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퀘어 광장

진짜로 흥미로운 거라면 뭐든지

조회 수 23 추천 수 0 댓글 0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동남아는 땅도 비옥한데 왜 발전이 늦었을까?
 
동남아시아 각국들을 보면 기후도 1년 내내 따뜻하고 1년 3모작도 가능할 만큼 농업생산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비교적 척박하면서도 사계절 때문에 농업에 다소 불리한 동북아시아 입장에서 보면 동남아시아는 그야말로 축복받은 땅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한가지 의문인 점은 그렇게 식량이 풍부하다면 당연히 옛날부터 인구도 많았을 테고, 전근대 사회에서는 인구=국력이니 분명 약소국은 아니었을 텐데, 동남아시아 각국들은 세계사에서의 존재감이 왜 이토록 옅을까요? 기후가 따뜻하다보니 사람들이 게을러서 그랬던 걸까요?

정답은 현재 동남아시아의 높은 농업생산성은, 유럽 열강의 식민지로 전락한 18세기 이후에나 얻을 수 있었던 것이기 때문입니다. 착각하기 쉬운 일이지만 역사적으로 동남아는 같은 면적의 동북아에 비하면 농업 생산성이 훨씬 낮았습니다. 언뜻 보면 비옥한 토양에 1년 내내 따뜻한 기후이지만 격한 호우가 심심찮게 내리는 탓에 관개에 불리하며, 땅에 있던 영양분도 쉽게 휩쓸려 내려나가버려 결국 잡초와 벌레들만 우글거리기 십상이었습니다. 그래서 유럽이 동남아 지역을 식민통치하면서 보다 효율적인 관개시설이나 비료, 제초제를 도입해오기 전까지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토양은 그 포텐셜을 제대로 발휘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까닭에 아세안이라고 불리우는 동남아시아 지역은 인구밀도도 낮은 편이었습니다. 현재 아세안은 면적상 현대 중국의 약 46.7%에 해당하고 인구는 중국의 44.9%에 해당하지만, 1820년 시점의 동남아시아 인구는 약 4천만명 정도로 이는 동시기 중국의 약 10~12%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1930년에 이르면 동남아시아 인구는 중국의 27%에 이를 만큼 가파르게 증가합니다. 영국령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나타난 중국과 인도로부터의 이민도 동남아시아 인구성장의 기여요인이기는 했지만, 사망률 감소와 더불어 높아진 농업 생산성이 결정적이었죠.

정리하자면, 오늘날처럼 동남아시아에 식량이 풍부해진 것은 비교적 현대에 들어서였습니다. 면적 자체가 넓기는 했지만 산악이나 밀림 지역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기에 농토 이용률이 낮았고, 서구식 농업기술이 도입되기 전까지는 생산성도 높지 않아 인구밀도도 낮았습니다. 그러므로 오늘날의 농업생산성에 비추어 보고 옛날에도 응당 그랬을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동남아시아를 바라보면, 자칫 동남아 사람들은 게으른 족속들이라는 우생학적인 편견을 가지게 되기 쉽죠.
 
동남아시아 농업발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께는 "Southeast Asian Agricultural Growth: 1930–2010(Anne Booth)"를 읽어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함께 읽어보면 좋은 글
<인디언들은 왜 북미대륙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을까?>
<중국과 인도에는 왜 그렇게 인구가 많을까?>
<왜 하필 동아시아에는 강국들이 모여있을까?>
<사하라 사막의 인구수는 대한민국 수도권에 필적한다>

스퀘어 광장

진짜로 흥미로운 거라면 뭐든지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이슈 서브덕질 규칙 1 2024.10.05 4921 0
HOT글 기사/뉴스 더보이즈, 'ATA 페스티벌'에서 신곡 무대 선보인다…"열정으로 무대 부술 것" [ATA프렌즈] file 2025.07.22 459 3
HOT글 이슈 폭우 피해 복구 같이 기부하자 1분도 안걸림 5 file 2025.07.22 1423 1
HOT글 유머 완벽주의 성향 갖고 있다면 공감할 키오프 벨 발언 file 2025.07.18 892 1
공지 유머 🚨(뉴비필독) 전체공지 & 포인트안내 23 2024.11.04 29777 66
공지 이슈 URL만 붙여넣으면 끝! 임베드 기능 2025.01.21 23621 45
160492 주식에서 곱버스가 무엇이고 곱버스를 하면 안되는 이유 2021.01.25 226 0
160491 여자 롤 BJ 수입 보고 현타온 스맵 2021.01.25 227 0
160490 남페미 근황 file 2021.01.25 229 0
160489 네네 콘샐러드 서비스 논란 ㄷㄷ....jpg file 2021.01.25 236 0
160488 페미들이 자신감 떨어질때 해결법 file 2021.01.25 205 0
160487 집단감염 터진 대전 시내 상황... file 2021.01.25 203 0
160486 성추행 사퇴 레전드 file 2021.01.25 194 0
160485 [속보] 이재용측 "판결 겸허히 수용…재상고 않기로" file 2021.01.25 205 0
160484 저같은 사람 또 있나요? file 2021.01.25 213 0
160483 원기옥 모으는 중국 file 2021.01.25 206 0
160482 축의금 5만원내고 욕 먹었어요 file 2021.01.25 220 0
160481 성추행 사퇴 레전드2 file 2021.01.25 198 0
160480 또 발작한 중국 file 2021.01.25 204 0
160479 액상과당 과잉섭취시 file 2021.01.25 203 0
160478 폐차장에서 주운 현대차 file 2021.01.25 196 0
160477 래퍼 아이언 숨진 채 발견 file 2021.01.25 207 0
160476 단독] 배우 송유정, 26세에 갑작스레 사망 file 2021.01.25 203 0
160475 이스라엘도 등쳐먹는 나라 file 2021.01.25 180 0
160474 [단독]SK와이번스 야구단, 신세계 이마트에 팔린다 file 2021.01.25 187 0
160473 쯔양 고소 file 2021.01.25 166 0
160472 물물교환 file 2021.01.25 153 0
160471 누나에 대한 악플에 열받은 하승진 근황 file 2021.01.25 202 0
160470 군대 '고문관' 단어의 유래 file 2021.01.25 174 0
160469 한국인들이 암내가 덜 나는 이유 file 2021.01.25 195 0
160468 바지 입은 흑인 남자들.jpg file 2021.01.25 199 0
160467 평생 까방권 얻은 남편 file 2021.01.25 203 0
160466 특S급 짝퉁이 나오는 이유 file 2021.01.25 203 0
160465 인류가 만든 가장 거대한 비행체 file 2021.01.25 194 0
160464 강아지의 예민한 감각 file 2021.01.25 187 0
160463 K-강제징용 근황 file 2021.01.25 197 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350 Next
/ 5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