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TV사업에 15조 부채까지…미디어시장 메가톤급 지각 변동 월트디즈니가 21세기폭스의 핵심 사업을 524억달러(약 57조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두 미디어 공룡의 결합으로 할리우드는 물론 전 세계 미디어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디즈니는 21세기폭스의 영화·TV 사업 등의 주식을 524억달러에 매입하는 데 합의했다. 매각되는 자산에는 21세기폭스 영화·TV 스튜디오, 케이블·국제 TV 사업 등이 포함된다. 디즈니는 137억달러(약 14조9000억원)에 이르는 폭스의 순부채도 떠맡을 예정이다. NYT는 "이번 소식은 미디어 업계의 지각변동을 의미한다"며 "디즈니는 이제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 스트리밍 업계의 강자들과 맞설 힘을 얻게 됐다"고 분석했다. 디즈니는 두 달여 전부터 21세기폭스와 인수·합병(M&A) 방안을 논의해왔으며, 컴캐스트 등과 인수전을 벌였다. 디즈니의 폭수 인수는 스트리밍 서비스 업계의 강자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에서 비롯됐다.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가 미디어 업계에 커다란 위협으로 부상하면서 디즈니가 폭스 엔터테인먼트를 탐냈다는 분석이다. 디즈니는 지난 8월 넷플릭스에 준 미국 내 스트리밍 독점권(2016~2018년 개봉작)을 거둬들였으며, 같은 달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 밤테크를 인수했다. 이번 인수로 디즈니는 라인업을 한층 강화하게 됐다. 디즈니가 2009년 이미 히어로물의 대명사인 마블을 인수했던 만큼 유명 히어로가 총출동하는 새로운 '마블 유니버스' 출범이 가능해진다. 또 폭스의 간판 영화 '아바타' '혹성탈출' 등도 디즈니 소유가 된다. 훌루닷컴 등 온라인 유통채널도 보유하게 되면서 폭스의 '심슨가족' 등을 통해 기존 TV 사업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계약 후 폭스에 남게 되는 사업은 폭스 뉴스 케이블과 폭스 방송 네트워크, 스포츠 채널 등이다. 다만 남은 관건은 정부의 M&A 승인 여부다. 로이터는 미국 법무부가 반독점법 위반 소송으로 AT&T의 타임워너 인수를 제지한 사례를 들어 "당국의 허가 여부는 아직 분명치 않다"고 전했다. 인수가 성사되면서 2019년 은퇴할 예정이던 로버트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EO)의 임기도 자연스레 연장됐다. 그는 2021년까지 EO직에 머무르면서 폭스와의 M&A 작업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