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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2021년11월)에 '알타이어족'으로도 불리는 트랜스유라시아어족(Transeurasian languages) 언어의 기원지가 '서요하 유역 기장 농업 지역'이라는 중요한 연구 논문이 발표됐다. 현재 한국어를 포함해 98개 언어가 속해있다.

 

이 논문은 독일 막스-플랑크 인류사과학연구소의 마르티너 로베이츠(Martine Robbeets) 교수 연구팀을 중심으로 10개국의 학자들이 언어학, 고고학, 유전생물학 분야를 종합한 대규모 공동 연구의 결과였다.

 

연구 결과는 '농경'의 확산을 통해서 언어의 확산이 이뤄졌는데, (1) 트랜스유라시아어족(=알타이어족) 언어의 기원지는 '9000년 전 서요하(西遼河) 유역의 기장[黍] 농업 지역'(=요하문명 지역)이며, (2) 신석기시대에 '원시 한국어-일본어(5500년 전)'와 '원시 몽골어-퉁구스어(5000년 전)'로 1차로 분화되었고, (3) 청동기시대에는 원시 한국어, 원시 일본어, 원시 몽골어, 원시 퉁구스어, 원시 튀르크(=돌궐)어로 2차로 분화되었으며, (4) 이후에 각 지역으로 다양하게 분화되었다는 것이다.

 

논문에서 트랜스유라시아어족 언어의 기원지로 밝혀진 '9000년 전 서요하 유역의 기장 농업 지역'이 바로 '요하문명' 지역이고, 요하문명의 가장 이른 신석기시대 고고학문화인 소하서문화(小河西文化: BC 7000-BC 6500)의 시작이 바로 9000년 전이다. 요하문명의 흥륭와문화 흥륭구(興隆溝)유적에서 발견된 8000년 전의 '세계 최초의 재배종 기장(1460알 중 1400알, 96%)과 조(1460알 중 60알, 4%)'는 2012년에 UN 식량농업기구(FAO)에서 '세계 중요 농업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이 논문은 트랜스유라시아어족의 언어가 4000년 전을 기점으로 중앙아시아를 거처 들어온 유목-목축민들이 전파했다는 기존의 '유목민 가설'을 비판하면서, '9000년 전 서요하 지역의 기장 농경민'에서 기원하여 확산된다는 '농경민 가설'을 제시한다.

필자는 '서요하 유역'에서 8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발굴되고 있는 '요하문명(遼河文明)'에 대해서 여러 권의 책을 쓰며 연구해오고 있다. 이 논문은 한국어의 뿌리인 트랜스유라시아어족의 기원 이외에도 다양한 역사-문화적 의미를 담고 있다.

 

 

 

NISI20211119_0000873773_web.jpg 한국어의 기원은 \'트렌스유라시아어족\'

 

 

 

곧, 요하문명 지역은 '트랜스유라시아어족' 언어의 기원지일 뿐만이 아니라, (1) 9000년 전 최초의 빗살무늬토기, (2) 9000-8000년 전 최초의 재배종 기장-조, (3) 8000년 전 최초의 옥결(玉玦·옥 귀고리), (4) 8000년 전 최초의 적석묘, (5) 7000년 전 최초의 복골(卜骨·점을 친 뼈), (6) 5500년 전 최초의 계단식 적석총, (7) 4300년 전 최초의 치(雉)를 갖춘 석성(石城), (8) 3000년 전 최초의 비파형동검 등이 발견되고 기원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 가운데 (1), (4), (6), (7), (8)은 요하문명과 한반도 지역에서는 모두 발견되지만 황하문명 중심 지역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것들이다.

 

요하문명은 전형적인 북방문화 계통으로 황하문명과는 확실하게 구별된다. 위 논문에서도 황하문명 지역은 '중국-티베트어족' 언어의 기원지고, 요하문명 지역은 트랜스유라시이어족 언어의 기원지라고 본다. 곧 황하문명과 요하문명이 이질적이고 독자적인 문명권이라는 것이다.

 

중국은 요하문명 지역을 화하족의 조상인 황제족(黃帝族)이 일군 문명이자 중화문명의 발상지로 삼고, 동북아시아의 상고-고대사를 전면적으로 재편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후대에 출현하는 모든 소수민족들은 모두 황제족의 후손이고, 그 황제족의 후손의 역사는 모두 중국사의 일부라는 것이다. 고조선, 부여, 고구려의 역사는 이미 중국사의 일부가 된지 오래다.

 

 

한국인들은 비파형동검이 출토되는 만주 일대를 '고조선의 문화권/세력권/세력 범위' 등으로 가르치고 배운다. 그 한 가운데서 수 천년 동안 아무도 알 수 없었던 요하문명이 새롭게 발견되었는데,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이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한 손에 꼽을 정도다.

 

이 논문은 동북아시아 역사·문화 연구에서도 매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첫째, 동북아시아 상고사-고대사 연구의 출발점도 요하문명 지역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둘째, 요하문명 지역은 언어적으로도 황화문명 지역과는 별개의 독자적 문명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셋째, 이제는 요하문명에 대해서 모르고는 동북아시아의 언어·역사·문화·철학·종교를 논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을 보여준다.

 

필자는 여러 책과 논문에서 요하문명이 '동북아시아 공통의 시원문명'이라고 논의한 바 있다. 요하문명을 일군 사람들이 동이족의 선조들이었고, 예맥족의 선조들이다.

 

이제는 여러 분야에서 요하문명과 연결하여 깊이 있는 연구를 해야 한다. 우리가 우리의 시각에서 요하문명을 연구하지 않는다면, 중국의 논리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각 분야에서 요하문명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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