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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조립PC 가이드] ① PC의 핵심, CPU·메인보드 선택법 |
[미디어잇 최용석] PC는 다른 가전 또는 IT 제품들과 달리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필요한 부품만 모아서 조립만 하면 하나의 완성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전문 브랜드에서 완제품 형태로 판매되는 PC도 있지만, 가격 대비 성능이 좋다는 이유로 여전히 조립PC는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본격적인 게임 성수기인 방학 및 휴가 시즌이 돌아오면서 새로 PC를 장만하거나 기존 PC를 업그레이드하려는 수요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평소 PC를 쓰는 데는 익숙하지만 PC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잘 모르는 하드웨어 초보자들은 ‘조립PC’ 자체가 큰 난관으로 다가온다. 뭐가 좋고 어떤 장단점을 가지고 있는지 잘 몰라서 부품을 선택하는 것부터 잘 안되기 때문이다.
조립PC를 구성하고 싶지만 하드웨어에 대해 잘 모르는 초보자들을 위해 PC의 주요 부품들을 합리적이고 현명하게 선택하는 요령을 하나씩 소개해 본다. 먼저 조립PC 구성에서 가장 중요한 CPU와 그와 짝을 이루는 메인보드를 고르는 요령이다.
초보자를 위한 CPU 선택 요령
예나 지금이나 PC 초보자가 범하기 쉬운 가장 큰 오류중 하나가
‘CPU 성능=PC 전체의 성능’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CPU만 좋다고 해서 PC 자체가 좋은 것은 아니다. PC 전체의 구성이 균형 있게 잘
갖춰져야 제대로 된 성능이 나온다.

일단 PC의 ‘용도’를 파악해야 한다. 간단히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영화나 음악의 감상, 인터넷 강의 수강, 업무 및 과제용 문서 작성 등이 주 용도라면 일부러 비싼 고성능 CPU를 쓸 필요가 없다. 최신 듀얼코어 프로세서 정도면 충분하며, CPU에서 절약한 비용으로 고용량 SSD를 구입하거나 메모리를 증설하는 것이 낫다.
이에 해당되는 제품으로는 인텔 기준으로 펜티엄 및 코어 i3 시리즈가 있다. AMD는 A4~A6급 APU 제품이면 충분하다.

본격적인 온라인 게임을 즐기기 위한 PC가 필요하다면 CPU의 성능도 신경을 쓰기 시작해야 한다. 게임에 따라 듀얼코어 제품들도 슬슬 벅차지는 만큼 쿼드코어급 제품으로 꾸미는 것이 좋다. 인텔 기준으로는 코어 i5 시리즈, AMD 기준으로는 A8~A10 시리즈 APU나 ‘비쉐라’ 기반 FX 8000~9000대 제품들이다.
특히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롤(리그 오브 레전드)’이나 ‘서든어택’, ‘피파온라인’ 등의 게임은 그렇게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은 아니다. 오히려 i3~i5급 CPU에 내장그래픽이 아닌 별도의 그래픽카드를 따로 사용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그럼 개인용 CPU 중에서 가장 빠르다는 녀석들은 어떤 용도에 적합할까. 게임을 기준으로 각종 온라인 게임, 특히 MMORPG(다중접속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를 즐기려고 하거나 ‘GTA5’, ‘위쳐3’ 등 고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을 풀HD를 넘은 QHD(2560x1440) 또는 4K(UHD, 3840x2160)의 고해상도에서 최고 화질로 게임을 즐길 때나 ‘최고 성능’의 CPU가 필요하다.
게임이 아닌 경우라면 풀HD급 동영상을 수정하고 편집하거나, 3D 그래픽 기반의 설계 또는 디자인 등의 전문적인 작업 용도에 해당된다. 대체적으로 인텔의 경우 코어 i7 시리즈나 제온 E3 시리즈 CPU가 이에 해당한다.
일반적인 게임에서는 인텔 기준으로 i5급 프로세서와 i7급 프로세서의 차이는 거의 없다. 이는 대부분의 게임들이 기껏해야 듀얼코어까지만 지원하며, 일부 고사양 게임쯤 되어야 쿼드코어 및 그 이상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i5 시리즈나 i7 시리즈 모두 물리적으로는 4개의 CPU 코어가 들어간 쿼드코어(코어 i7은 하이퍼 쓰레딩 지원) 제품이다. 작동 속도(클럭)가 비슷하면 실질적인 성능 차이도 크지 않다.
하지만 미미한 성능 차이에 비해 가격 차이는 매우 크다. 인텔의 경우 코어 i3급에서 i5로, i5에서 i7급으로 한 등급씩 올라갈 때 가격이 1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즉 사용자 본인이 ‘전문가’나 ‘마니아’급이 아닌 이상은 ‘최고 성능의 CPU’를 고집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코어 i5급 쿼드코어 프로세서 정도면 PC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콘텐츠를 만족할 만한 성능으로 즐길 수 있다. 10만원 정도의 차액으로는 차라리 HDD 대신 SSD를 사용하거나 SSD의 용량을 한 등급 높이는 것, 또는 외장 그래픽의 등급을 한 단계 높이는 것이 훨신 ‘가성비’적인 측면에서 유리하다.
초보자를 위한 메인보드 선택 요령
CPU를 정했다면 메인보드 선택은 크게 어려울 것이 없다. 해당
CPU와 짝을 이루는 칩셋을 탑재했다면 평소 선호하는 브랜드에 AS 지원이 잘 되는 유통사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다만 메인보드 선택에서 중요한 것은 ‘확장성’과 ‘사이즈’다. 현재 개인용 PC에서 사용되는 메인보드 규격은 ATX, mATX(마이크로 ATX), 미니ITX의 3가지 규격이다. ATX에서 미니ITX로 갈수록 확장성이 줄어들고 크기가 작아진다. 하지만 규격 별 성능은 큰 차이는 없다.

만약 그래픽카드 외에 TV 수신카드나 영상 캡처(녹화) 카드, 사운드카드 등 확장 장치를 많이 사용하거나, 2개 이상의 그래픽카드를 사용할 생각이라면 확장 카드 슬롯이 3~4개인 mATX나 6~7개인 ATX 규격의 메인보드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요즘에는 일반적인 수준의 사운드와 네트워크 기능이 메인보드에 기본으로 통합되어 있어 다수의 확장 슬롯이 큰 의미가 없다. 때문에 요즘 메인보드 시장의 대세는 mATX 규격 메인보드와, 그보다 훨씬 작은 ITX 규격 제품들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의 ATX 규격 메인보드는 2개 이상의 그래픽카드나 전문가급 고성능 SSD 사용자, 오버클럭(CPU나 그래픽카드를 작동 속도를 강제로 높여 성능을 높이는 것) 용도 외에는 큰 의미가 없다.
메인보드의 ‘사이즈’는 PC의 외모를 결정하는 ‘케이스’의 선택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가장 작은 ITX 규격 보드는 미니PC용 소형 케이스부터 대형 타워형 케이스까지 모두 사용이 가능하지만 mATX, 일반 ATX 규격으로 크기가 커질수록 선택할 수 있는 케이스의 범위도 그만큼 줄어든다.
특히 작은 크기의 미니PC를 선호한다면 마찬가지로 작은 크기의 ITX 규격 메인보드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전에는 mATX, ITX로 크기가 작아질수록 가격도 비싸졌지만, 수요와 공급이 늘면서 가격도 큰 차이가 없다.
새로 PC를 조립하거나, 기존의 PC를 업그레이드할 때 누구나 ‘가장 빠르고 좋은 성능의 PC’를 바라는 마음은 똑같다. 하지만 10만~20만원 이상 더 비싼 비용을 치르면서 실질적인 성능 향상이 고작 10% 내외에 그친다면 초보자는 물론 전문가라 하더라도 한 번쯤 고려해야 한다.
특히 CPU가 그런 경향이 크다. 아무리 최고 성능이 욕심난다 하더라도 자신이 하드웨어 초보자라면 무조건 ‘최고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일단 코어 i5급을 최대 목표로 삼고, 정 만족할 수 없을 때 보다 상위의 i7급으로 넘어가는 것이 현명하다.
그리고 최소한 자신이 사용할 PC 하드웨어에 대해서 어느 정도 공부하는 것이 좋다. ‘최고 성능의 PC’는 그 PC를 잘 알아야만 제 성능을 낼 수 있다. 하드웨어에 대해 잘 모르는 초보 사용자가 무조건 ‘최고 성능’만 추구하는 것은 면허를 갓 딴 초보 운전자가 고성능 스포츠카를 운전하는 것이나, 그 스포츠카로 고속도로가 아닌 동네 마트에 장을 보러 가는 것과 같은 셈이기 때문이다.
최용석 기자 rpch@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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