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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9276760653357.jpg 예전에 박수무당 만난 이야기

10년쯤 됐나

대학다니던 시절 친한선배가

 

국악동아리 행사 도와달라고해서

대전 근처인가 갔었음

 

뭔지 모르겠는데

굿판 벌어지는 그런 행사였음

막 무당 있고 쨍강쨍강 거리고

 

사실 뭐 가서 한건 없고 운전하고 물건 나르기만 한듯

 

좀 젊은 박수무당이 있었는데

그때 30대 초반이었을 거임

 

행사 다 마치고 박수무당형님하고 밥먹고

시간좀 남아가지고 노가리 깠는데

 

무당 하는데 자격증같은거 있냐고 물어봤다가

자격증 같은건 없고

다 데리러 온다고 썰을 품

 

어떤집에

5남매 막내가 장남이 3대독자 장손이 있었는디

 

장지에 고속철도 생긴다고

이장하는데 3대 독자라고 따라갔다가

 

파묘하면서 굿하는거 옆에서 보다가

그 4살짜리가 신뼝이 올라가지고

집안장손이 신내림받았다고

집안어르신들 개빡쳐서 풍비박산난 집 있다고

 

그집 할매는 쇼크먹고 며칠안가 돌아가시고

호적에서 파이고 박수가된 케이스가 있다며

그게 자기라고 껄껄 웃더라 ...

 

그래도 자기가 신 모시니까

그 집안이 잘 풀린다고

 

군대에서도 무당하다 왔다 하더니

영현병인가 하고 왔다고

뭐냐고 물어보니 염하는 병사라고

지는 염병이라고 하더라

 

그러면서 나를 멀뚱히 보더니

나한테도 신끼 좀 있으니까

가끔 뭐 보이면 따라가지말고 듣지도 말고

나보고는 굿판하는데 근처는

애지간하면 오지 말라더라고

 

그리고 나보다 위험한 새끼가 옆에 있는데

저새끼는 조만간 귀신이 잡아갈거 같다며

나 데리고 온 선배 쓱 보더니

수육좀 그만 쳐먹으라고

존나 타박함ㅋㅋㅋㅋㅋ

 

신병 났는데 독감 걸린줄 알고 버틴 새끼는 처음이라며

술을 얼마나 쳐먹으면 잡귀가 술병 무서워 도망간다고

저새끼는 무당해도 존나 용할거라고

그런데 무당은 안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참고로 그 선배는 텀블러에 얼음과

빨간뚜껑을 넣어다니는 미친 알콜 광인이었음

(그래서 운전하라고 나 부른거)

 

여튼 그렇게 정리하고 오는길에 들으니까

알고보니 그 무당이 선배집안

호적파인 막내삼촌 이라고 하대

 

그리고 그 선배는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나왔다가

요즘 행사 뛰러다님

 

오늘 파묘보고 왔는데

작중에 그 형님 비슷한 캐릭터 있어서

갑자기 생각나서 썰 풀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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