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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 막부(江戸幕府)의 신질서가 정착되면서
일본의 신분질서도 이에 맞춰 수정되며 고착화되었다.
1. 에도 시대의 지배 신분
에도 시대의 지배 신분의 중심은
당연히 무사들이었다.
무사는 군사력을 독점하고 정치를 담당하였다.
이들은 '묘지(苗字)'라고 불리는 일본식 성씨를
공식적으로 가질 수 있었고,
- 일반 평민들도 비공식적인 묘지를 만들어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음 -
대도(帯刀; 칼을 착용)할 수 있는 권리와
- 이때 무사들은 우치가타나(打刀)라고 불리는 큰 칼과
와키자시(脇差)라고 불리는 협도의 총 두 개의 칼을 차고 다녔고,
에도 중기부터는 그 규격에 제한이 있었다. -
카미시모(裃) 등의 특정 의복을 착용할 수 있는 권리,
특정 탈 것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 등의
신분적 특권을 가졌다.
▲ 카미시모
한편 무사 신분 내에서도 상하 계층이 나누어졌는데,
이를 나누는 기준은 주로
코쿠다카(石高)의 다소(多少)와
- 코쿠다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본 콘텐츠 46회차 참조 -
쇼군을 직접 알현할 수 있는가의 여부였다.
이렇게 나누어진 무사의 계급 순서는 아래와 같다.
① 쇼군(将軍) : 막부의 최고 통치자, 토쿠가와(德川) 가문
② 다이묘(大名) : 쇼군으로부터 직접 영지를 하사 받은 코쿠다카 1만석 이상의 지방 영주
③ 하타모토(旗本) : 쇼군 직속 가신단 중 코쿠다카 1만석 미만으로 쇼군 알현 가능
④ 고케닌(御家人) : 하타모토와 코쿠다카 기준은 낮거나 비슷하지만, 쇼군 알현 불가능
⑤ 바이신(陪臣) : 쇼군이 아닌 쇼군 직속 가신단의 무사와 주종관계를 맺은 무사
⑥ 부케호코닌(武家奉公人) : 무사의 최하층에서 무가를 보좌하는 잡병
이때 고케닌보다 낮은 바이신과 부케호코닌은
당연히 쇼군 알현은 불가능 했다.
같은 계층에 속한 무사일지라도
코쿠다카를 얼마나 갖고 있는지와
쇼군가와의 친소관계나 조정으로부터 받은 관위,
- 이 시대 무사들은 조정으로부터 자진에 급에 맞는 관위를 받았음.
물론 그 과정 중간에 막부가 개입하는 경우가 많았음. -
거기에 따른 전석(殿席) 등에 따라
- 전석이란 쇼군가의 거리관계 등에 따라 결정되는 행사 등에서의 자리를 뜻함. -
격식이 다르게 정해져 있었다.
이들은 복장에도 차이가 있어서 복장만 보고도 구분이 가능했다.
▲ 에도막부의 마지막 쇼군 토쿠가와 요시노부의 복식
이 외의 지배 신분으로는 교토의 천황가와
천황가를 모시는 공가(公家),
상층의 승려와
신사에서 제사를 지내는 신직(神職) 등이 있었다.
▲ 신사에서 제사를 지내는 신직
공가도 각 집안의 가격(家格)에 따라 서열이 있었고,
승려와 신직도 상하의 서열이 명확하였다.
2. 에도 시대의 피지배 신분
한편 피지배 신분은 주로
쉽게 말하면 농(農)·공(工)·상(商)에 해당하는 계층이었다.
‘농’에는 농민뿐만 아니라 임업,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포함되었는데,
이 사람들을 일러서 '햐쿠쇼(百姓)'라고 한다.
그리고 이 하쿠쇼 안에서도
얼마나 많은 토지를 갖느냐에 따라서 계층차가 존재하였다.
그리고 ‘공’에 해당하는 수공업자들은 '쇼쿠닌(職人)'이라고 불렸으며,
‘상’에 해당하는 상인들은 '쵸닌(町人)'이라고 불렸다.
이들은 과거 전국시대 때와는 달리 자유로운 신분의 이동과
거주지의 이동이 불가능했다.
햐쿠쇼들은 주로 농촌, 산촌, 어촌의
무라(村)라고 하는 곳에 거주하였고
쇼쿠닌과 쵸닌은 다이묘의 성 아래 형성된
죠카마치(城下町)라고 하는 마을에 몰려 살았다.
▲ 히메지성(姫路城) 아래에 형성된 죠카마치
이들 중에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던 계층은 하쿠쇼이다.
하쿠쇼는 에도시대 전체 계층을 통틀어서도
그 비율이 가장 많은 계층이었다.
하쿠쇼들이 모여 살았던 무라는
몇 개의 하쿠쇼 가옥 부지를 중심으로
그들이 농사를 짓는 경작지나
초목을 구할 수 있는 들판 및 야산,
조개를 구할 수 있는 해안 등을 포함한
넓은 영역의 한 집락, 즉 마을이다.
그리고 지형적으로 떨어진 몇 개의 무라를
한데 모아서 또 하나의 공동체 단위를 구성했는데
이를 촌(村)이라고 칭한다.
- 한자는 무라와 같음 -
17세기 말 전국의 촌은 약 6만 3천여개 가량 있었고,
코쿠다카로 환산하면 약 2500만석이었다고 한다.
즉, 1촌 당 평균 코쿠다카는 약 400석이었던 것이다.
촌을 지배하고 경영하던 사람들은
나누시(名主), 쿠미가시라(組頭), 햑쇼다이(百姓代)
라고 불리는 관리들이었다.
- 이때 나누시는 지역에 따라 서국에서는 쇼야(庄屋),
동북지방에서는 키모이리(肝煎)라고 불렸다. -
이때 나누시가 촌장으로서 촌의 최고 책임자였고,
쿠미가시라는 나누시를 보좌하는 자,
햑쇼다이는 그 밑의 햐쿠쇼들을 대표하는 자였다.
이러한 촌의 지배층은 대체적으로 그 지역의 토호로서 세습되거나
협의, 선거 등의 방법으로 선출되었다.
이와 같은 체제는 막부의 체계 밖에서 자치적으로 조직되었기 때문에
촌의 문제를 자치적으로 해결하는 데 유리했다.
촌의 관리들은 용수나 비료를 채취하는 산야를 관리하거나
치안과 방재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하였다.
이들이 촌을 운영할 때는
촌마다 다른 자치적인 촌법에 의해 행해졌다.
촌의 주민들은 촌법을 위반할 경우
촌의 공동조직에서 배제되는
일종의 이지메를 당했는데..
이러한 제재를 무라하치부(村八分) 또는 쿠미오치(組落ち)라고 불렀다.
막부나 다이묘나 하타모토는
촌의 자치에 의존하여
각 촌민에게 연공과 잡역을 할당한 뒤
이를 납입하고 수행하도록 하는 방식을 통해
촌민을 장악하였다.
이러한 시스템을 무라우케제(村請制)라고 한다.
이때 촌민을 여러 호를 하나의 조직으로 편성하여
서로 상호 협력 및 감시를 하면서
그 조직 단위로 세금을 납부하고 연대 책임을 지도록 했다.
주로 5명을 묶은 '고닌구미(五人組)'의 형태로 편성되었고
각 조직의 코쿠다카의 40~50%를
미곡이나 화폐로 영주에게 납입하도록 하였다.
여기에 여러 부역 노동의 부담이 더해졌다.
그리고 막부는 햐쿠쇼의 경제를 안정시키고
당시 도시에서 활발하게 성장하던 화폐 경제가
농촌에 침투하여 농촌이 잘 살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상품작물의 재배를 억제하는 등 여러 시책을 시행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렇게 농·공·상으로 분리되던 피지배 계층 외에
또 다른 하층민 신분이 따로 존재하였다.
그 계층이 바로
바로 '에타(穢多)'와 '히닌(非人)'이다.
에타는 '더러움이 많다'라는 뜻으로,
서일본에서는 '카와타(皮多)',
동일본에서는 '쵸리(長吏)'라고 불렀다.
이들은 죽은 동물의 시체를 치우거나
짐승의 가죽을 무두질하여 가죽제품을 생산하는,
조선시대로 치면 백정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자들이었다.
에도시대가 정착되면서
평화로운 시대가 도래하고
평소에 전쟁에 익숙해있던 사람들의 생각이 전환되면서,
죽음을 꺼려하는 풍조가 생겼다.
따라서 사람들은 육식을 더러운 것으로 간주하였으며,
동물의 시체를 처리하는 것마저 꺼려하게 되었고,
이러한 일들을 천한 일로 여기게 되었는데
이런 일들을 도맡아 하던 계층이 바로 에타였다.
에타는 이 외에도 촛대의 등심이나 죽제품을 제작하고
마을의 예능을 담당하는 역할을 하였다.
또한 이 시대는 다른 공동체로의 이동이 막힌
폐쇄적인 사회였기 때문에
마을 외부로부터 부랑자들이 들어왔을 때 이들을 몸으로 막아주는,
즉 마을의 치안과 경찰업무까지 담당하였다.
히닌(非人)은 명칭부터가 '인간이 아니다'라는 뜻이다.
이들은 농촌부와 도시에 거주하였는데,
도시의 경우엔 해자나 강가에 집을 짓고
마을 청소나 하천 청소를 담당하며
마을로부터 동냥하며 생활했다.
그리고 죄인들을 압송하거나
죄인들을 감옥에 가둔 후 간수 역할을 하거나
죄인들 중 병에 걸린 사람들을 따로 격리시키는 일도 담당하였다.
살펴본 에도시대의 신분 계층을 총정리해보면 아래와 같다.
<에도시대 신분계층>
① 지배계층 : 무사 / 천황가, 공가, 승려, 신직
② 피지배계층 : 햐쿠쇼(농), 쇼쿠닌(공), 쵸닌(상) / 에타, 히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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