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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한국에서는, 사람들이 기독교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기독교인들은 이중적이고 위선적이며, 비기독교인들보다 더 이해타산에 빠르다는 말들을 한다. 또한 독선적이고 외골수이며, 다른 사람들의 감정과 기분은 고려하지 않는 무례하고 괴상한 집단의 사람들이라고 비난한다.
또 다른 측면으로는 소위 ‘속세’와의 엄격한 격리를 주창하여 세상의 상식과는 전혀 배치된 삶의 양식을 소유한 사람들이라고도 말한다. 그뿐만 아니라 이념성향에서는, 절대 다수의 기독교인들이 보수적인 성향으로, 그 정도가 심해서 지나친 염려와 걱정을 한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들이 적지 않다. 안주하기를 좋아하여 변화를 별로 달가워하지 않고, “개혁”이나 “진보”라는 말에 지나치게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를 요약하면,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인의 이미지는 옆구리에는 성경을 끼고, 의상은 궁색할 정도로 시대에 뒤떨어지며, 자기 밖에 모르는 독선과 아집으로 똘똘 뭉쳐, 앞뒤 꽉 막힌 고리타분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물론 모든 기독교인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또한 이런 말들이 어느 정도 악의적인 과장이 섞인 것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우리는 성경에서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었는지 한 번쯤 생각해봄으로 우리의 처지를 정직하게 반성해봐야 한다. 사도행전에서 그 예를 볼 수가 있는데, 다음과 같다.

하나님을 찬미하며 또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 주께서 구원 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   행 2:47
그 나머지는 감히 그들과 상종하는 사람이 없으나 백성이 칭송하더라  행 5:!3
이는 모든 사람이 그 된 일을 보고하나님께 영광을 돌림이러라 행 4:21
제자들이 안디옥에서 비로소 그리스도인이라 일컫음을 받게 되었더라 행 11:26

당시의 그리스도인은 오늘날 못지 않은 다채로운 종교와 도덕 체계에 둘러 싸여 있었다. 그들의 이교도 문화는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퇴폐적이고 충격적인 것들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들을 두려워했다. 하지만 또한 사람들은 그들을 칭찬했다. 사람들은 그들을 보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그들의 삶은 매력적이었다. 그들은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사람들에 대한 온유함과 존경의 태도를 잃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 결과 사람들은 그들을 진정한 의미에서 그리스도인이라 불렀다. 그리스도를 닮은 사람이라고 불렀던 것이다.

그러면 그들이 닮았던 그리스도는 어떤 분이셨는가? 그분은 온유하시고 겸손하신 분이셨다. 그분은 자기에게 나아오는 모든 자들을 고치시고 받아주셨다. 그분은 부드러우시며 섬세하게 사람들의 마음을 살피며 그들 중심의 필요들을 채워주셨다. 그분은 신사 중의 신사였다는 기록이 고대 문서에 남아 전해지고 있을 정도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당시 그리스도인들과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들 간의 차이를 만들어냈는가? 사람들의 철학이 성경의 기독교를 왜곡시켰다. 헬레니즘의 흐름을 이어받아 발생한 중세 스콜라 철학의 광범위한 영향이 종교와 신학계에도 미쳤는데, 그것은 지나치게 성-속을 구분하려는 단순화된 이원론이었다. 이 단순한 이원론적인 사고가 여전히 그리스도인의 사고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나와 “다름”(difference)을 “다름”으로 이해하지 않고, 너무도 성급하게 그것을 “틀림(wrong)”으로 매도한다. 그러니 오늘날의 다원주의(본서에서 주로 사용되는 의미로서 ‘많은-주의(many-ism)')에 대해서 기독교인들이 섣부른 판단을 일삼고 그 판단을 바탕으로 섣부르고 그릇된 극단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고 있는 형편인 것이다.

본서의 저자는 우리 기독교인들에게 기독교적, 곧 성경적 시민 소양을 함양할 것을 주창하고 있다. 그 기독교적 시민교양은 ‘좋은 게 좋은 거다’ 식의 무분별적인 포용이 아니다. 그것은 확고하고도 분명한 신념을 지닌 채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관용하며 연민하는 것이다. 세계관과 가치 체계에 있어서 분명한 성경적 기초를 바탕으로 문화적 차이들을 바라보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하나님께서 소중하게 창조하신 존재라는 것을 기억하며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이다. 또한 나 역시 죄인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인식하며 또 다른 죄인들을 참아주고 기다려주는 태도이다.

무분별한 성의 남용, 낙태, 동성연애, 에이즈, 민족주의, 문화 차이, 이념의 대립, 세대간 갈등, 종교간 대결 등으로 점철되어 있는 오늘날의 문제는 그리 단순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러한 사회에서 참다운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역시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다. 그것은 어떤 방법이나 기술을 익히는 차원이 아니라, 태도와 인격의 문제이다. 곧 그것은 온유하고 친절하셨던 그리스도, 누구에게나 열려 계셨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성화의 문제이다. 그것은 그분을 닮도록 부르신 부르심에 기꺼이 우리 마음을 열어 드리는 순종의 문제이다.

하나님의 의의 대리자로서, 하나님의 성품을 본받는 자로서, 또한 그것을 드러냄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자로서, “우리의 이해력을 뛰어넘는 신적인 온유함과 경외심의 대상이 되는 영광을 맛보고 누린” 자로서 우리는 마땅히 기독교적 시민 교양을 실현해나가는 일에 힘써야 할 것이다.

저자 리처드 마우

리처드 마우(Richard Mouw)는 칼빈 대학교에서 17년 간 철학을 가르쳤고, 이후 풀러 신학교에서 기독교 철학 및 윤리학을 가르쳤다. 현재는 풀러 신학교의 총장으로 저술과 강연, 기고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Holy Worldliness, 「왜곡된 진리」(CUP) 등이 있으며, 웹 매거진 Beliefnet의 고정 칼럼니스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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