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부모님이 세종시로 내려오시고 한 2년쯤 지나 마을앞 야산에 묘지가 생겼는데요. 유족들이 안장하려고 산으로 올라가는길을, 저희집 앞 아주머니가 자다 일어나 슬리퍼찍찍 끌며 달려가 막아섰더랬습니다. 마을 앞을 지나가니 돈내놓으라고요. 상주가 조용히 장례가 끝난후 찾아가겠다고 했는데, 막무가네로 막아섰습니다. 한 30분 실랑이 하다가 나중에 찾아오겠다는 약속 받고 길터줬는데, 장례가 끝나고 상주가 상복 갈아입고는 마을회관 찾아가서 할아버지들 노시는데 난장판을
만들었다네요.
할아버지들은 어안이 벙벙...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왠 남자들 2~3명이 들이닥쳐서 그 여편네어딨냐고, 다짜고짜 난리치는데... 여기 충청도라 그런지 할아버지들은 좀 점잖으신분들이 만으시고 할머니들이 드세신분들이 만으신데요. 할아버지들이 황당해서 성난 상주에 화를 다 받으셨다네요. 아주머니들은 부녀회관에 모여있는데요. 마을 이장님 달려오고 자초지종을 듣고는 아주머니 찾아서 사과받았 답니다. 그 아주머니가 좀 마을에서도 내놓은 아주머니신데.. 특이하게 할아버지 생전에 종종 뵜는데, 못배우신 분이시지만, 굉장히 정이만고,
착한 분이셨습니다. 대신 아주머니가 기가 세고, 자기 멋대로.... (여기 마을 할아버지들이 점잖다 못해서 가정적이신분들이 만으십니다. 80대 할아버지께서 집안일 다 하시고 할머니는 노시는 집도 있어요.) 그래도 상주가 배운 사람이라 끝까지 화 안내고 장례를 끝마쳤지.. 저 였으면 부모님 마지막 가는 길을 막고는 돈뜯어내면, 면상을 뜯어냈을듯합니다. ㅎㅎ 그나 저나 그때 돈뜯어내는 아주머니 오늘도 집 앞마당에서 쓰레기 태우시네요.. 분리수거 하면 다 수거해 가는데.. 얼마나 아끼겠다고..
저러는지... 저번달에 구청에서 나와 주의도 주고 갔는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