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리를 빙글빙글 굴려보니까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의 남녀갈등과 한국의 남녀갈등이 구분되는 지점은 결국 병역법 제3조 1항<<< 이 새끼가 맞는 듯. 

딴나라에서도 미투 운동, 똑같이 떠올랐고, 펜스룰, 똑같이 각광받고, 성폭력 무고, 똑같이 우려됐지만 한국만큼 남녀갈등이 심해지진 않음.

왜냐하면 모두에게 '성폭력은 나쁜 거지'랑 '무고도 하면 안 되지'라는 가치 자체는 공유되고 있었으니까. 어쨌거나 성폭력을 일으키는 이들, 무고를 덮어씌우는 이들에게 불만은 생겼을지언정 이게 제도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까지 훼손하지는 않았으니. 다만 여자/남자 중에 미치광이들이 좀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는 정도? 이건 갈등이라기보다는 격리라고 봄. 이게 지속되면 결국 갈등까지 가겠지만.

하지만 한국에서는 달랐을 수밖에 없는 것이, 군대는 누가 봐도 거대한 제도적 성차별로 기능하고 있으니까. 사회에 숨어있는 미치광이들에 대한 경계로 끝나지 않고, 제도의 공정성에 대한 의구심, 불공정한 제도의 수정요구로 번지면서 이게 대규모 갈등으로 진화하게 된 것 아닌가 싶음.

결국 내가 생각하기로는 한국의 남녀갈등은 뭐 여성징병제를 하든, 모병제를 하든 해서 독박병역을 해결하기 전에는 결코 꺼질 수 없을 거 같음. 뒤집어서, 이것만 해결되어도 남녀갈등의 수위가 훅 낮아질 거라고 생각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