전체적으로 다소 둥글둥글해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약과입니다
 
 
1940~50년을 강타한 51발 유선빔이 얼마나 강력했는지를 보여주는 모델은 따로 있는데,
 
오늘날 m400의 전신, pelikan 400이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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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n의 후속작이자 펠리칸의 새로운 플래그쉽으로 야심차게 출시된 400은
 
오늘날까지 이어온 부리모양 클립을 최초로 탑재하고 등장합니다. 
 
사진에서 단적으로 드러나듯, 400라인업의 가장 독특한 특징은 시기에 따라 그 형태가 셋으로 나뉜다는 건데
 
펠리칸에서 공식적으로 명칭을 구분한 적은 없으나 보편적으로 구별을 위해 위에서부터 차례로 
 
400(1950~1956), 
400n(1956), 
400nn(1956~1965) 이라 칭합니다. 
 
시기와 디자인 변천사를 딱 보면 알 수 있겠지만
 
51의 유선빔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오늘날 플랫탑의 대명사이자 몇십년째 일관성 있는 디자인컨셉을 지행하는 뚝심의 펠리칸조차
 
대표 라인업의 디자인을 두 번이나 변경하면서까지 당시의 압도적 대세였던 유선형 디자인을 장착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렇게 400nn은 엔트리급을 제외하면 펠리칸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유선형 만년필로서 10년 가까이 생산된 후 후속작에 그 바톤을 넘겨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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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400nn은 다른 펠리칸들이랑 조금 다르게 생겼네? 얘는 왤케 둥글둥글하지?
 
싶으셨던 분들은
 
이런 역사가 담겨있음을 알고 다시 바라보면 펜의 매력을 한층 더 느끼실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심심할 때 다른 글로 또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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