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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air_-_McDonnell_Douglas_MD-82_(DC-9-82).jpg

2008년 8월 20일,스페인 마드리드 바라하스 국제공항.

172명이 탄 MD-82 한대가 36L 활주로에서 이륙을 준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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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항공기는 바로 스팬에어 5022편으로,바르셀로나 엘 프라트 국제공항에서 출발해 마드리드 바라하스 국제공항을 경유하여 카나리아제도 그란카나리아 국제공항까지 가는 항공편이었다.

이날 5022편의 기장은 안토니오 루나,부기장은 프란시스코 물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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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 23분에 마드리드 관제탑으로부터 이륙을 허가받은 5022편은 곧바로 최종 목적지인 그란카나리아로 가기위해 36L 활주로를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약 1분후 5022편은 이륙결심속도(V1)에 도달했고,조종사들은 서서히 기수를 들어올리며 5022편을 이륙시켰다.

 

 

maxresdefault.jpg

그런데,5022편이 이륙하자마자 문제가 하나 발생했다.

5022편이 V1에 도달한지 8초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갑자기 스틱쉐이커(실속시 조종간을 떨리게 하여 조종사들에게 실속을 알리는 장치)가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 동시에 실속 경보음이 조종실 내에서 울리기 시작했고,당황한 조종사들은 급히 출력을 최대로 올리며 실속상태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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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미 5022편은 회복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5022편은 우측으로 기울어버린채 급강하하면서 활주로를 이탈했고,그대로 추락하다가 36L 활주로 우측의 도랑과 충돌해버리고 말았다.

이 충격으로 5022편은 세조각으로 쪼개져버리고 말았고,(다만 도랑과 충돌하기 몇초전에 이미 지면과의 1차충돌로 후방 동체가 떨어져나갔기 때문에 이때 떨어져나간 것까지 포함하면 최종적으로는 네조각으로 쪼개진것이 된다) 이와 동시에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가 순식간에 커지면서 5022편은 구조대가 도착하기도 전에 화염에 휩싸이게 되었고,이때문에 다수의 생존자가 분사하거나 질식사해버리는 비극이 벌어졌다.

 

 

accident_spanair_12_0410.png.jpg

추락지점이 공항 인근이었기 때문에 사고직후 급히 공항소방대가 도착해서 구조작업을 벌이기 시작했지만 이미 다수의 탑승자들이 추락당시의 충격과 화재로 인해 사망한 상태여서 결국 소방관들은 총 탑승객 172명중 오로지 26명만을 구출할수 있었고,그나마도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에 6명의 생존자가 추가로 사망하고 병원에서 2명이 추가로 사망해버리는 바람에 결국 최종 생존자 수는 18명이 되었다.

사고소식을 들은 CIAIAC(스페인 민간항공사고조사위원회)에서는 즉시 조사단을 꾸려서 5022편 사고를 조사하도록 했고,NTSB와 보잉에서 조사를 지원했다.

 

 

다운로드 (1).jpeg

조사단이 처음에 의심한 사고원인은 엔진결함이었다.

목격자들이 추락전 5022편의 엔진에 화재가 발생한 상황이었다고 증언했던 것이다.

이에 조사단은 이륙중에 5022편의 엔진에 결함이 생겨 화재가 발생했고,이에 따라 5022편이 조종불능상태가 되어 추락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이 생각은 곧바로 부정되었다.

스페인 공항당국 ANEA에서 5022편의 이륙이 찍힌 공항 영상을 공개하며 5022편은 이륙하는 동안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발표한 것이다.

조사단은 다른 원인을 찾아야 했다.

 

 

spanair-crash-video-2_25192.jpg

공항 카메라에 찍힌 5022편 최후의 순간

 

조사단이 두번째로 의심한 것은 역추진 장치와 외부기온센서의 고장이었다.

사고전 5022편의 행적을 분석해본 결과 이륙이 외부기온센서의 문제로 약 1시간 가량 지연되었다는 것이 확인되었고 5022편의 잔해들을 뒤져본 결과 1번 엔진의 잔해에서 사고당시 1번 엔진이 역추진이 작동된 상태였다는 흔적이 발견된 것이다.

실제로 5022편이 추락한 방식은 과거 똑같이 이륙직후 엔진 역추진 작동으로 추락했던 TAM 402편과 매우 닮아있었다.

 

 

다운로드.jpeg

5022편이 추락하면서 만든 버섯구름

 

하지만 이번에도 조사단은 물을 먹게된다.

정밀조사결과 역추진장치가 작동된 엔진은 5022편이 추락한 방향과 정반대의 방향에 있었다는 것이 확인되었고 사고직전 5022편을 정비한 스팬에어의 정비사와 면담한 결과 이륙이 1시간이나 지연된 이유는 외부기온센서가 고장나서가 아니라 단순히 폭염으로 인해 외부기온센서가 가열되었기 때문이었으며,대충 센서 서킷브레이커를 차단하는 것으로 정비가 끝났다는 것이 확인되었던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역추진 장치 오작동도,외부기온센서 문제도 전부 5022편 추락의 원인이 아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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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한 원인들이 전부 부정되면서 조사단은 혼란에 빠졌다.

이대로라면 5022편의 추락원인은 100년이 지나도 알수 없을거 같았다.

 

그런데 이때!

블랙박스 기록을 확인하던 조사단원과 잔해를 조사하던 조사단원이 무언가를 발견했다.

5022편의 플랩이 전개되어있지 않았던 것이다.

 

 

spanair.png.jpg

 

사고현장의 사진

 

플랩은 항공기의 이착륙시 양력 효율성을 높여주는 장치로,이륙시에 반드시 전개해야 하는 장치이다.

그런데,이 장치가 조사결과 이륙당시에 전혀 전개되어있지 않았다는게 밝혀진 것이다.

만약 플랩을 전개하지 않고 이륙한다면 이륙중 양력이 부족해 실속하여 추락할수도 있었다.

조사단은 도대체 왜 5022편 조종사들이 플랩을 키지않고 이륙한건지 조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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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박스 기록 분석후 조사단은 왜 5022편 조종사들이 그런 실수를 했는지 알수있었다.

 

당시 조종사들은 매우 조급했었던 것이다.

조종실 음성기록장치 분석결과,사고당시 5022편의 조종사들은 외부기온센서 과열로 인해 이륙이 지연되자 매우 조급한 상태였고 더군다나 외부기온센서 서킷브레이커를 차단한 상태에서 비행을 해야했기 때문에 부기장은 계속 외부기온센서에 관심을 가졌고,이때문에 추가적으로 집중이 분산된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런 조급하고 집중이 분산된 상황에서 조종사들은 이륙 체크리스트 점검을 수행해야 했고,결국 점검절차 수행중 플랩/슬랩이 진짜 전개되었는지 확인하지 않고 대충 넘겨버렸던 것이다.

 

결국,5022편 사고는 이륙지연과 외부기온센서 문제로 인해 집중력을 잃은 조종사들의 실수가 부른 참사였다.

(추가로,조종사들이 실속 상태에서 당황해 부적절한 대처를 한것도 사고에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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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사고원인을 파악한 조사단이었지만,아직 한가지 의문이 남아있었다.

그 의문은 바로 'TOWS(takeoff waring system)가 왜 작동하지 않았냔 것'이다.

사고당시 5022편에는 TOWS가 설치되어 있어 만약 조종사들이 플랩을 미전개한 후 이륙하면 경보음이 울리게 되어있었다.

그런데 5022편이 이륙할때는 TOWS가 아무런 경보음을 울리지 않은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된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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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WS가 사고당시 작동하지 않은 이유는 매우 황당한 원인때문이었다.

5022편의 기종인 MD-82는 외부기온센서의 서킷브레이커가 차단되면 TOWS도 작동하지 않도록 설계되어있었던 것이다.

이 황당한 설계로 인해 사고전 과열된 외부기온센서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정비사들이 외부기온센서의 서킷브레이커를 차단하면서(외부기온센서는 없어도 큰 지장은 없는 센서라 정비사들은 별 생각없이 서킷브레이커를 차단해버렸다) TOWS도 꺼져버렸고,결국 5022편 조종사들은 스스로의 실수를 알아차릴 마지막 기회를 놓쳐버렸던 것이다.

 

조사단은 맥도넬 더글라스(MD-82 제조사,현시점에는 보잉에게 인수된 상황.설계결함 은폐로 터키항공 981편 추락을 일으킨 제조사로도 유명하다.)의 정신나간 기체설계가 참사를 막을 기회를 놓치게 했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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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단은 최종보고서에서 조종사들의 부적절한 체크리스트 점검과 실속후 대처,부적절한 MD-82의 설계가 사고를 일으켰다고 발표했다.

보잉사는 MD-82의 설계에 맞는 TOWS 사항을 새로 안내했고,MD-80이나 DC-9 계열의 항공기를 운영하는 항공사들은 대거 정비사들에게 TOWS에 대한 추가적 교육을 시행했다.

그 결과,이후로는 비슷한 사고가 일어나는 빈도가 크게 줄어들었다.

 

한편,과거부터 지속적 경영난을 겪어오던 스팬에어는 이사건이 치명타가 되어서 2012년에 모든 운항을 중단해야 했고,결국 2014년에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5022편 사고 희생자 154명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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