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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이 현관에 들어서니 집안은 어두컴컴한 채로 온갖 가구들이 널부러져 있었어. 특히나 집안의 유리와 유리는 모두 깨져서 탑은 신발을 신은 채로 거실로 들어섰어. 텀은 소파에 앉아 얼굴을 가린 채 울고 있었어. 그리고 아무말 없이 텀을 내려다보는 탑의 발 앞으로 약병을 집어 던졌어. 남성흥분제라고 써져 있는 약병을 집어든 탑에게 텀은 지금까지 그걸 먹고 자신과 관계를 맺은 거냐며 소리쳤어. 눈은 잔뜻 핏발이 서 빨게지고 항상 두껍게 하는 화장이 눈물에 녹아 흐르는 것이 꼭 미친 사람같았어. 텀은 자기한테 어떻게 그럴 수 있나며 비명을 지르고 미친듯이 발버둥을 쳤어. 한참을 그러다 순간 정신이 든건지 텀은 바닥에 업드려서 손바닥에 불이 날듯 비비며 용서를 구했어. 자신이 순간 정신을 못차렸다며 잘못했다고. 탑은 그런 텀을 이해할 수 없었어. 애초에 정상적으로 시작한 관계도 아닌데 왜이리 집착하는지. 탑은 순간 텀을 죽일까 하는 생각을 했어. 워낙 예로부터 행실이 엉망진창이 텀이었으니까 그 누구의 의심도 사지 않고 묻어버리는 거도 쉬울거야. 그 사람과 새롭게 시작하려면 그 편이 더 좋겠지. 하지만 탑은 텀을 이리 간단하게 죽이고 싶지 않았어. 그리고 좋은 계략을 떠올렸지. 먼저 탑은 최대한 다정한 말로 텀을 달랬어. 그리고 몸을 씻고 침대에서 잠을 자게 했어. 그 동안 탑은 엉망이 된 집을 치우며 몇 번이고 쓰레기장을 오고가고 하다, 자신의 방에 있는 책장 뒤의 틈사이에 있는 마약을 꺼내 몇 스푼을 물에 탔어. 그리고 한참 자고 있던 텀에게 다가가 방금전까지 소리를 질렀으니 목이 아프지 않냐며 물을 건넸고 텀은 의심없이 그걸 들이켰어. 그리고 몽롱함에 취해 완전히 정신을 잃어 버렸지. 탑은 그런 텀의 옆에 마약이 담긴 작은 봉지를 두고 텀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번호로 에스코트를 세 명 불렀어. 30분쯤 지나서 집에 도착한 에스코트들은 완전히 정신을 잃어버린 텀과 그 앞에 멀쩡히 옷을 차려입고 서 있는 탑에 잠시 당황했지만 금액의 세 배를 주겠다는 탑의 말에 정신을 잃은 텀의 옷을 벗기고 관계를 맺기 시작했어. 그리고 혀가 풀린 듯 완전한 말을 하지도 못하고 온몸에 정액을 뒤집어 쓴 채 눈을 흐리멍텅하게 뜬 텀의 동영상을 찍고 자신들의 sns에 올렸어. 그 동안 탑은 밖에 나가 있었어. 그 사람과 전화를 하며 담배를 피우던 탑은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텀의 이름과 유출, 마약 등의 단어를 보고 자신의 계획이 성공했음을 알았어. 그리고 곧이어 회장에게서 전화가 왔어.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냐며 타박하는 회장에게 탑은 자신도 모르겠다며 잠깐 밖에 나와있었다고 말했어. 완전히 마약에 쩔어버린 채 뻗은 텀의 사진을 회장에게 보낸 탑은 일단 병원으로 데리고 가겠다고 말했어. 회장은 바싹 마른 채 죽은 듯이 침대에 누운 텀을 보고 복잡한 표정을 지었어. 아무리 사고를 많이 친다 해도 예전에는 자신을 잘 따르던 아이였는데하며 자초지종을 묻는 회장에 탑은 이렇게 답을 했어. 결혼을 하기 전부터 텀은 마약과 성욕에 완전히 중독되어 계속해서 다른 사람과 바람을 피었지만 자신은 그를 사랑했기에 이혼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집 안에서도 매일 매일 약을 복용하는 것을 발견하고 몇 번 크게 싸웠었다. 그리고 최후의 방안으로 텀이 숨긴 약을 자신이 들고 갔으나 텀은 그걸 알아채고 집안의 물건을 모두 부수며 흥분을 했다. 탑은 그런 텀을 잘 진정시켜 침대에 눕혀두고 자신은 엉망이 된 집을 정리하고 잠시 밖에 나와있었다. 하지만 그새 일어난 텀이 자신의 방에서 마약을 찾고 자신의 전화로 에스코트들을 불러 단체로 성관계를 맺었다. 그리고 그 에스코트들이 자신들의 성관계 장면을 유포하면서 이렇게 되었다. 회장은 화로 인해 떨리는 손을 꽉 쥐며 탑을 불렀어. 그리고 탑의 명예를 위해 이혼을 시켜야겠다고 말했어. 그리고 단 한가지의 부탁을 더 하였고 탑은 그것에 따랐어 텀이 일어난 이후로 일은 속수무책으로 진행되었어.  완전히 유책배우자로 지명된 텀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채 이혼서류에 동의를 해야만 했어. 탑은 완전히 망가져 버린 텀의 얼굴을 몇 번 쓰다듬고는 마지막으로 자신이 선물을 주겠다고 했어. 그리고 어두운 밤 텀을 자신의 병원으로 데리고 갔어. 텀은 정신을 놓은 채 수술대 위로 올라갔고 얼굴 전체에 붕대를 두른 채로 깨어났어. 그대로 탑은 짐을 싸 떠나버렸고 차가운 집 안에는 완전히 고립되어 버린 텀이 있었어. 사회적으로 매장되어 버린 텀은 이젠 한 발도 밖으로 나가지 못했어. 그리고 정해진 날이 되자 텀은 떨리는 손으로 붕대를 풀어나갔어. 그리고 자신의 모습을 보고 피눈물만을 줄줄 흘려대었어. 거울 속 텀의 모습은 너무나도 끔찍했어. 불에 녹아내린 것처럼 살이 이겨 붙어 괴물과도 같았거든. 텀은 이게 회장이 자신에게 내린 벌이자 탑의 마지막 선물이라는 것을 깨달았어. 하지만 억울하다 반항할 수는 없을 거야. 텀은 이 모습을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은 채 영원히 집 안에서만 살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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