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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ews.v.daum.net/v/20160425030700308

 

강원도의 한 군부대 주임원사인 김모(45) 상사는 요즘 휴대폰 열기가 겁난다. 갓 전입온 신병 부모들에게 "병사들이 잘 적응하고 있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더니, 부모들이 카카오톡에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 그를 초대한 것이다. 그 이후 '우리 아들 사진 좀 보내주세요' '오늘 점심·저녁 메뉴는 뭔가요' '괴롭히는 선임 없는지 봐주세요' 같은 메시지가 밤낮없이 울려대고 있다. 김 상사는 "수시로 카카오톡이 울려대 업무에 집중할 수 없다"면서 "까다로운 직속상관이 한꺼번에 여러 명 더 생긴 기분"이라고 했다.

 

충청도 부대에 근무하는 이모(45) 원사는 최근 김모(22) 이병의 어머니에게서 "아들이 다리가 아픈데 경계 근무를 서게 됐다"며 보직을 바꿔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이 원사가 "건강엔 문제 없으니 걱정 말라"고 하자 "내 아들 잘못되면 책임질 거냐"는 호통이 돌아왔다. 부대는 결국 김 이병을 위해 따로 행정병 자리를 만들었다. 이 원사는 "혹시 병사가 다치면 진급에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어 '울며 겨자 먹기'로 부모들의 민원을 받아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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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에 입대한 자식을 과잉 보호하려 드는 이른바 '헬리콥터 부모'들 때문에 군(軍)이 몸살을 앓고 있다. 육군은 지난 2014년 '임 병장 사건'과 '윤 일병 사건' 같은 사망 사고가 발생하자 부모들의 불안을 덜기 위해 중대·소대별로 그룹형 SNS인 '밴드'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부모들은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을 통해 부대 간부들과 직접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병사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캐묻는 부모들 때문에 간부들이 피로감을 호소한다"며 " '누구 엄마'라는 연락에 시달리는 간부들 사이에선 '군대가 국방 유치원으로 변질됐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라고 했다. 육군이 지난해 장병 가족 5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97%가 "SNS 채널 운영 후 안심이 된다"고 답했다. 하지만 군 간부 가운데 "SNS 운영으로 보람을 느꼈다"는 응답은 48.7%로, 절반도 안 됐다.

 

아버지들도 예외는 아니다. 최모(52)씨는 지난달 초 경기도 한 부대에 복무하는 아들의 30㎞ 행군을 함께 했다. 다른 병사 아버지 세 명과 함께 차로 행군을 따라다니며 쉬는 시간마다 치킨이나 빵 같은 간식을 날랐다. 최씨는 "내가 극성이라기보단 다른 부모들을 대신해 아들들을 챙겨주는 것"이라고 했다.

 

헬리콥터 부모들에 대한 군내(軍內) 평가는 엇갈린다. 강원도 원주에서 소대장으로 있는 한 중위는 "군대 생활만으로는 알아차리기 힘든 병사들의 병력(病歷)이나 성격을 부모들을 통해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아무래도 전보다 병사들 생활을 더 자주 살펴본다"고 했다. 하지만 부모들의 과잉보호가 군내 위화감을 조성하고 병사들의 군대 적응을 저해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강원도 한 부대 이모(22) 병장은 "부모의 '빽'으로 좋은 보직을 얻는 동료를 보면 샘이 나고, 가끔 부모님한테 원망스러운 맘이 들 때도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한 부대의 김모(31) 대위는 "과잉보호를 받는 신병은 내무반에서 '마마보이'라고 놀림당하고 '관심병사'로 찍히는 경우도 있다"면서 "군대는 가족 품을 떠나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립심과 책임감을 배우는 곳인데, 부모의 개입이 심한 병사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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