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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CP-93921.png.jpg

1969년 12월 10일,구소련 카스피해 상공.

17명이 탄 IL-14 한대가 호수(카스피해는 이름은 해지만 사실 내해로,엄밀히 취급하면 호수임)위를 날고 있었다.

unnamed.jpg

이 항공기는 바로 아에로플로트 2953편으로,트빌리시에서 이륙해 마하치칼라 유타쉬 공항을 경유하여 아스트라한 나리마로보 공항으로 가는 항공편이었다.

이날 2953편의 조종사들은 소련군 공군 소속 군인들이었다.

아무튼,2953편은 저녁 5시 58분에 마하치칼라에 도착하여 6시 29분에 다시 이륙했고,최종 목적지인 아스트라한을 향해 비행하기 시작했다.

이륙 약 2분후,관제탑과 2953편 조종사들은 기상상황과 예보에 없던 구름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고,관제탑의 질문에 조종사들은 막힘없이 대답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2953편의 비행은 정상인것처럼 보였다...

unnamed (1).jpg

그런데,그후 2953편은 어떠한 교신도 하지 않았고 관제탑의 문의에도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한참이 지나 2953편의 연료가 바닥날 때가 되었음에도 2953편은 발견되지 않았다.

곧바로 구조대와 수색대가 꾸려져 카스피해 일대를 쥐잡듯이 수색했지만,2953편의 잔해는 쉽사리 보이지 않았다.

Катастрофа_Ил-14_Южно-Сахалинск_1976_год.jpeg

사진은 1976년 유즈노사할린스크 항공기 추락당시의 사진,2953편 사고관련 사진이 아무것도 없어 대신 씀

2953편은 수색 다음날인 12월 11일이 되어서야 해안으로부터 3.5KM 떨어진 곳의 수심 10m에서 발견되었다.

안타깝게도 생존자는 아무도 없었다.

소련은 조사단을 파견해 과연 2953편에게 무슨일이 있었던건지 조사하기 시작했다.

블랙박스_0-1.jpg

다행히 비행기록장치는 무사했고,비행기록장치를 조사한 결과 조사단은 2953편이 약 400미터까지 상승하다가 갑자기 무슨 일이 생겨 갑작스러운 하강을 겪게되었고,결국 이륙 4분후인 오후 6시 33분에 카스피해 수면에 추락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수있었다.

2953편이 관제탑과 교신한지 1~2분만에 추락해버리는 바람에 2953편 조종사들은 이후의 관제탑의 교신에 대답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제 조사단은 2953편이 도대체 무엇때문에 멀쩡히 비행하다 갑작스럽게 추락했는지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다.

Aeroflot_Ilyushin_Il-14_at_Arlanda,_November_1970.jpg

2953편의 잔해 다수가 호수에 빠졌음에도 손실되지 않고 인양되었기 때문에 조사단은 직접 잔해들을 조사할수 있었다.

하지만,어떠한 잔해에서도 결함이나 고장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고 더군다나 추락당시 2953편의 엔진 두개 모두가 작동했던것이 비행기록장치를 통해 확인되었기 때문에 조사단은 2953편의 추락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할수가 없었다.

엔진도,시스템도 멀쩡한데 조종사가 미치지 않고서야 추락이 일어날수는 없었던 것이다.

crested-lark-galerida-cristata-sitting-on-a-wooden-stick_215306-210.jpg

사건이 이렇게 미궁속으로 빠져갈때,조종석부근 잔해들에서 무언가가 발견되었다.

조종석부근 일부 단열재 조각에서 새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뼈와 깃털이 발견되었던 것이다.

조사단은 다게스탄 지역 법의학자들에게 이 뼈들을 조사해달라고 요청했고 추가조사를 실시하여 2953편의 엔진 잔해에서 새의 머리뼈를 발견했다.

얼마후 다게스탄 법의학자들도 조사단들에게 그들이 발견한 깃털과 머리,날개등의 뼈들이 새들의 것이 맞다고 알려주었다.

그렇다면 2953편은 새와의 충돌로 추락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조사단은 곧바로 카스피해와 인근지역에 서식하는 새들의 이동과 과거 카스피해 지역의 항공사고들에 관해 조사하기 시작했다.

unnamed (2).jpg

그 결과,조사단은 과거부터 이 지역에서는 왜가리,기러기같은 새들과 항공기의 충돌이 잦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런 충돌들중 절대다수는 고도 300~400미터 지점에서 벌어졌다.

잠시만,대다수의 충돌이 고도 300미터~400미터 지점에서 벌어졌었다고?

2953편의 비행기록장치 기록에서 2953편은 고도 400미터 지점에서부터 급격한 하강을 보이기 시작했다.

2953편의 조종석 잔해들에 깃털과 새의 뼈들이 발견되었다는 것까지 감안한다면,2953편은 400미터 지점에서 새떼들과 충돌해 추락했을 확률이 매우 높았다.

과거 카스피해 지역에서의 항공기와 새의 충돌은 거의다 사망자없이 해프닝정도로 끝났었지만,2953편은 운이 없게도 하필이면 조종석부근을 직격당해 추락해버렸던 것이다.

IL-14-photo.jpg

사고 조사위원회는 침수와 심각한 잔해의 손상으로 인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는 힘들지만,2953편이 조종실부근을 새떼에 직격당해 조종사 전원이 조종불능 상태에 빠졌고 이때문에 극심한 하강을 겪다가 추락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지었다.

사고이후 무슨 조치가 취해졌는지,2953편의 조종사들은 누구이며 어떤 사람들이 탔었는지는 브레즈네프 시절 구소련 조사단의 폐쇄성때문에 알려지지 않았고 심지어 러시아 내에서도 알려지지 않았다.

결국 이사건은 2021년 현재 아무런 연구도 되지 않고 러시아 내에서만 극소수의 2953편 사고를 다룬 문서만 남긴채 조용히 잊혀져가는 상황이다.

2953편 사고로 희생된 17명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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