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한국사/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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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독일제국 3대이자 최후의 황제 빌헬름 2세구욘.
일단 빌헬름 2세는 당대 영국 국왕이었던 조지 5세와는 가까운 친척이었는 데, 독일제국 2대 황제이자 프로이센 국왕이었던 프리드리히 3세의 황후였던 빅토리아 루이제가 바로 조지 5세의 첫째 고모였음. 그리고 이 빅토리아 루이제가 낳은 장남이 바로 빌헬름 2세이니 고종사촌 관계.
그래서 전쟁 전에 빌헬름 2세는 영국을 방문해서 친척 동생인 조지 5세와 몇 차례 만남을 가지기도 했음.
이런 식으로. 왼쪽이 영국육군 군복을 입은 빌헬름 2세, 오른쪽이 독일육군 군복을 입은 조지 5세.
빌헬름 2세의 제1외국어는 영어였는데, 단순히 할 줄 아는 수준을 넘어서 영국인이라고 해도 괜찮을 수준으로 잘 구사했음. 거기에 가장 좋아하는 건 영국식 홍차였다고 함.
재위 내내 대영제국에 대항하기 위해 건함경쟁과 식민지쟁탈전을 벌여대고 오스트리아와 오스만을 꼬득여 동맹을 형성했던것치고는 지독하게 영국을 좋아했던 남자...
하지만 제일 환장하는 부분은 바로 1차 세계대전 당시였는데
(소 몰트케. 슐리펜 계획을 주도한 최고사령관)
프랑스 주력군을 우회한 후 포위기동으로 단박에 족쳐버리겠다던 슐리펜 계획이 발동된 후 몇시간 뒤, 빌헬름 2세가 급하게 소 몰트케를 소환함.
바빠 뒤지겠는데 갑자기 불려온 소 몰트케가 의아해하는 와중에 빌헬름 2세가 한 말은
"내가 듣기로 영국이 프랑스 지원한다는데 그냥 싸우지 말자." 였음.
이때 이미 독일육군은 프랑스 국경을 넘은 상태였기에 무를 수 없었지만 그가 얼마나 영국과 싸우기 싫어했는지, 그래서 왜 빌헬름 2세의 외교능력이 무능했는지를 드러내주는 단면이 아닐까 생각함.
P.S 1차대전 당시 유럽의 왕들은 가깝거나 멀거나 서로 친척관계였는데
참고로 빌헬름 2세와 사촌지간인 조지 5세는 러시아제국의 니콜라이 2세와도 사촌지간.
그리고 좀 멀긴 하지만 이탈리아 왕국의 국왕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3세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도 마리아 테레지아에서부터 이어지는 친척관계.
1차대전 중반기에 협상국으로 참전했다가 독일한테 개쳐맞은 루마니아 왕국의 카롤 1세 또한 빌헬름 2세와는 친척관계, 그외에 1타로 쳐맞은 세르비아 왕국의 페타르 1세와 간보다가 은근슬쩍 협상국에 발을 디딘 그리스 왕국의 요르요스 1세도 빌헬름 2세와 친척관계, 발칸전쟁의 복수를 위해 동맹국에 가입한 불가리아 왕국의 페르디난트 1세는 작센코부르크고타왕조로 또 조지 5세, 벨기에 왕국의 알베르 1세와도 친척관계..... 공화국이라 별 관련이 없는 프랑스, 미국, 포르투갈 등과 딱히 유럽 왕조와 이어지지 않은 오스만 제국을 제외하면 모두가 같은 핏줄이 흐르는 셈이다.
그래서 사실 1차대전은 스케일이 존나게 큰 가족다툼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