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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흔히들 근대화라는 것은 경제학적으로 말하면 자본축적+생산성 증가로 볼 수 있음. 그 중 전자가 논하기 쉬움.

자본이라는 것은 가장 좁게는 물적자본을 말하지만 좀 더 넓게는 인적자본도 포함함.

훨씬 더 높게 말하자면 사회자본을 언급하는 사람들도 있기는 한데 이건 학문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음.

 

 

2. 일본이 우리를 식민지배하면서 근대화시켜줬다는 담론을 자본의 면에서 이야기하자면

물적자본은 Yes지만 교육으로 주로 축적되는 인적자본은 단연컨대 No라고 할 수 있음.

이건 총독부의 교육정책이나 해방 전후 각종 교육 통계를 보면 알 수 있음.

 

총독부의 조선인 교육에 대한 의지, 재정상황, 교육의 목표와 구체적인 정책, 해방 이후 정책변화 면에서 볼 수 있음.

 

 

3. 일단 기본적으로 총독부는 조선인 교육에 대한 의지 자체가 거의 없었음.

굳이 따지자면 1. 일단 일본인 말은 잘 들어야 하니 일본어 교육만은 좀 열심히 시키려고 했었고 2. 그래도 조선에서 조선인을 잘 다스리기 위한 최소한의 인재는 필요했으니 최소한의 전문학교, 경성제대(추가) 정도는 두고 다스린 정도. 이 전문학교의 경우 일제는 일본의 중학교로 보려고 했다가 나중에는 높여서 고등학교(대학예과와 동급) 정도로 봄. (추가하자면 그 전문학교나 경성제대의 학생들의 대부분은 일본인들이었음, 경성제대는 2/3 정도보다 아래)

 

 

4. 거기에 총독부는 만성적인 재정적자에 시달려서 계속 본토의 대장성과 제국의회에 빌어먹고 사는 처지임.

당연히 교육예산 자체가 적을 수 밖에.

 

 

5. 일본의 교육목표부터가 충량한 황국신민의 육성임. 일본어 교육도 이 때문에 열심히 실시한 거고.

근데 이 과정에서 1. 교육 수준의 증가와 2. 황국신민의 육성 사이에 딜레마가 생김.

교육 수준을 증가시키려면 특히 총독부처럼 교육 예산 자체가 부족한 현실에서는 결국에는 민간 사립교육자본을 끌어들여야 함.

 

하지만 일본 입장에서 사립교육은 불령선인이나 양산해대는 문제 많은 동네였음.

이사장 본인이 친일파라도 상대적으로 분위기가 자유로워서 일선 교사들 중에 불령선인 교사들이 많기도 쉽고, 친일파도 일본 입장에서 미덥지 못한 경우가 꽤 있는데다, 만약 이사장 본인도 조선 독립에 적극적이면 최악임.

 

설령 독립에 대해 알 바 아닌 종교계가 세운 곳들도 신사참배나 아니면 천황제 냄새나는 곳에 태클 걸 이유가 충분한데다 재수없으면 외국과도 엮임.

 

일본은 이런 딜레마 상황 하에서 2를 택한 셈임.

사립대학은 설립 따윈 아예 대놓고 막아버리고 원래 대학으로 세우려고 했던 보성전문, 연희전문, 이화여전 같은 곳들은 죄다 전문학교로 열 수 밖에 없었음.

그 아래 학교들의 경우 일단 일본은 1910년 경술국치 이후에 자기들 규제를 벗어난 사립학교들은 죄다 폐교시킴.

국사편찬위원회 피셜에 따르면 1912년~1919년 사이에 사립학교는 1317개교에서 690개교로 오히려 감소함. 반면 그 빈자리를 공립교육은 충분히 메우지 못했지. 동시기 공립보통학교는 328개교에서 482개교로 증가함. 원 출처에서는 이야기 안 했지만 여기에 중등이나 고등교육기관 증가를 추가해도 사립학교 감소를 보충하기는 어려웠을 거임.

 

그 밖에도 서당교육령, 사립학교규칙 같은 각종 규제를 통해 사립교육을 철저히 억제함. 참고로 훗날 해방된 대한민국의 교육의 상당수는 사립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음. 22년 기준 대학은 2년제 4년제 막론하고 75%가 사립학교임. 고등학교는 45%, 중학교는 23%. 훗날 한국 교육의 중요한 기둥 중 하나를 일제는 억제한 거지.

 

국사편찬위원회 자료에서 따르면 1945년 8월 시점에서 한국의 중등학교 이상 수료자는 총 229,000명, 거기서 고등학교 졸업자는 200,000명, 전문학교 수료자는 22000명, 대졸자는 7400명이라고 함. 중등학교 이상 수료자만 해도 이미 당시 인구의 1% 미만임.

 

한국경제통사에 따르면 1945년 중학생 취학룔은 4.6%, 고등학생은 3.2, 대학생은 0.7%임. 근데 이 %수치마저도 1925, 30, 35, 40년에는 훨씬 낮았음.

 

문맹률도 총독부 자료에 따르면 30년 한글 기준 77~78%이었음.

 

거기에 각종 일선 전문학교의 교육내용이나 시설 수준 같은 것도 같은 전문학교라도 조선인들이 받은 교육수준은 일본인들이 받은 것에 비해 덜 심화적이고 부실했다고 보이는 등 일선 교육 영역에서도 구조적인 차별이 존재했음.

 

 

6. 해방 이후에는 5에서 언급한 딜레마가 거의 해소됨.

 

일단 문맹률이 50~60년을 거치면서 거의 0가 되어버린 건 물론이고

 

미군정기 들어서부터는 미군정은 단순히 일제의 교육 억제 정책을 없애는 정도를 넘어 방침이 교육 수준의 전반적인 향상을 목표로 삼은데다(당연히 후대 정부도 이런 교육방침을 계승해옴) 그동안 억눌려온 사립교육 수요가 폭발함.

단적으로 우리가 아는 4년제 주요 대학들이 대부분 미군정기 들어서 정식으로 대학으로 개교하거나 아니면 이전 전문학교가 승격한 것들임.

 

당시 관가에서는 사립학교 증가를 두고 '나라에서 못하는 걸 쟤들이 대신 해주는 구나 오오' 하는 분위기였음.

 

사립학교 비중 증가추이는 미군정기는 물론이고 1~2공화국, 3~4공화국을 넘어 지금까지도 증가하고 있는 지경임.

 

사립학교의 확대는 비록 몇몇 이사장이나 재단 등의 사적 이익 추구에 활용되고 있는 부작용이 있기도 하지만 가급적 많은 사람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열어준다는 면에서는 확실히 긍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있음. 좀 더 넓게 보면 경제성장과 민주화의 요인으로도 볼 수 있고.

 

 

 

훗날 미군정이나 제1공화국 시기를 보면 교육의 면에서 볼 때 식민지근대화는 개소리가 맞음.

 

 

 

참고자료 : 한민족독립운동사 https://db.history.go.kr/item/level.do?levelId=hdsr_005_0060_0050_0030#hdsr_005_0060_0050_0031_comment

한국경제통사 이헌창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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