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지만 일본에도 발전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낙후 지역들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한국에는 원전 사고로 잘 알려진 후쿠시마현이 있는 동북지방이라든가
일본 열도를 구성하는 4개의 섬 중에서 가장 작은섬인 시코쿠지방이
자주 낙후지역으로 꼽히는 편임
하지만 동북지역이나 시코쿠 섬은 독특한 기후라든지 관광명승지, 자기들만의 특산품 등을 잘 브랜드화해서
의외로 인지도나 존재감은 그렇게 약하지 않은 편임
반면
정말 일본인들조차도 그 존재감이 생소하게 느껴질 정도로 낙후된 지역이 있으니
바로 동해에 접하고 있는 '산인 지방'임
이런 위치에 있는 지방이며 시마네현과 돗토리현이 속해있음
원래 일본은 태평양쪽으로 향해 있는 동쪽 해안선 도시들과
동해쪽으로 접해 있는 서쪽해안 도시들의 발전도 격차가 매우 심한 편인데
이 산인지방은 상대적으로 낙후된 동해방면 지역들 중에서도 가장 소외된 편이라 할 수 있음
돗토리현은 인구가 55만명밖에 되지 않아서
일본의 47개 도도부현 중에서 가장 인구가 적은 지역이며
바로 옆에 붙어있는 시마네현은 46위로 뒤에서 2번째에 랭크되어 있음
이 두 지역은 주민들의 평균소득에 있어서도 함께 사이좋게 최하위권을 다투고 있으며
이촌향도와 고령화의 영향을 직격타로 맞아 노인인구 비율도 매우 높은편
그러다보니 최신 문물(?)의 유행도 늦어서
돗토리현은 일본에서 유일하게 스타벅스도 없는 현이었다가
2015년이 되어서야 겨우 스타벅스가 처음으로 들어오기도 했음
수도권과 멀리 떨어져있고 주요 대도시들과 교류하기 힘들다는 지리적 요인도 있겠지만
앞서 언급한 동북지역이나 시코쿠 섬과 달리
딱히 이 지역만의 특색으로 내세울만한 볼거리나 관광지가 없기 때문에
인지도나 존재감에 있어서 그야말로 듣보잡 취급을 받고 있기도 함
시마네현에서는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리멤버 시마네' 캠페인을 개최하기도 했지만
일본 사람들도 '아...거기 모래언덕 있는 곳이던가?'하고 바로 옆동네인 돗토리현과 자주 혼동할만큼
낙후도와 무존재감이 심각함
(그리고 일본인들도 자꾸 '시네마현'이라고 부를만큼 정확한 이름도 헷갈려한다)
사실 이 지역은 2차대전 당시 일본열도 전역이 미군의 폭격으로 불바다가 되었을때도
폭격당하지 않은 거의 유일한 지역인데 당연하지만 굳이 폭탄 아깝게 뭐 부술것도 없으니까(...)
그래서 항복 당시에도 폭격의 피해를 입지 않은 시마네현만 대체 왜 항복하는지 납득을 못해서
항복을 취소하고 계속 싸워야한다는 폭동까지 일어나는 해프닝이 있었던 곳이기도 함
(마쓰에 소요사건)
독도를 자기네 현의 영토로 표시하고 있는 시마네현 지도
우리나라에서 이 곳의 인지도가 올라간 것은
한때 '다케시마의 날'로 주기적으로 어그로를 끈 덕이 큰데
여기랑 자매결연을 맺고 있던 경상북도에서는
시마네현이 다케시마의 날을 지정하고 행사를 개최하자
자매결연을 파기해버리기도 했음
시마네현은 다케시마 사료관을 현청 바로 옆을 포함하여 2곳이나 운영하고 있으며
독도가 일본측의 영토라는 입장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는데
보란듯이 한국어로도 홍보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언론사들의 주 먹잇감이 되고 있기도 함
취재하러 온 한국인들의 사진 촬영을 방해한다든가
숙박업소나 음식점에서도 한국인 손님을 받지 않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
올해에는 시마네 현청 구내식당에서 '다케시마 카레'라는 메뉴를 선보이기도 했음
어쨌든 이렇게까지 열심히 독도 관련 어그로를 끌며 총대를 메고 있고
자민당 간판만 달고 나오면 당선될정도로 전통적인 자민당 텃밭임에도
단 한번도 여당인 자민당에게 콩고물은 받아본적이 없다는 점에선 좀 안쓰러울 정도
소설가 이문열은 '시마네현 촌것들 다스리는 법'이라는 칼럼으로
독도 어그로라도 관심 좀 받아보려는 시마네현의 발악을 지적하기도 함
그래봤자 정부에서는 제대로 된 병원 하나 지어주지 않고 무관심에 방치되어 있는 소외 지역이지만...
바로 옆 동네인 돗토리현은 그래도 시마네보다는 인지도나 존재감이 좀 있는 편인데
그나마 모래언덕이라는 관광지라도 하나 있기 때문으로 보임
마치 진짜 사막에 온것처럼 느껴질만큼 규모가 커서 꽤 볼만하다고 함
돗토리현도 포켓몬 모래두지를 고향 대사(지역 마스코트)로 선정하여 홍보하고 있음
그리고 코난 작가의 고향이라서 곳곳에 코난 동상, 코난 대교, 코난 마을, 코난 박물관 등
코난으로 아주 도배를 해놓은것도 볼 수 있음
찐으로 '도토리'가 특산품으로 많이 나는 지역인데
도토리를 원래 식용으로 먹지않던 일본인들이지만
한국인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도토리묵이나 도토리국수 등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고 함
우리나라에 대한 스탠스도 옆동네 시마네현과는 반대로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 관광객들이라도 많이 유치해오자 노선으로
이미 90년대부터 한국 주요일간지에 전면광고를 실어서 돗토리현을 홍보한다든가
일찌감치 한국어 서비스를 개설하여 제공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음
딱히 한국인들이 많이 가는 동네는 아님에도
어쨌든 워낙 시골이다보니 그 정도 규모의 한국 관광객들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으로 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