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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101공수사단 506연대 소속으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조셉 베얼. 디데이 새벽 노르망디에 공수 강하했던 그는 홀로 남겨졌고, 이후 며칠 동안 노르망디 후방의 독일군들을 대상으로 프랑스 레지스탕스들과 함께 사보타지를 실시하며 활약했다.

 

포로로 잡히기 이전까진 말이다. 그 며칠동안이 2차 세계대전에서 미군으로 서부전선의 전투에 종군했던 유일한 경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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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로로 잡힌 베얼은 포로수용소에서 7개월 동안이나 시간을 보내게 되었는 데, 당연히 의지를 불태우며 탈출을 감행했다. 첫 탈출 시도는 기차를 잘못 타는 바람에(폴란드쪽으로 갈 걸 베를린행 기차를 타버린 탓) 실패했으나, 게슈타포의 모진 고문을 견뎌낸 이후 두 번째 시도는 결국 성공, 탈출 동료들이 사살당하는 와중에도 본인은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냥 포로로 잡힌 미군 병사의 탈출기에 불과하겠지만, 진짜는 이후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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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군이 동쪽에서 밀고 들어오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베얼은 농가에 숨어있던 중, T-34의 디젤엔진 소리로 추측되는 소리가 들려오자 냅다 농가에서 뛰쳐나갔다. 만약 그게 독일군 전차였다면 베얼은 곧바로 죽은 목숨이었겠지만, 하늘이 그를 도왔는 지 다행히도, 그의 눈 앞에는 T-34 전차가 있었다.

 

베얼은 꽁쳐둔 럭키스트라이크 담배를 꺼내보이며 T-34 전차 앞에 우뚝 서서 "쏘지마세요! 전 미군이에요!"라고 외쳤다. 그러자 해치를 열고 나온 전차장이 그를 보고 "미국인 동지(아메리깐스끼 따바리쉬)!"하고 베얼을 환영했다.

 

이 전차장은 소련군은 물론, 인류 역사상 최초의 여성 전차장이자, 최초의 여성 전차에이스였던 알렉산드라 사무셴코였다. 스페인내전때부터 붉은군대에 종군했던 그녀는 티거1 세 대 격파를 포함해 무수히 많은 전공을 세워 적기훈장을 받은 전쟁영웅이었고, 이 시점에선 제1근위기갑여단 1대대장으로 영전한 상황이었다.

 

동맹군이었고 이때만해도 사이가 무척 좋았던(?) 미국과 소련이었기에 원래였으면 그를 미국으로 돌려보내면 그만이겠으나, 상황이 여의치도 않았고 그의 능력(?)을 알아본 사무셴코가 베얼을 소련군에서 종군하도록 설득, 그렇게 베얼은 소련군으로 전입(??)하게 되었다.

 

베얼은 제1근위기갑여단에서 새로 창설된 대대에 소속되었고, 미군이었던 덕인지 당시 소련 전차병들 사이에서 짬의 상징이었던(...) M4 셔먼이 주어졌다. 그의 첫 임무는 바로 자신이 포로로 붙들려있던 포로수용소를 공격하는 것이었고, 맡은 바 훌륭히 임무를 수행했다. 그 외에도 그는 비스와-오데르 공세에 종군, 바르샤바 해방에도 앞장서며 바르샤바 해방 훈장도 수여받았다. 그는 이후 급강하폭격기의 공습으로 부상을 입고 후방으로 후송되었다. 이때 소련육군 유일의(?) 미국인이었다는 화제성 덕분인지 게오르기 주코프 원수가 그를 위문왔다고. 한 편 그를 구해준 사무셴코는 이후 아군 전차의 오기동으로 인해 전사했다.

 

아무튼, 후방으로 온 김에 모스크바 구경도 실컷 하고, 주소련 미국대사관을 통해 마참내 소련생활을 끝낸 베얼은 꿈에도 그리던 미국땅을 다시 밟을 수 있었다. 그때만해도 베얼은 작전 중 전사한 것으로 알려져있었기에 장례식도 치룬 상태였다고. 그야말로 지옥에서 돌아온 상남자가 따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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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편한 베얼은 자신의 장레식을 주관한 목사의 주례 하에 결혼까지 하였고, 퇴역후에는 항만 선적감독으로 일하며 여생을 보냈다. 2차대전 당시 미군과 소련군에서 모두 복무했던 특이한 경력 덕에, 그는 냉전 후에 빌 클린턴과 보리스 옐친 모두에게 훈장을 수여받았다. 그가 수려받은 훈장은 퍼플하트(상이군인훈장), 프랑스 무공십자훈장, 적기훈장(소련최고등급무공훈장)이었으니 그 공로를 늦게나마 인정받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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