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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을 붙잡고 ‘어떻게 네가 그럴 수 있냐’고 했어요.”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있는 한 족발집에서 만난 주인 부부는 연신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다. 이곳은 ‘국내 모 식당의 무손질’이라는 영상으로 논란의 중심이 된 식당이다. SNS에 퍼진 영상에선 한 남성이 야외에서 고무대야에 발을 담근 채로 무를 손질하다가 수세미로 자신의 발뒤꿈치를 닦는다. 남성과 함께 있던 여성은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지만 제지하지 않는다.


문제 영상 속 직원 ‘대타 업무’중 “더워서 그랬다”


영상 속 남성은 이 식당에서 홀을 관리하던 실장 A씨다. 주방인력이 부족해지면서 ‘대타’로 나서다 일이 발생했다고 한다. A씨는 영상이 퍼지자 지난 25일 식당을 그만뒀다. 족발집 사장 이모(66)씨는 “주방업무를 봐주던 분이 일을 그만두면서 사람을 구하던 중에 실장이 대신 식재료 다듬는 일과 같은 허드렛일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날이 실장이 무를 다듬은 첫날인 듯하다”면서 “보통 그런 업무는 내가 맡는데 그 날 마침 시장에 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된 영상은 한 달 전쯤 찍힌 것으로 추정된다. 영상이 퍼지면서 논란이 되자 실장 A씨는 “별생각 없이 그랬다”며 해명했다고 한다. 사장 이씨는 "A에게 ‘네가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묻자 ‘더워서 그랬다’는 답이 돌아왔다"며 "그 얘기를 듣고 그만두라고 했다”고 말했다.
처음 SNS에 영상이 퍼졌다는 소식을 들은 이씨는 “아내에게 영상 얘기를 듣고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었다”며 “주방일을 하는 직원이 워낙 깔끔한 스타일이라 처음엔 그런 상황이 이해가 안 됐다”고 말했다. 이후 영상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등장 직원이 실장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영상 속 여직원 “실장이라 뭐라 말할 수 없었다”


이 식당에서 세척된 무는 무말랭이 반찬이나 무김치로 사용된다. 이씨 부부와 함께 인터뷰에 응한 영상 속 또 다른 등장인물인 여직원 B씨는 “수세미로 발을 닦는 것을 보고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A씨가 직급이 높아 비위생적인 행위를 보고도 별다른 말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B씨는 “실장이 장난기가 발동했는지 때 미는 시늉을 하길래 ‘뭐야 더러워’라는 말만 했다”며 “그 후 홀이 너무 바쁜 상황이라 들어와서 와서 도와달라는 말을 전했다”고 했다.

A씨가 무를 세척하던 장소는 주차장으로 사용하던 곳이라고 한다. 족발집 사장의 부인은 “원래 주차장이었던 곳을 개조해 용품을 쌓아두는 용도로 쓰고 있었는데, 날이 더워 밖에서 무를 세척하다가 그런 영상이 찍힌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장사가 안돼 임대료도 못 내다가 가게가 정상화 된 지 2년 정도 됐다"며 "코로나 시국에 60이 넘은 남편이 직접 배달하며 운영해온 가게인데 이런 일이 생겨 너무 속상하다”며 눈물을 훔쳤다.


식품위생법 위반 다수 적발엔 “죄송할 따름”
이 식당은 비위생적인 무세척 행위 외에도 식품위생법 위반 행위가 다수 적발됐다. 지난 27일 현장점검에 나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유통기한이 지난 원료 등을 사용하거나 냉동식품 보관기준 등을 위반했다. 유통기한(’21.7.17까지)이 지난 ‘머스타드 드레싱’ 제품을 ‘냉채족발 소스’ 조리에 사용했고, 유통기한(’21.7.15까지)이 지난 고추장을 조리 목적으로 보관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주인 이씨는 “고추장은 주꾸미를 메뉴에 넣어보자고 해서 사뒀던 것이 문제가 됐다”며 “냉채 소스는 발견을 하지 못한 부분이라 너무 죄송하고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식약처는 동영상 속에 등장하는 노란색 차량의 등록 정보를 조회해 해당 지역을 특정한 뒤,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의 디지털 포렌식팀에서 동영상에 찍힌 건물의 특징과 주변 환경 등을 정밀 분석해 위반 행위가 발생한 장소를 찾아냈다.

한편 식약처는 관할 관청에 행정처분을 의뢰하고 수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서초구청은 28일 방배동 족발집에 시정 명령에 대한 사전통지를 내렸다. 이 식당은 영업정지 1개월과 과태료 100만원 등의 처분을 받게 된다.



https://news.v.daum.net/v/20210729050223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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