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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380_45077_4110.jpg 프랑스의 정식 국명에는 France가 없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그렇듯이 흔히 쓰이는 나라 이름과 정식 국명에는 차이가 있음

우리나라의 국호는 대한민국이지만 한자 문화권에서는 한국, 서양에서는 코리아라고 불리는 것처럼 말임

이런 약식 호칭은 정식 국명의 일부를 차용해서 부르는 게 보통임

그런데 이런 약식 호칭에 국호의 일부분이 포함되지 않는 국가들이 있음

보통 외국에서 그 나라를 부를때는 정식 국명과 아예 어원이 다른 명칭을 쓰는 경우도 많다고 하지만 자국에서 부르는 약어도 정식 국명과는 다른 나라가 있으니

 

 

 

Flag_of_France.svg (1).png 프랑스의 정식 국명에는 France가 없다?

그게 바로 프랑스임

프랑스의 국호는 République Française(리푸블리크 프랑셰즈)이고 영어로 번역하면 French Republic

프랑스를 나타내는 France가 아니라 Française(French)가 사용됐음을 알 수 있음

프랑스의 소유격인 프렌치가 들어갔으니까 대충 프랑스인거 아니냐 할 수 있는데 여러가지 의미로 쓰일 수 있는 Française(French)의 특성상 여기서는 프랑스를 나타내지 않음

이때 Française(French)는 '프랑스의'가 아닌 '프랑스인의'로 쓰였기 때문에 한국어로 하면 '프랑스인의 공화국'

그렇다면 왜 프랑스의 국호는 대한민국의 영어 표기법과 같은 방식인 République de France(Republic of France)가 아닌 République Française(French Republic)으로 정해졌을까?

 

 

 

TOE3uxLQKt5a54OenG5Mt7GpM02xjgwgbP2ybWYxF_izo1pgb6z0njOk1koaZIyQrKDkCveprzNqSDaArjdgrU2cEsu2au9DuDZnuqlGYAEos3L7WvX4aFHpF-xthtlqkEQ4j50Zxs1nUiTJIdRthg.webp.ren.jpg 프랑스의 정식 국명에는 France가 없다?
현대 프랑스의 국명은 프랑스 혁명 시기로 거슬러 올라감

혁명 전 왕정 시기 프랑스의 국호는 프랑스 왕국 (Royaume de France/Kingdom of France)이었음
그러나 혁명이 진행되면서 파벌 간의 갈등, 외부 정세, 왕가의 행동 등 여러 요인이 겹쳐서 왕실은 철폐되고 프랑스는 입헌군주정에서 공화제로 이행하게됨

단순 체제 내의 개혁이 아니라 공화국으로 나라를 새로 세우는 상황이 되자 국호도 새로 정해야 했음

이 과정에서 프랑스 공화국의 의회인 국민 공회는 왕정과의 단절을 확실히 하기 위해 '프랑스'라는 지명이 아닌 '프랑스인'을 강조하는 국명을 정함

짤과 같은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을 주창한 혁명 세력 답게 휴머니즘적인 사상이 드러나는 단어 선택이라 할 수 있음

그 결과 탄생하게 된 이름이 République Française, '프랑스인의 공화국'인거지

 

 

 

cicero-dencounces-cataline-senate-gokberk-kaya-painting.webp.ren.jpg 프랑스의 정식 국명에는 France가 없다?
또한 국민 공회가 1792년 9월 25일 선언에서 한 말을 보면 로마와의 연관성을 주장한 대목이 있음

당시 의원들 대다수가 라틴어를 공부했고 로마 역사에 익숙했다고 함

그들이 보기에 도덕적이었던 로마 공화국은 그렇지 못했던 로마 제국으로 대체 당했다고 생각했음

그렇기에 그들은 부패하고 도덕적이지 못한 군주제를 철폐하고 '로마인의 공화국'(Roman Republic)을 계승한 '프랑스인의 공화국'(French Republic)을 세워서 시대의 흐름을 역전시킬 기회가 왔다고 믿음

서양 국가들이 근대에 민주제를 도입하면서 그 제도의 기원을 고대 그리스 시대에서 찾고 그들을 본받으려 한 것처럼 이 사례도 유럽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고대 로마에서 정당성을 얻으려 한 것으로 보임

 

 

 

Napoleon-Coup-of-18-Brumaire.jpg.d32db0d106522a2898610e2443cc1fd6.jpg 프랑스의 정식 국명에는 France가 없다?
이런 국명 체계는 나폴레옹이 집권하고 황제로 즉위하고 나서도 계속됨

나폴레옹은 스스로를 '프랑스의 황제'가 아닌 '프랑스인의 황제'로 칭했음

나폴레옹이 공화국을 끝장내긴 했어도 스스로 여러번 언급했듯 혁명을 계승한다고 주장했기에 인민에게 통치권을 부여받았다는 뜻에서 이런 칭호를 씀

또한 그의 지지세력이 부르봉 왕정복고를 지지하는 왕당파가 아니라 계몽주의적인 부르주아와 중산층이었던 점도 한 몫 했고 말이야

 



1841_portrait_painting_of_Louis_Philippe_I_(King_of_the_French)_by_Winterhalter.jpg 프랑스의 정식 국명에는 France가 없다?
나폴레옹이 몰락하고 부르봉 왕가가 다시 들어서자 이들은 당연히 예전에 쓰이던 프랑스 왕국이라는 이름으로 국호를 되돌림

하지만 지나치게 시대 역행적이었던 부르봉 왕가의 샤를 10세는 시민들의 반감을 사서 또다른 혁명으로 퇴위하게 됨

비어버린 왕좌를 차지한건 부르봉의 방계였던 오를레앙 가문의 루이 필리프 1세였음

위 그림의 주인공인 루이 필리프 1세는 프랑스 혁명에 가담했던 오를레앙 공 루이 필리프의 아들임

기득권이면서도 혁명에 가담해서 '평등한 자'라는 별명이 붙은 아빠 루이 필리프를 따라 공화국에서 군 복무를 했기 때문에 시민 세력에게 인기 있었고 그래서 새로운 왕으로 추대되었음

왕위에 오른 '시민왕' 루이 필리프 1세는 수구적이었던 부르봉 왕가와 다른 면모를 보여줌

스스로를 '프랑스인의 왕'으로 칭했고 국기도 혁명을 상징하는 삼색기에 오를레앙 가문의 문장을 넣는 식으로 프랑스 혁명에 호의적인 태도를 드러냄

 

이 이후로도 수많은 정치적 풍파가 프랑스를 거쳐가지만 시간이 지나며 가장 보수적인 지방조차 프랑스 혁명과 삼색기를 긍정할 정도로 혁명의 유산이 프랑스에 깊게 뿌리내림

그렇기 때문에 '프랑스인'이라는 단어는 국명에서 빠진 적이 없었고 지금까지 이 명칭이 이어져오게 된거임

 

이런 유산은 다른 유럽 국가들 한테도 영향을 끼쳐서 이탈리아나 체코처럼 '~인의 공화국'이라는 명칭을 쓰는 경우가 생김

 

 

 

3507639_nSs.png 프랑스의 정식 국명에는 France가 없다?

현대에 사는 우리는 이런 변화무쌍한 국명의 변화사를 보고 별것 아닌 걸로 싸운다고 볼 수 있지

하지만 우리 또한 명칭 논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봐

원칙적으로 서로를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남한과 북한은 절대 서로를 상대방의 정식 국명으로 불러준적이 없는게 그 예라고 생각함

서로를 자기네 방식의 명칭인 북한과 남조선으로 부르고 갈등이 심해졌을 때는 괴뢰라고 칭하며 가장 호의적인 호칭이 남측과 북측인 정도니까 말임

일상 생활에서도 대한민국 사람인 우리가 남한이나 북한을 남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면 사상부터 의심받을테고 말이야

 

이렇듯 나라의 이름은 그 국가의 정체성을 하나로 요약한 정수이기 때문에 예로부터 건국자들이 나라를 세울때 깊게 고민한거지

이런식으로 예상치 못하게 명분과 정당성이 주어진다면 엄청난 효과를 발휘 할 수도 있을 지 누가 알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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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줄요약

 

프랑스의 정식국명은 '프랑스 공화국'이 아닌 '프랑스인의 공화국'이다

이런 작명 방식은 인간의 권리를 주장한 프랑스 대혁명 시기에서 시작되었다

시대를 거치면서 혁명의 유산이 견고해졌고 그래서 이 명칭은 지금의 국명으로까지 이어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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