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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케가르는 헤겔의 정반합변증법의 한계를 명확히 파악했다. 키르케가르는 이성은 언제나 염세주의로 귀결된다고 보고, 의미와 가치를 이성 "밖에서" 찾고자 했다. 쉐퍼는 키르케가르가 등장한 시기를 "절망선"이라고 명명하고, 서구의 지성사를 크게 키르케가르 이전과 이후로 나누었다. 왜 이 시기가 절망선인가? 키르케가르 이전에는 이성을 통하여 신적 대체물- 하나님, 보편자 -을 고안해내는 것이 가능하다는 낙관적 신념을 가지고 있었는데, 키르케가르는 이 작업이 실패로 끝났음을 공식으로 선언하고 신적 대체물을 고안해내는 작업을 비이성에게 넘겨주었기 때문이다.

 

키르케가르는 이성적 추론이 아닌, "신앙의 도약"을 통하여 가치와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키르케가르는 가치와 의미(상층부)를 비이성의 영역에 둠으로써 이성(하층부)으로부터 분리시키는 이분법 구조를 제시했다. 이것이 현대인의 사고의 틀이다. 이성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것을 우주적 기계의 일부로 파악한다. 이 사고를 받아들인 현대인은 결정론, 행동주의, 환원주의 방식으로 인간이 하는 모든 일을 설명한다. 결정론 혹은 행동주의는 인간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이 기계작용과 같은 것이며, 따라서 자유나 선택이라는 개념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환원론은 인간을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분자 또는 에너지 입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하버드 대학교의 화학자인 조지 왈드(George Wald, 1906~1997)는 "사백 년 전에 셰익스피어라는 분자집단이 있었고 이 분자집단이 햄릿을 생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현대인은 우주는 비인격적인 물질로부터, 시간 안에서, 우연히 탄생했다고 주장한다(비인격성-시간-우연).

 

현대인들에게는 인격적인 하나님, 인간, 사랑, 자유, 의미가 차지할 자리가 없다. 인간으로부터 시작하면 인간을 다만 하나의 기계로 보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라도 기계처럼 살 수는 없다! 이것이 현대인들이 빠져 있는 딜레마다.

장 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 1905-1980)는 이성의 영역에서는 모든 것이 무의미하므로 진정한 자아의 의미는 의지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아의 의미를 찾는 노력으로부터 이성이 배제되어 버렸기 때문에 의지는 어느 방향으로도 튈 수 있었다. 예컨대 밤에 길을 건너는 노파를 돕는 의지의 행동뿐만 아니라 자동차 속력을 끌어올려 행인을 사상케 하는 의지의 행동으로부터도 자아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사르트르는 "알제리 선언"(the Algerian Manifesto)에서 알제리 전쟁이 더러운 전쟁이라고 비판했는데, 이 전쟁의 옳고 그름을 판단할 때는 이성을 피해가지 못했다.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 1889-1976)는 사람들에게 실존의 확실성을 확신시켜 주는 것은 불안(Angst)이라고 주장했다. 이 불안은 대상을 향하여 느끼는 공포와는 다른 것으로서 아무런 대상이 없는 데도 두려움에 사로잡히는 것을 뜻한다.

 

칼 야스퍼스(Karl Jaspers, 1883-1969)는 "궁극적인 체험" 이 삶에 의미를 준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체험은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었다. 올더스 헉슬리(Aldous Huxley, 1894-1963)는 마약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건강한 사람에게 마약을 주면 머릿속에 진리가 떠오른다는 것이다. 그는 마약을 소마(soma)라고 명명했는데, 소마는 힌두교 신화에서 신들에게 만족감을 주는 약을 뜻한다. 헉슬리는 현대 서구세계에 편만해진 마약 문화의 문호를 열었는데, 마약 문화는 비틀스(The Beatles)를 비롯한 록 음악을 통하여 전파되었다. 헉슬리에게 있어서 진리는 마약에 취한 자기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것으로서 객관적인 진리가 아니었다.

 

많은 현대인이 우주에 있는 모든 것이 기계일 뿐이라는 유물론적 세계관을 받아들이는 대신 차라리 악마(demon)를 받아들여 비이성의 영역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편을 선택했다.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 1904~1989)는 신비주의적인 그림을 그렸는데, 이 그림의 주인공은 자기 아내였고, 가치와 의미의 세계는 항상 비현실적이고 신비스럽고 이성으로는 담을 수 없는 환영으로 처리했다. 예컨대 그의 대표작 중의 하나인 "최후 만찬의 성례" The Sacrament of the Last Supper에서 만찬의 주최자는 달리의 아내가 차지하고 있고, 정작 그리스도는 환영으로 처리되어 천정으로 물러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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