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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보면서 저도 행복을 느껴요. 장애가 있는 초등학생이 있어요.

늘 엄마랑 같이 오는데, 언젠가 빵 갖고 가라고 했더니 제 손에 있던 ‘쫀드기’를 찢어서 주더라고요. 순간 울컥했어요.

아침마다 빵을 챙겨 가는 여중생도 있어요. 홀아버지 모시고 사는 아인데, 아버지 아침 해드리고 막상 자기는

밥을 못 먹고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평범한 아이들이 더 많지요. 빵 하나에 행복한 표정을 짓는 건 똑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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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어렸을 때 찢어지게 가난했다. 사업에 실패한 아버지는 내내 아팠고, 어머니가 삼천포 쥐포 공장에서 온종일 일했다.

여덟 살 터울 누나부터 막내 김씨까지 6남매가 학교가 파하면 쥐포 공장으로 나가 어머니를 도왔다.

늘 배가 고팠다. 밥 못 먹고 학교 가는 날이 밥 먹고 가는 날보다 많았다. 아마도 그때였을 게다.

빵 가게를 열면 학교 가는 아이들에게 빵을 나눠주겠다고 작정했던 게.

“이걸 내가 받아도 되는 건가, 이런 생각을 제일 많이 했어요. 다른 사람이 받아야 하는 걸 내가 받은 것 같은데….

애들에 빵 나눠주는 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상 안 줘도 빵은 계속 줄 건데….”

전화기 너머 그의 목소리는 도무지 몸 둘 바를 모르겠다는 투였다.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었겠다.

그가 아침마다 아이들에게 빵을 나눠주는 건 아주 오래된 꿈 같은 일이어서다. 배불리 밥 먹고 학교에 가서

열심히 공부하는, 그의 이루지 못한 꿈 말이다.

“신문에 내 얘기가 나가고서 난리가 났어요. 군수님도 전화하셨고요. 전국에서 ‘돈쭐’나야 한다며 주문이 들어왔어요.

죄송하지만, 다른 지역의 주문은 다 거절했어요. 날이 더우니까 가는 길에 빵이 상할 수 있잖아요.

방송국에서도 여러 번 연락이 왔어요. 라디오 프로그램 하나만 전화로 출연했고, 다른 건 다 거절했어요.

스튜디오로 와 달라는데, 낯선 장소를 잘 못 가요. 공황장애가 있거든요. 지금은 많이 좋아졌는데, 또 모르잖아요.

‘유 키즈 온 더 블럭’도 서울로 올라오라고 해서 거절했어요. 유재석씨 좋아하는데 어쩔 수 없었어요.”

이젠 방학이 시작돼 아침마다 북적이던 빵집 앞 골목도 조용하다. 요즘 김씨는 하루하루 개학을 기다리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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