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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9년 4월에 일본은 오키나와(유구)를 자국 영토에 편입시킨다. 미국은 이러한 일본의 해양영토 확장을 깊은 우려를 나타낸다. 아시아의 힘의 균형이 중국에서 일본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으로 간 전직 미국 대통령 그랜트는, 6월 12일에 미국 공사와 함께 이홍장을 만나서 오키나와 문제를 논의한다.
회담 내용은 이윤섭 《조선인의 세계일주》에서 발췌:
그랜트:
본인은 미합중국의 현직 대통령 자격이 아니라 은퇴한 민간인의 신분으로 귀국을 방문했다. 유구 처리 문제를 대인과 상의할 목적으로 태평양을 건너오게 되었다.
이홍장:
본 대청제국은 골치 아픈 여타 국내외 문제들 때문에 유구에는 미처 신경 쓸 여력이 없었는데…그 섬들이 귀국에게 그렇게 중요한 것인가?
그랜트:
유구 군도는 미합중국의 국익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비록 유구는 작은 섬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것이 차지하고 있는 지정학적 중요성은 실로 크다. 유구가 일본의 손에 들어가면 천하의 패권은 귀국에서 일본으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
이홍장:
원래 왜구의 소굴이나 매한가지인 섬나라 일본이 작은 섬 몇 개 더 얻었다고 천하의 패권을 쥐게 된다니 지나친 기우다. 다만 미국과 수호조약을 체결한 유구를 일본이 무력으로 병탄한 것은 미국의 체면을 손상한 것이다. 각하가 유구 문제를 해결할 묘안이 있으면 알려 달라.
그랜트:
내게 좋은 묘책이 있다.
유구 북부 아마미 제도는 일본이 관리하고,
유구 중부(오키나와)는 독립을 회복시키되 청과 일본이 공동 관리하고,
유구 남부 미야코와 아에야마 제도는 청이 직접 통치하는 방안이다.
이는 청, 일본, 유구 3자 모두에게 좋은 묘안이라고 생각한다.
이홍장:
유구는 원래 명나라 초엽부터 지금까지 500년 동안 조공을 바쳐온 대청제국의 속방이다. 유구의 국왕도 대청제국의 황제가 책봉하여 왔다. 유구 군도의 모든 섬들은 종주국인 우리 대청제국에 관할권이 있다. 속방인 유구의 단 한 개의 섬도 일본에 할양할 수 없는 것이 대청제국의 철칙이다. 그러나 힘이 마음을 따르지 못한다. 차선책으로 각하의 유구 삼분안을 수락할 용의도 없지 않다. 각하는 귀국하는 길에 일본에 들를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본을 설득해주길 부탁한다.
지금으로선 상상도 못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