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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70만 평양 시민 여러분! 여기는 국군 제1보병사단 정훈부 학도의용대 대적방송반입니다.” 나는 사단 정훈부장의 지시에 따라 짚차에 스피커를 두 개 달고 대형태극기를 휘날리며 동평양 시가지를 향해가면서 방송을 시작했다.

 

“대동문아, 연광정아, 을밀대야. 그리고 청류벽이여! 우리들은 이제 붉은 무리들의 마수로부터 여러분을 구출하고 대동강을 건너고 있습니다.

 

친애하는 평양 시민 여러분! 경애하는 북한 동포 여러분! 우리들 배달 민족은 모두가 단군 할아버지의 핏줄을 이어받은 자손들입니다. 그러기에 우리 민족의 빛나는 얼은 경애와 신의로서 상부상조하는 생활 을 유지해 오면서 국난을 당하였을 때에는 총화단결된 힘으로 이를 극복함으로써 민족의 생명을 이어 왔 습니다.

 

그러나 김일성 공산집단들은 이와 같은 민족사의 바른 줄기를 부정하고 공산주의자들은 인간을 그 자체로서 존중하는 일이 없이, 인간 중에는 공산주의자, 그중에서도 김일성에게 무조건 맹종하는 자 만을 인간으로 대우하여 그 외의 사람들은 반동분자요, 이단자요, 적으로서 무자비하게 박해하고 학대하였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들은 자유와 평등, 그리고 인간존중의 정신으로 여러분을 구하려고 왔습니다.

 

그리고 인민군 군관 및 하전사들이여, 아직까지 무기를 들고 무익한 저항을 하는 자는 이를 중지하고 즉시 눈에 잘 띄는 곳에 무기를 버리고 나오십시오. 유엔군은 항자불살의 인도주의적인 입장에서 그대들의 투항을 환영합니다. 또한 우리들은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않습니다. 서슴없이 우리들의 품으로 돌아오십시오.

 

또한 백만 학도 여러분, 여러분들은 속히 치안 확보와 질서 유지 및 도시 미화작업에 앞장서 주시기 바랍니다. 여기는 제1보병사단 정훈부 학도의용대 대적방송반입니다.”

 

평양시민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춤을 추면서 국군을 환영하였다. 동 평양의 시가지는 밤늦게까지 몹시 떠들썩하였다. 먼저 입성한 장병들은 신나게 춤추는 시민들과 어울렸고, 뒤이어 입성하는 후속부대 장병들도 축하 잔치에 참가하였다. 그리고 모든 건물에서 북괴기는 재빨리 자취를 감추고 어느새 건물마다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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