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역사/한국사/세계사

세계 역사, 고대 역사, 역사 토론 및 정보 공유

🕰️ 2023.04.10 09:22
중국의 늑대인간 이야기
조회 수 1699 추천 수 0 댓글 0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5184c61fcd149ab9feceb7bafab0544e_yRV45llv.png.jpg

 

평소에는 멀쩡한 사람이었다가 갑자기 늑대로 변해서 다른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공격해 죽이거나 잡아먹는 늑대인간은 주로 서양에서 잘 알려진 괴물입니다.

 

하지만 동양의 중국에서도 늑대인간에 관련된 전설들이 많습니다. 중국 북송 시대에 편찬된 책인 태평광기(太平廣記)를 보면, 늑대인간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실려 있습니다.

 

(뱀파이어와 더불어 서양 요괴들 중에서 가장 유명한 늑대인간. 그러나 사람들의 생각은 다 비슷한 법인지, 동양의 중국에서도 늑대인간의 전설들이 전해져 옵니다.)

 

 

태평광기에 의하면 당나라 영태연간(永泰年間 서기 765~766년) 강주(絳州 지금의 중국 산시성山西省)의 어느 마을에 20세가 된 젊은이 한 명이 살았는데, 갑자기 원인과 치료법을 알 수 없는 병을 심하게 앓더니 정신이 이상해지면서 그만 늑대로 변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늑대가 되어버린 그 젊은이는 생각과 행동도 완전히 늑대처럼 변해서, 사람을 습격해 그 고기를 먹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과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가 사람들의 눈을 피해서 마을의 아이들을 습격해 잡아먹었습니다.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들은 마을 이곳저곳을 뒤지며 아이들을 찾아 나섰으나, 어디에서도 아이들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한편 그 젊은이는 무척 가난하여 일정한 직업이 없이,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여러 가지 잡일을 해주면서 그 대가로 식사를 대접받는 일용직 노동자였습니다. 그래서 평소에도 다른 사람들은 그 젊은이를 불러서 잡다한 일들을 시켰는데, 그 젊은이가 잡아먹은 아이들 중 한 명이 살았던 집을 지나가는 도중에 아이를 잃어버린 아버지가 젊은이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내일 우리 집에 일이 있는데, 부디 자네가 와서 일을 도와주게. 그러면 내가 자네를 위해서 식사 한 끼를 푸짐하게 대접하겠네.”

 

여느 때 같으면 얼른 좋다고 허락하겠지만, 그 젊은이는 크게 웃더니 이렇게 대답하면서 거절했습니다.

 

“내가 무엇 때문에 당신네 집안 일을 도와줘야 한단 말입니까? 당신의 집에서 주는 음식들은 맛이 없어서 먹기 싫습니다. 이미 나는 진귀한 음식을 먹었으니까요.”

 

그 말을 듣고 아이를 잃어버린 아버지는 매우 이상하게 여겼습니다. 그 젊은이는 평소에도 매우 가난해서 일을 하지 않으면 끼니조차 해결할 수 없을 정도였는데, 진귀한 음식들을 먹었다니?

 

“자네가 무슨 돈이 생겨서 진귀한 음식들을 먹었단 말인가?”

 

아이를 잃어버린 아버지가 궁금해서 묻자, 그 젊은이는 웃으면서 “내가 요즘 날마다 사람의 고기를 먹었는데, 어제 잡아먹었던 아이가 무척 맛이 좋았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놀란 아버지가 젊은이의 입 속을 살펴보니, 온통 피비린내가 진동을 했습니다. 마침 아이를 잃어버리고 심란하던 터라 아버지는 화가 나서 몽둥이를 가져와 젊은이를 마구 때렸는데, 그 젊은이는 그만 늑대로 변하더니 죽어버렸습니다.

 

두 번째 늑대인간 이야기도 같은 장소인 강주의 마을에서 벌어졌습니다. 한 노인이 몇 달 동안 병에 걸려 앓아 누웠는데, 나중에 가서는 열흘 동안 아무런 음식도 먹지 못하고 괴로워했습니다. 그러다가 밤이 되자 노인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려 아무도 그가 간 곳을 알지 못했습니다.

 

다음 날 저녁, 마을 주민 한 명이 뽕나무 밭에 가서 뽕잎을 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늑대 한 마리가 나타나서 그 주민을 잡아먹으려 덤벼들었습니다. 주민은 겁에 질린 상황에서도 살기 위해 서둘러 뽕나무 위로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나무가 그리 높지 않아서 늑대가 주민의 옷을 물어버리자, 주민은 마침 가지고 있던 도끼로 늑대를 찍어버렸고 이마를 다친 늑대는 달아나 버렸습니다.

 

늑대가 완전히 사라지자, 주민은 뽕나무에서 내려와서는 늑대의 발자국이 난 길을 따라서 걸어갔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걸어간 끝에 몇 달 동안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에 걸렸던 노인의 집으로 이어지고 그 방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고는 노인의 아들을 불러서 자기가 겪은 일들을 말했습니다.

 

아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아버지의 이마를 잘 살펴보았습니다. 놀랍게도 이마에서는 주민이 도끼로 찍은 흔적이 선명했습니다. 주민의 말이 사실인 것을 깨닫고 아들은 아버지를 목 졸라 죽였는데, 그러자 노인은 그만 늑대로 변해 버렸습니다. 주민의 말처럼 노인은 늑대가 되어서 사람을 잡아먹으려 했던 것입니다. 아들이 이 사실을 관아에 찾아가 고백하자, 현령은 아들을 처벌하지 않고 그대로 돌려보냈다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늑대와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늑대인간의 이야기도 태평광기에 실려 있습니다. 진주(晉州) 신산현(神山縣)의 장(張)씨 성을 가진 백성의 아내가 노란 베옷을 입고 허리와 배가 가느다란 남자와 성관계를 갖는 꿈을 꾼 후에 임신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후로 그녀는 날고기를 먹고 성질이 난폭해지더니, 여섯 달 후에 두 마리의 늑대를 낳았습니다. 늑대들은 태어나자마자 마치 사람처럼 걸어 다녔는데, 이 모습을 본 장씨는 요괴라 여겨 때려 죽였고 아내는 1년이 지난 후에야 제정신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꿈을 통해 아내와 간통을 한 남자는 필시 늑대인간이었을 것이고, 그래서 아내는 사람처럼 걸어 다니는 늑대들을 낳았겠죠.

 

 

출처: <중국의 판타지 백과사전> 도현신 지음/ 생각비행

 

main/board.php?bo_table

=mystery&wr_id=30013&sca=

%EA%B4%B4%EB%AC%BC%2F%ED%9D%AC%EA%B7%80&page=1


역사/한국사/세계사

세계 역사, 고대 역사, 역사 토론 및 정보 공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HOT글 베트남 국민들이 자긍심이 센 이유 2025.07.20 443 3
HOT글 양극화에 대하여 2 2025.07.22 375 0
HOT글 장비도 없는 열악한 환경 KBS 수요기획 '한국 UDT, 캄보디아를 가다' 2 file 2025.07.22 436 0
공지 URL만 붙여넣으면 끝! 임베드 기능 2025.01.21 28875 46
공지 🚨(뉴비필독) 전체공지 & 포인트안내 23 2024.11.04 35141 66
13029 "독일도 선제타격 가능" 겁없이 날뛴 대가, 참교육 시작된다. 러우전쟁 조만간 '이렇게' 된다. (최진기 작가 / 통합1부) file 2025.07.28 288 0
13028 양극화에 대하여 2 2025.07.22 375 0
13027 제주항공 활주로 이탈 사고 조사위원회 "조종사의 오작동 있었다" 중간발표 file 2025.07.22 362 0
13026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책 후기. 2025.07.22 348 0
13025 로마 제국이 중세에 남긴 흔적 2 file 2025.07.22 376 0
13024 장비도 없는 열악한 환경 KBS 수요기획 '한국 UDT, 캄보디아를 가다' 2 file 2025.07.22 436 0
13023 중세, 명예와 신앙으로 다스려지는 세계 file 2025.07.20 394 0
13022 베트남 국민들이 자긍심이 센 이유 2025.07.20 443 3
13021 일본 731부대 '생체 실험' 추가 증거 공개 누적 피해자 3000명 넘었다 file 2025.07.14 620 0
13020 인류 진화사를 뒤흔든 호모 날레디 그들은 누구인가? file 2025.07.10 939 0
13019 드디어 풀린 인류 '미스터리'...유전적 자료와도 일치 file 2025.07.10 947 0
13018 모션디자인(한국보물) - 청자투각칠보무늬향로 file 2025.06.26 1083 0
13017 모션디자인 - 한국 보물 2 file 2025.06.25 576 1
13016 민주당 울산시당 선대위 전은수!! file 2025.05.20 433 0
13015 이준석, 긴급 기자회견 “나와 이재명 일대일 구도돼야…김문수론 이길 수 없어” 2 2025.05.20 425 0
13014 204일동안 항해한 핵잠수함 상태 file 2025.05.17 319 0
13013 나치 독일이 초반에 그토록 강력했던 이유 2 file 2025.05.17 338 0
13012 이재명이... 61살밖에 안 됐어....? 4 2025.05.15 633 0
13011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 사건의 비극, 조승희는 누구인가? 알아보자 file 2025.05.14 790 0
13010 옛날 동화가 우리가 알고 있는 결말과 다른 이유(천사까지..?) file 2025.05.11 601 0
13009 17세기 초 베트남에서 활동한 예수회의 포교 문구는 "서양인의 마음으로 들어오겠습니까?" 였는데 1 2025.05.11 600 0
13008 동양 서양 역사가 겹치는 타임라인 2 file 2025.05.11 770 0
13007 문명7 재밌네..... 1 2025.05.11 601 0
13006 청동기 시대 라는 말만 들으면 반달돌칼 민무늬 토기 자동으로 떠올라서 막 원시부족 우가우가 이런 느낌이 드는데 2 2025.05.11 650 0
13005 이탈리아 기사 서사시 광란의 오를란도 복간 결정! 2 file 2025.05.11 618 1
13004 한덕수 밀어주기 가는것같네 ㅋㅋ 국민의힘 ㅋㅋ풉 2025.05.10 613 0
13003 "대선 후보 한덕수로 교체" 초유의 사태..결국 김문수 갈아치운 국민의힘 2 2025.05.10 670 0
13002 한나 아렌트 악의 급진성으로 보는 한국의 전체주의 교육 2025.05.05 948 0
13001 인간의 두뇌를 뛰어넘는 인공지능🌐 인간이 AI와 함께 살아가는 최고의 방법 file 2025.05.01 584 0
13000 더쿠 회원가입, 2024년/2025년 최신 정보! 언제? 가입 방법, 꿀팁 총정리 (눈팅 vs 가입) 2025.05.01 1086 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35 Next
/ 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