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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에 썸붕이 났어요
1월에 편지 써서 잡았는데 안잡혀서 그냥 포기했네요
편지 자체는 여사친들 보여주니까
나도 이런 편지 받고 싶다고 할 정도로 잘 쓰긴 했습니다
그리고 멀티프로필을 당했어요 (이때만 해도 차단은 아니었음)
이후에 정말 연락 한번도 안했어요
다만 이 때 걔만 멀티프로필에 가두고 투데이를 했네요
제가 체크하는거 빼고 하루에 1~2번은 꾸준히 보더라구요
저도 저 음침한거 알아요ㅠ
2월에 학교 졸업식이었어요
우리 둘 다 졸업은 아니었는데 학교에서 세번 마주쳤어요
의외긴 했죠 얘는 친구가 거의 없어서
(친구를 안만듦 다 일적인 사이고 내가 제일 친한 사람이었음)
안올줄 알았는데 졸업식 다 끝났는데 택시타고 오더라구요?
아무튼 세번 다 아는 척 안했고 금방 나가더라구요
어떻게 아는척을 해요 내가 차였는데..
그리고 그 날 차단당했어요 (프로필 안보이는 차단)
그렇게 한 학기가 다 지나갔고
학교에서 종종 마주쳤지만 아는척 안했어요
서로가 언제 어딜 지나가고 학교 어디에 있는지 다 파악했는데
둘 다 피하지도 않긴 함
같은 도서관 열람실에 내가 매일 갔는데
서로 거기 오는거 알면서 똑같은 열람실 자리 계속 있더라구요
방학이라 한동안 도서관을 안나가다가
오랜만에 도서관 엘베에서 내릴 때 마주쳤는데
안경+쌩얼+마스크더라구요
하하 제가 올걸 예상 못했나봐요
보자마자 얼굴 휙 돌리는데
걍 못알아본 척하고 지나갔어요
지난주가 여름 졸업식 날이었어요
아직 둘 다 졸업은 아니에요
포토존에서 친구들 사진 찍어주려고
기다리면서 떠들고 있는데
갑자기 친구 A (나랑 걔를 이어준 친구임)가
내 뒤에 보고 언니!
하길래 돌아봤더니 걔더라고여
당연히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리고
앞으로 걸어가서 거리를 뒀죠
사진 세 팀 (A팀 포함) 찍어주고 봤더니 아직 있더라구요
원래는 걔가 있는 쪽으로 걸어가야 하는데
지나치기 싫어서 다른쪽으로 돌아갔어요
뭔가 지나가기가 민망해서요
그날 그냥 싱숭생숭하게 있었는데 A한테 전화가 왔어요
졸업 축하해줘서 고맙다고 뭐 그런 얘기하다가
아직도 언니랑 인사나 대화 같은거 안하냐 하더라구요
(A는 스토리 대충 다 알고 있음)
안한다했죠..
차단 당했는데 내가 무슨 말을 거냐고
내가 싫으니까 날 차단한거 아니겠냐고
A는 자기 생각으론 언니가 차단한게
오빠가 싫어서가 아닌거 같다
차단한건 오빠가 언니를 졸업식 때
모른척해서 끝났구나 하고 그런거 같다
생각해보면 겨울 졸업식 때 그 언니가 축하해줄 사람도 없는데
굳이 왔다가 금방 간거
이번 졸업식도 A 자신이랑 껄끄러운데 온거는
축하해주러 온게 아니라 오빠 보러온거다
(몰랐는데 그 둘 사이에 교수님 때문에 일이 있었다네요)
거기에 대해 저는
저번에 도서관에서 걔가 날 보고 고개
홱 돌린거나 그런거 생각했을 때
나를 보고 싶었던건 아닌 것 같다
지난 졸업식 때 축하해줄 사람이 있어서 온 거일수도 있고
이번에도 너 그냥 축하하러 온 것 같다
나랑 얘기하고 싶으면 차단을 풀었을거다
뭣보다 카톡 프사 히스토리에 나랑 있을 때 사진만 쏙 지워져있다
그냥 날 지워내겠다는거 아니냐
이렇게 말했어요
A 말로는 오빠 편지 내용이나 하는거로 봤을 때
절대 나쁜 감정을 가진건 아닐거다
도서관에서 고개 돌린건 그 날 화장도 안하고 상태가 안좋아서+
마주칠줄 모르고 있다가 놀라서 그런거지
오늘은 예쁘게 꾸민데다 오빠 올거 뻔히 알고 학교 온거다
그러니까 괜히 오빠 있는거 다 보이는데 와서 있던거다
오빠가 가니까 언니도 나랑 더 안있고 얘기 마무리하더라
오빠가 꼴도 보기 싫었으면 오빠 있는 자리 근처에도 오지 않는다
먼저 말 걸면 언니도 잘 받아줄거같다
오히려 내심 기다리고 있을거다
너 혹시 걔랑 뭔가 얘기를 한거냐 물어봤냐 했더니
그건 또 아니라 하네요
아 여자애 성격은 mbti로 말하면 극한의 ISTJ고
집-학교-운동-집, 술 안마시고 공부 엄청 열심히 해요
나는 친구 안만든다고 대놓고 말해요
카톡 프사도 없고 sns도 안해요
A 말만 들으면 너무 행복회로를 돌릴 것 같아서
여러분 의견이 어떤지 좀 궁금합니다
저는 미련 있어요 말 걸어볼 생각도 있고.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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