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377 추천 수 0 댓글 0

연기에 가린 나이 든 별 ‘올드 스모커’ 포착

입력 2024.02.07. 오후 2:17

 

[서울신문 나우뉴스]

사진= Philip   Lucas / University   of   Hertfordshire / Attribution  ( CC   BY  4.0))우주에는 여러가지 이유로 밝기가 변하는 변광성이 있다. 변광성은 주기적으로 앞을 가리는 동반성의 존재를 의미할 수 있어 쌍성계를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세페이드 변광성처럼 밝기를 확인할 수 있는 변광성의 경우에는 거리를 측정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어 중요한 관측 목표가 된다.

영국 허트포드셔 대학의 필립 루카가 이끄는 연구팀은 본래 막 태어난 아기별을 연구하던 도중 이전에 학계에 보고된 적이 없는 독특한 형태의 변광성을 발견했다. 막 태어난 아기별은 특정 시기가 되면 주변으로 강한 에너지를 뿜으면서 밝게 빛난다. 연구팀은 본래 이 과정을 포착하기 위해 밝기 변화가 큰 222개의 별을 조사했다. 그런데 이 가운데 21개는 태어난 지 얼마되지 않은 아기별이 아니라 반대로 늙은 적색 거성이었다.

적색거성은 태양 같은 별이 마지막 단계에서 거대하게 부풀어 오른 상태로 본래 지름의 수백 배 이상 커지지만, 반대로 표면 온도는 많이 줄어들어 붉은색이 된다. 거대하게 부푼 적색왜성은 표면 중력이 낮아져 표면의 가스를 붙잡아두기 힘들기 때문에 계속해서 가스를 잃고 크기가 줄어든다. 그리고 마지막엔 중심부에 모인 핵융합 연소 잔해가 뭉친 백색왜성만 남게 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주 공간으로 방출하는 물질이 다음 세대의 별과 행성의 재료가 된다.

2010년 보였다가 2015년 사라지고 2018년 다시 나타난 올드 스모커 별. 사진= Philip   Lucas / University   of   Hertfordshire / Attribution  ( CC   BY  4.0))연구팀이 포착한 적색거성은 대개 은하 중심부에 있었는데, 밝기 변화가 매우 특이했다. 예를 들면 2010년에 포착된 적색거성이 2015년에는 사라졌다가 다시 3년 후에는 모습을 드러냈다. 적색거성처럼 부피가 큰 별을 완전히 가릴 수 있으면서 보이지 않는 동반성은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다른 가설을 제시했다. 바로 ‘올드 스모커’( old   smoker ) 가설이다.

올드 스모커는 파이프 담배를 피는 할아버지처럼 주변에 연기가 가득한 적색거성이다. 이 연기의 정체는 이미 적색거성의 표면에서 떨어져 나간 가스와 먼지들이다. 이 가스와 먼지가 적색거성 주변을 위성처럼 맴돌면서 주기적으로 별을 가리는 것이다. (사진 참조) 이 가스와 먼지는 별에서 분리된 가스와 먼지이기 때문에 온도가 차가워 지구에서 직접 관측되지 않는다.

올드 스모커는 주변으로 서서히 물질을 방출하고 있는 적색거성의 마지막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파이프 담배를 피는 노인처럼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이들이 피우는 연기에는 아주 중요한 물질이 담겨 있다. 이 가스와 먼지가 다음 세대의 행성과 별의 재료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 몸을 구성하는 물질 중 일부도 이렇게 올드 스모커에서 나온 것일 수 있다. 그리고 50억 년 정도 세월이 흐른 후 우리의 태양도 올드 스모커가 되어 다음 세대를 위해 물질을 뿌리게 될 것이다.

고든 정 과학 칼럼니스트  jjy0501 @ naver.com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덕질 공통 이용규칙 및 안내 (업데이트중+ 2024-04-13) 😀컴덕824 2024.04.14 6711
공지 1000P를 모으면 다이소 상품권 1000원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file Private 2024.02.14 6131
127294 힝 8~8 아무도 안먹어 file 익명 2021.01.26 103
127293 힙합이 지배하기 전.. 홍대 풍경 file 😀익명194 2023.11.14 223
127292 힙합이 뭔지 아는 초등학생 file 😀47621611 2022.09.07 26
127291 힙합갤 코인노래방 참사 file 😀10886499 2022.07.02 1785
127290 힙합)쿤타가 생각하는 요즘 힙합이 무슨 힙힙이냐가 개소리인 이유 익명 2021.12.29 34
127289 힙합 까기전에는 록 까는게 대세였지 file 😀00758066 2022.06.12 235
127288 힙한 동자승 file 😀익명651 2023.10.30 466
127287 힙찔이들이 웃긴이유 file 😀81214756 2022.09.06 28
127286 힙갤러의 디테일한 마약 후기 file 😀19004113 2022.06.22 1431
127285 힙갤러가 말하는 컨셉 ㅈㄴ 아쉬운 가수 file 😀익명127 2024.03.31 499
127284 힙 터지는 나라 "한국" file 익명 2021.02.22 122
127283 힙 그 자체라고 말 나오고 있는 그룹.gif file 😀익명980 2023.01.18 2509
127282 힘찬, 성범죄 재판 중 피해자 강간·불법 촬영…"합의 노력중" 선처호소 file 😀익명937 2023.10.24 1554
127281 힘차게달려라 은하철도 file 익명 2021.07.23 35
127280 힘조절을 잘못한 서울대생.jpg file 😀익명904 2023.11.06 188
127279 힘조 남혐단어 아니냐? file 익명 2022.02.04 48
127278 힘조 남혐단어 아니냐? file 익명 2022.02.04 51
127277 힘의 차이를 보여주는 스나이더컷 블랙 슈퍼맨 file 익명 2021.10.10 38
127276 힘의 균형 file 😀익명380 2024.07.19 6
127275 힘의 균형 file 😀익명827 2024.07.19 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6365 Next
/ 63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