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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 왕대권별태조-철종고종-순종빈전(殯殿) 문밖에서 대신들을 소견하였다. 윤음을 내리기를,"아! 과인은 사도 세자(思悼世子)의 아들이다. 선대왕께서 종통(宗統)의 중요함을 위하여 나에게 효장 세자(孝章世子)를 이어받도록 명하셨거니와, 아! 전일에 선대왕께 올린 글에서 ‘근본을 둘로 하지 않는 것[不貳本]’에 관한 나의 뜻을 크게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예(禮)는 비록 엄격하게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나, 인정도 또한 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니, 향사(饗祀)하는 절차는 마땅히 대부(大夫)로서 제사하는 예법에 따라야 하고, 태묘(太廟)에서와 같이 할 수는 없다. 혜경궁(惠慶宮)께도 또한 마땅히 경외(京外)에서 공물을 바치는 의절이 있어야 하나 대비(大妃)와 동등하게 할 수는 없으니, 유사(有司)로 하여금 대신들과 의논해서 절목을 강정(講定)하여 아뢰도록 하라. 이미 이런 분부를 내리고 나서 괴귀(怪鬼)와 같은 불령한 무리들이 이를 빙자하여 추숭(追崇)하자는 의논을 한다면 선대왕께서 유언하신 분부가 있으니, 마땅히 형률로써 논죄하고 선왕의 영령(英靈)께도 고하겠다." from SILLOK.HISTORY.GO.KR

 

병신년 3월 10일, 양력 1776년 4월 27일.

조선의 세손이 왕위에 올랐다.

훗날 그는 정종을 거쳐 정조라는 묘호를 얻었다.

 

이날 정조가 한 말에 대하여

역사로 돈 벌어먹는 모 작가는

"아! 과인은 사도세자의 아들이다."라고 했다고 한다.

이 말만 보면 바로 사도세자의 복수를 할 것 같은 뉘앙스다.

 

그런데 원문은 더 길게 여러 내용을 담고 있다.

"사도세자의 아들"이라는 주장은 핵심이 아니다.

 

"아! 과인은 사도세자의 아들이다." 뒤로 이어지는 내용을 요약하면 이러하다.

1) 선대왕(영조)께서 정통성을 중시하시며 나를 효장세자의 법적/족보상 아들로 만드셨다.

2) 나는 선대왕께 "근본을 둘로 하지 않겠다"고 했다. (공식적으로 본인이 효장세자의 아들이라는 뜻이다.)

3) 그래도 사도세자가 생부이고 혜경궁이 생모이니 예우하겠지만 죽은 왕, 살아있는 대비에 대한 것보다 낮은 등급으로 하겠다.

4) 내가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사도세자를 왕으로 만들자"고 하는 놈들이 있다면 선대왕의 유언에 따라 처벌하겠다.

 

효장세자는 영조의 아들로 사도세자가 태어나기도 전에 죽은 인물이다.

정조는 왕이 되고 나서 자신의 법적 아버지를 왕으로 올렸고 그의 묘호는 진종이다.

 

"사도세자의 아들"이 아닌 "효장세자의 아들"로 왕위에 오른 정조의 엄포는 말로만 그치지 않았다.

정조가 왕이 되자 세상 바뀌었다고 생각하고 사도세자를 왕으로 올리자고 덤볐던 자들은 처형되었다.

 

물론 정조가 사도세자의 죽음에 관여한 자들을 결과적으로 어떻게든 손 본 것은 맞지만,

공식적으로 거론한 죄목은 사도세자에 관한 행위가 아니라 본인에 대한 도전이었다.

 

정리하면?

1) 정조의 즉위 첫날 발언을 "아! 과인은 사도세자의 아들이다."로 압축하는 것은 역사왜곡이다. 조선 말은 끝까지 듣자.

2) 정조는 "사도세자의 아들"이 아닌 "효장세자의 아들"로 왕위에 올랐으며 이 점을 인지하고 관련 조치를 잘 실행했다.

3) 정조가 즉위하자마자 사도세자의 복수를 선언했다고 보는 것은 정략과 술수에 능했던 정조를 저차원적으로 보는 또 다른 역사왜곡이다.

4) 정조에 대한 평가를 떠나서 번역에 오류가 없는 자료를 똑바로 읽지도 못하는 사람이 저런 주장을 하는 글로 돈을 번다는 것은 무식과 사기 둘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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