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의 나라 포르투갈
포르투갈은 1990년대 후반 심각한 마약 위기를 겪고 있었다
경제위기, 비관적인 사회 분위기에다 유럽의 항구를 맡고 있는 지리적 위치로 인해 유럽으로 향하는 마약이 포르투갈을 거쳐 가기 때문에 엄청난 양의 마약이 유입되었던 것
가장 큰 문제는 헤로인이었다
한 번만 사용해도 인생 씹창나는 위험한 마약인데다
약쟁이들이 주사기를 돌려쓰다보니 에이즈가 창궐함
대한민국이 5천만 인구에 에이즈 환자가 대략 연간 1000명 정도 발생하는데
1999년 포르투갈은 고작 천만밖에 안되는 인구에 에이즈 환자가 2000명이나 발생했으니 나라가 정말 좆된 것을 알 수 있다
상식적으로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다 때려잡는 것이 유일한 방법으로 보였지만
포르투갈 정부는 상식과는 다른 결정을 함
바로 개인적인 마약 사용과 소지를 완전 비범죄화 한 것
당연히 정치권, 대중, 외국에선 난리가 남 님 미쳤음? 이라는 반응이었음
마약을 때려잡아도 모자랄 판에 아예 마약국가를 만들겠다고 선포한 꼴이었으니
그런데 예상과는 다르게 놀라운 결과가 나타남
마약 사용으로 인한 죽음이 엄청나게 줄고
헤로인 사용자가 반토막나고
마약 사용으로 인한 에이즈 환자 발생이 거의 없어짐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일단 비범죄화 덕에 마약 사용자들은 더 이상 범죄자로서 숨어 사는 게 아니라 당당하게 나와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됨
전엔 범죄로 처벌받을까봐 선뜻 도움을 구하기 어려웠는데, 비범죄화 되고 나선 누구나 치료받을 수 있게 됨
비슷하게, 포르투갈 정부 차원에서 깨끗한 주사기 바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한 덕분에 에이즈 환자 숫자가 줄어들음
마약이 싸워야 할 범죄가 아닌 공중보건 문제로 국가 차원의 인식의 전환이 일어난 것
도입될 당시에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비범죄화 정책이지만
결과적으로 포르투갈은 유럽에서 손꼽는 마약에서 안전한 국가가 되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